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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Jul 27. 2016

브런치에서 구독자가 가지는 의미

구독은 Conversion이 아니다.

브런치는 작가와 구독자 간의 연계 플랫폼이다.


글쓰기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글을 적고 발행하여 배포하는 작가와 그 글을 취사 선택하고 선택한 글을 읽는 작가와 구독자의 양면 시장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 근본적인 서비스의 개념때문에 처음 나는 구독자가 늘어나는 현상에 큰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그것은 이 서비스 플랫폼에서 추구해야 하는 종국의 가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왜냐하면 구독자가 몇 천명이 있어도 내가 새 글을 발행하면 새 글의 조회수는 보통 전체 구독자 수의 10% 위 아래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즉 구독자는 구독버튼은 눌렀지만 내가 발행하는 글을 모두 읽어주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느끼게 된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브런치에서 구독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나는 온라인 커머스와 UX에 관련된 일을 주로 하므로, 온라인 Commerce의 고객 동선과 브런치의 주요 이벤트들을 비교해보자.


구독 = 회원가입

읽기 = 단품페이지 이동

좋아요 = 장바구니

공유하기 = 구매



구독이 가질 수 있는 의미는 이처럼 1:1로 개념을 대응하여보면 그냥 회원 가입을 한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 단순히 매체나 온라인 쇼핑몰에 최소한의 관심 수준을 드러낸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 콘텐츠 혹은 상품에 대한 선호 의지를 드러 내는 수준인 '좋아요 = 장바구니' 수준을 넘어서는 고객의 Task가 바로 '공유하기 = 구매' 레벨인 것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구독'이 '구매'에 비견되는 행위인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개념적으로 그렇지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브런치와 같은 플랫폼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공유하고 구매하고 싶은 상품들을 진열하듯이 공유하고 싶거나 구매하고 싶은 콘텐츠를 내어 놓아야 한다. 그것도 매우 꾸준히 말이다. 




한편 E Commerce와 유사한 구조라고 생각하여 브런치와 같은 플랫폼을 더 여러가지 부분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유행에 적합한 상품 혹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팔려온 상품을 (유행에 적합한 글 혹은 오래전부터 꾸준이 논의되었고 읽혀 왔던 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 매장에 잘 전시 되게 되면 '읽기'의 Task는 늘어나지만 '좋아요'나 '공유하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Conversion Rate는 형편없는 것이다. (심지어 그 경우 '읽기'라는 이벤트 수가 많을 수록 전환율은 낮아지는 것이다.)







 - 고객들이 구독을 철회하지 않는 것은 마치 구태여 내가 가입한 쇼핑몰을 잘 가지 않는다고 탈퇴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그것을 좋아한다면 (즉 구독자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면) 관점을 바꾸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내 글을 딱 하나만 읽고 나서 다시 돌아 오지 않는 독자는 Bounce Rate이다. 이건 가장 슬픈 일이다. 온라인 몰의 Bounce Rate 고객은 나중에라도 돌아올 가능성이 있지만, 브런치의 독자는 한 번 떠나면 작가가 넘쳐나는 글쓰기 플랫폼 안에서 나를 찾아올 가능성이 훨씬 희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작가가 하나의 쇼핑몰이라면 나는 어떤 상품과 어떤 전략으로 구독자(소비자)를 끌어들일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Funshop과 같은 흥미 위주의 상점

오픈마켓처럼 없는게 없는 상점

패션전문몰처럼 취급 제품의 카테고리가 명확한 상점

종합몰처럼 엄선된 상품을 신뢰를 기반으로 판매하는 상점


등 처럼 말이다.


그냥 아무 의미 없이 남의 글만 옮기고 있거나 해외에서 쓰인 남의 글을 단순 번역만한다면 그 상점은 왠지 매력이 떨어져 보일 것 같다.




아무튼 나는 나름 전문몰의 길을 선택하였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은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쓰려고 하는가?
어떤 글을 읽으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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