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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Nov 28. 2016

내읽책_도올, 시진핑을 말한다.

시진핑은 우리의 삶과 밀착관계에 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우리의 주변국의 수장에 해당하지만 그리고 그 주변국이 매우 대국이기는 하지만 그는 예를 들어 미국을 버락오바마 대통령이나 일본의 아베신조 총리와 같이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해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역대적으로 보아도 마오쩌뚱,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등 중국을 이끌었던 많은 인물들 가운데 시진핑은 유난히 튀지 않는 인물인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그를 도올 김용옥 선생은 조금 다른 자신만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책 혹은 시진핑에 대해서 논의를 하기 전에 먼저 한 가지 선을 그어 놓고 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매우 친중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도올선생이 그의 많은 교육 커리어 상에서 1.  1974년 국립 대만대학 철학과 석사, 2. 1977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 중국철학과 석사의 과정을 통해 중국 철학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의 시간을 보냈기에 책의 색이 그렇게 나올 수 밖에 없었음은 자명한 일이다.





다만 그것이 조금은 일반인들에게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 이 책을 읽을 사람이라면 그런 부분을 명확히 인지하고 읽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기술되어 있는데 앞 부분은 그야말로 도올선생이 시진핑의 삶에 대해 이야기 형식으로 글을 써내려간 일반적인 책 부분이고, 뒷 부분은 마치 첨부자료 인것처럼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 그 분량이 매우 방대하고 기록이 자세하여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시종쉰, 시진핑의 삶을 통해서 본 중국현대사 연표' 부분이다. 이 '시종쉰, 시진핑의 삶을 통해서 본 중국현대사 연표' 부분에 와서는 책 자체가 중국의 입장에서 써진 성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공산당 중심적인 역사 흐름과 북한과의 교류 등에 대해서 기록이 되어 있는데 그것이 그냥 객관적인 사실의 기술임에도 불구하도 나만하더라도 읽는데 조금 거북함이 느껴졌다.






자 그렇다면 시진핑은 누구인가?


우리는 몇 가지 프레임을 가지고 그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1. 시종쉰의 아들 시진핑

그의 출발은 명백히 공평하지는 않았다. 그의 아버지 시종쉰은 중국 공산당 내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시진핑이 이렇게 성장하고 중국내에서 큰 역할을 맡을 수 있었던 데에 아버지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는 그 영향력을 악용하지는 않았다는데에서 리더로서의 기본적 자질에 의심을 받지 않는다는 올바른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큰 귀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즉 부모의 큰 권력을 업고, 부모의 큰 이미지를 업고, 혹은 부모에 대한 신격화를 통해서 권력을 만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2. 기회를 잡을 줄 아는 시진핑

한편 그가 결정적인 순간에 중국의 중심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데에는 그가 가지고 있었던 매우 중간자적인 정치 기반이 주효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 생각에 그는 그의 아버지가 겪었던 정치적 고초를 통해서 Risk가 없는 정치 활동이 아마도 거대한 정치야먕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그런 그의 기반은 정치인을 바라보는 기준이 더욱 타이트해지는 이 시점에 중요한 강점이 되었다.

또한 이런 상황 속에서 여러명의 주요 대권의 후보자들 사이에서 점지되고 이후에 성과 및 조직 장악력을 보였던 점 역시 안정적인 형태로 이루어진 듯 보인다. 그 부분에서 나는 왠지 모르게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이 떠올랐다. 이미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 하지만 그 가운데 첫번째로 꼽히지 않았던 과거 (정주영 회장은 그룹의 모체인 현대 그룹을 장자인 정몽구 회장에게 물려주지 않음)에 연연하지 않았고 자신의 기반이 키워서 기회가 왔을때 중심으로 올라섰다. 우연인지 두 사람은 풍채나 느낌도 비슷해 보이는 면이 있다.



3. 꽃길만 걷지 않았던 사람

마지막으로는 도올선생이 강조하는 부분으로 시진핑은 일명 '인민'의 삶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연천현 양가하 라는 시골에서 농민의 삶 속에서 노동을 하였고 그곳이 싫어서 탈출을 하고 다시 자진하여 돌아가 농민들과 어우러지기도 하였다. 또한 농민자격으로 칭화대에 입학하였다. 결국 어려움이란 무엇이고 서민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있는 지도자라는 점은 두말할 것없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알기 때문에 내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던 것처럼 그런 부분은 시진핑을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느꼈던 또 하나의 점은 우리가 지난 오랜 기간 동안 받았던 교육으로 인해서 매우 동질화된 개념으로 느꼈던 소련 (혹은 러시아)는 중국과 너무나도 다른 국가였다는 사실이다. 소련은 처음부터 최고의 국가를 노렸던 야심이 겉으로 드러난 국가였다면 중국은 그 오랜 역사에서 우러나오는 연륜 때문인지 최고가 되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항상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국가 기반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당 중심적인 결집력과 적절한 자본주의의 유입이 시너지를 낸 케이스이다. 지금까지 대부분 사실상 민주주의=자본주의, 그리고 민주주의VS. 공산주의 라는 간단한 프레임으로 바라보았던 국가관에 대해서 매우 하이브리드 적인 적용이 이루어진 곳이 바로 중국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중국과 약간 대칭적으로 하이브리드가 이루어진 곳이 북유럽적인 복지 국가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런 국가 노선, 즉 조심스러움 융화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1인 권력 체제에 시진핑은 매우 부합하는 존재로 느껴진다. 한발 늦었음을 조바심내지 않는 국가와 권력자의 조화라니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어떻게 어떤 관점으로 평가 받을 수 있을까?


시진핑이 마오쩌뚱이나 덩샤오핑 수준의 권력에 도달할 것이거나 이미 도달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 권력의 수준이란 절대적으로 과거 중국의 국력에 비해서 현재 중국의 국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당연히 시진핑의 국제적 영향력은 마오쩌뚱이나 덩샤오핑이 가지고 있었던 그것에 비해서 훨씬 높은 수준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이미 시진핑을 향한 권력의 집중에는 브레이크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런 절대 권력을 가지기에 시진핑이라는 인물이 등장한지가 그다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미스테리한 권력 이동이 어떻게 퍼즐이 맞춰질 수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써졌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본 취지가 충분히 잘 드려난 책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152&aid=0001957342


정치적 성향으로 봐서는 이 책의 평가가 좀 더 조심 스러워진다. 도올 선생이 써내려간 글의 느낌에서 중국에 대한 냉정한 평가인지, 친중적인 사고의 집대성인지, 혹은 불필요한 수준의 사대주의인지 사람들마다 평가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나는 친중적인 사고의 집대성과 불필요한 수준의 사대주의의 중간정도로 이 책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는 콘텐츠 파워의 측면에서의 이 책인데 그 비교의 대상은 '차이나는 도올'이다. 최근 방송을 통해 나왔던 '차이나는 도올'은 자칫 이 책의 방송본 정도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런데 비록 나는 '차이나는 도올'을 보지는 않았지만 최근 그 방송을 보았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책과 방송의 내용을 서로 이야기 하였을 때 공통적인 부분이 매우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았을 때 그 둘은 조금 다른 특성의 콘텐츠인 듯하다. 같은 스토리가 공존하는 영역에서 서로 다른 두 개의 책과 방송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콘텐츠를 조금이라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극악하게 어려운 수준의 Creation이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 부분에서 도올 선생에게 큰 존경의 마음을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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