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정체성? MCN 산업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1. 부부 크리에이터 이면서 MCN분야의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인 대도서관과 윰댕이 아프리카TV와의 갈등을 겪으며 길게는 10년이 넘게 그리고 적게는 6년동안 몸담아왔던 정든 아프리카TV를 떠났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79&aid=0002885693
갈등은 이렇다. 크리에이터들이 모게임사의 모델과 사전예고가 없이 방송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사전제작에 대한 의견 조율에 대한 권한을 아프리카TV측이 이야기 한 셈인데, 이것은 마치 아프리카TV가 일반 방송국으로서의 권한으로 출연진을 출연정지시킨것과 비슷해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로는 인터넷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는 아프리카TV가 정보통신에 대한 심의를 받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냉정하게 그 조치상에는 더 큰 잡음이 없는것 아닌가 싶다.
2. 별다른 갈등이 없었음에도 대도서관 혹은 윰댕만큼 유명한 밴쯔가 뒤이어 아프리카를 떠난다는 사실을 알렸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5&aid=0002652730
그의 이별은 대도서관이나 윰댕과는 분명히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아프리카의 대표가 밴쯔의 미래에 대한 응원을 전했다는 첨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서로 달라보이는 크리에이터의 아프리카TV에 대한 이탈을 우리는 정말 겉으로 보이는 만큼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들은 더 심층적으로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첫번째는 제도적인 부분이다.
대도서관, 윰댕 그리고 밴쯔까지 모두가 아프리카TV를 이탈하는데 중요했던 요소는 바로 방송내에서의 표현의 자유나 폭에 대한 부분이었다. 사실 이미 현행 정보통신 심의에 대한 부분은 과거에 일부 지적이 되었던바가 있다. 즉 온라인상으로 제작되는 콘텐츠들에 대한 과하거나 불필요한 심의 프로세스는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는 것이다.
제도가 하나의 산업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대도서관이 이야기하는 갑의 횡포에 대한 부분은 그런 부분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지는데에는 지나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제도적 테두리를 만들어 놓은 것에 대한 이슈가 우선하지 않나 싶다. 제도가 콘텐츠에게 좀 더 넓은 운신의 폭을 주었다면 이런 크리에이터와 미디어간의 충돌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다.
두번째는 미디어의 형태에 대한 고민이다.
21세기의 TV들은 어떤 방향을 향해 뛰고 있을까? 최근 들어 볼만한 영상들을 많이 점유하고 있는 네이버TV캐스트는 생방송 혹은 VOD 콘텐츠의 재송출을 중심으로 스포츠 프로그램 등의 라이브 송출을 통해 라이브의 경우는 예전의 DMB의 영역을 확장했고 VOD는 유튜브와 같이 저작권의 이슈가 있지 않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향하고 있다. 한편 기존의 TV역시 역할을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으로만 편성되고 제작되었던 신서유기를 재편집하여 TV편성을 한 TVN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래서 나는 미디어의 유연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21세기의 매체, 미디어 혹은 TV는 모두 유연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TV가 추구하는 방향이 올드한 미디어인 TV가 가지고 있던 권한을 쥐려고 한다면 그건 매우 위험한 시도가 아닐까 싶다. 애초부터 아프리카TV는 그렇게 탄생한 미디어가 아니지 않나 싶기 때문이다.
방송국이라는 것을 이야기해보자. 기존의 방송국이라면 채널/편성/제작에 대한 업무가 진행되고 이에 대한 폭 넓은 인프라와 User Base를 제공한다. User는 방송국 의존적이다. 하지만 아프리카TV는 인프라에서도 User Base에서도 그렇지 못하고 또한 아프리카TV의 User들은 기존방송국에 비해 훨씬 아프리카TV라는 방송국에 덜 의존적이다. 즉 보는 사람이 많다라는 것만으로 그것이 방송국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절대 아프리카TV가 이번에 택한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선택에 걸맞는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걸맞는 전략을 가지고 스스로의 비전을 수립할때가 왔다는 것이다. 이번 크리에이터의 이탈이 그 신호탄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크리에이터와 아프리카TV의 갈등을 통해 내가 느낀 것은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 흐르는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적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이미 수 많은 미디어 채널이 있고 심지어는 공중파 혹은 광고의 영역까지 발을 넓힌 이들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크리에이터격인 왕홍을 보며 그들을 본받아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맞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는 왕홍과 같은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가지기 전에 그들을 키워낼 인큐베이터가 없어 보인다. 어렵게 어렵게 왕홍의 영향력에게는 미치지 못하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그만 못하지만 나름 자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던 대한민국의 MCN산업 및 크리에이터 산업이 자칫 이번 일로 타격을 입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한민국을 지난 수십년간 이끌어 왔던 선박, 전자 산업을 선박은 중국에게 시장이 넘어가고 전자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미국이 좌지우지 하고 있기에, 유튜브로 크리에이터들이 이동하고 우리가 중국의 왕홍을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있는 이 시점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