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누아르가 그려낸 여인들
르누아르 전을 다녀왔다.
르코르뷔지에전에 이은 연초 두 번째 전시회이다.
장소는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시립미술관이었다. 시청을 지나 덕수궁을 돌면 나오는 곳이다. 참고로 시립미술관의 주차는 유료이다.
시립 미술관의 건물 외부는 매우 앤틱한 느낌을 준다. 곳곳에 지금 전시하고 있는 전시회들에 대한 정보들이 걸려 있다.
요즘은 유명인들이 (셀러브리티)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목소리 톤이 좋거나 익숙하고 아무래도 그런 익숙하고 좋은 목소리 톤의 사람이 작품을 설명하면 좋겠지만 우리는 8세와 4세의 아이 두명과 함께 갔기 때문에 패스~
참고로 김성령님이 녹음한 오디오 가이드는 3,000원이다.
도슨트는 오전 11시부터여서 10시 55분에 입장하였다.
우리 아이들 말고도 방학을 맞이하여 아이들이 많았다
일단 르누아르는 인상파로 분류되는 화가이기 때문에 그의 그림들은 사실주의적이기 보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살아 있는 작품들이다. 색의 사용에 있어서는 파스텔톤이 두드러지며 '올랭피아'로 유명한 선배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르누아르는 그가 살아오면서 남긴 유화작품 총 5,000작 가운데 여성을 그린 것이 2,000작이나 된다고 한다. 여인이 피사체가 된 비중이 40%나 되는 것이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열린 전시회인데, 사실 수교 130주년은 작년이었다. 다만 전시회는 연결되어 진행되는 듯 했다.
이 전시회가 특별한 것은 르누아르가 그린 여인의 작품을들 전세계 30여 미술관에서 그림을 데려왔다는 것, 그리고 일부 스케칭 작품은 개인 소장이었는데 처음으로 세상밖에 나와 전시되었다는 점이다.
한편 그가 그린 여인은 전문 모델의 수가 생각보다 적고 자신을 후원했던 화상의 가족이나 귀족으로부터의 요청 혹은 자신의 가족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특히 가족의 그림 가운데에는 실제로 혼외자식으로 알려진 딸의 그림도 꽤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아내의 사촌동생이며 아이들의 보모였던 여인이나 자신의 뮤즈였으며 후에 르누아르의 아들과 결혼을 하게 된 데데까지 많은 주변인들이 그의 그림에 모델이 되어 주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었던 작품은 르누아르 답지 않은 사실주의적인 작품이었다. 어린 꼬마를 그린 이 작품은 자신의 후원자의 딸로 알려져 있다. 또한 르누아르 자신의 초상화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당시 자신의 얼굴을 만든 동상을 보고 그렸다고 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사진기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아니라면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주요 작품들의 이미지를 구글에서 가져와 보았다.
전시회장의 막판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과,
르누아르의 붓터치를 느껴볼 수 있는 레플리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단순히 그림을 시각적으로 감상하지 않고 작가를 입체적으로 느껴보는 이란 전시회의 요소는 너무 좋다.
한편 옆 전시장에서는 한국의 미술가인 천경자님의 작품과
가나아트 콜렉션의 앤솔러지가 전시되고 있었다.
특히 천경자전은 나르시즘에 대한 예술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렇게 좋은 전시회를 보고 나오는 길에, 좁은 주차장에서 차를 돌리다가 그만 차를 빼다가 범퍼를 박는 실수를.... 하였다. 내리막 도로의 주차 구역 쪽이 공간이 조금만 더 넓었으면 슬픔없이 떠날 수 있었던 전시회였는데 그런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