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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Jan 03. 2017

르코르뷔지에전을 다녀오다

존엄한 인간이 아닌 삶속의 인간 건축을 지향한 건축가

1월 1일, 새로운 한해의 시작


우연한 기회로 이벤트에 응모하여 티켓을 받게 되어 르코르뷔에 전을 보러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였다.


이벤트 당첨으로 나와 알쏘맘은 무료였고, 이제 올해까지 미취학아동인 알쏘는 6,000원, 36개월 미만인 알쏘동생은 무료였다.


그렇게 큰 기대없이 전시장에 들어섰다.







르코르뷔지에는 누구인가?


그는 1차 세계대전 이후 다시금 논의 되어야 했던 주거환경에 대한 건축을 인간 신체 사이즈 및 비례에 입각한 '모듈러' 개념을 통해 정의하고 많은 인원이 좁은 공간에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형 주거 형태를 제안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콘크리트 시공의 기틀을 세운 인물이다. 또한 그는 집(Domus)와 혁신(Innovation)을 합쳐 도미노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즉 한마디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건축의 개념을 창시한 아버지와 같은 사람인 셈이다.


그의 업적은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조형물에 적혀 있는 것과 같이,





롱샹성당이나 인도의 찬디가르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잘 남아 있으며 이들을 포함한 그의 건축물들이 2016년 세계 문화 유산에 지정될 정도로 위대한 수준이다.






전시장에 접어들면서,


처음 나오는 전시품들은 나처럼 건축을 모르고 더더욱이 르코르뷔지에라는 사람을 모르는 이들이 그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들이었다.


첫 전시 구간을 지나고 나면 그가 건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세계의 곳곳을 다니며 그렸던 다양한 습작형 그림과 세계 각지에서 구매하였던 소품 등이 전시 되어 있다. 또한 그 이후로 르코르뷔지에가 화가로서의 역할을 생각하며 그렸을 듯한 연습작들과 이후 건축설계를 위한 기본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는 건축가 혹은 건축학도로서 바로 삶을 시작하지 않았기에 이처럼 그 이전에 그렸던 많은 그림들이 그의 건축에 비옥한 땅이 되어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 후에는 르코르뷔지에의 삶과 가족을 조명하는 전시로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람으로 보이는 그의 어머니에 대한 사진 그리고 르코르뷔지에가 그린 어머님의 모습이 있다. 또한 그가 그렸던 정물화에는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가 많이 등장하는데 아마도 피아노를 치고 있는 어머니의 사진등에서 미루어 보았을때 그는 그의 어머님 아래에서 음악적인 부분에서 역시 예술적인 배움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르코르뷔지에는 어머니를 위해 지었던 집에서 오랜 시간 삶을 보내기도 하였다.






그는 스스로를 문인이라고 부르기도 하였고, 화가가 되고 싶었으며 동시에, 건축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역사에 길이 남을 건축가였지만 파산을 하기도 하였고 그 과정에서 또 다시 좋은 조력자들을 만나기도 하였다. 그에게 롱샹성당의 건축을 부탁하였던 신부님은 그가 무신론자임에도 사람을 생각하고 건축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롱샹성당을 건축할 자격이 분명하다고 이야기 하였고 이미 그의 노력은 그가 생전에 만났던 아인슈타인이 공학적으로 극찬했고 피키소의 예술적으로 극찬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LC3소파와 같은 비건축적 디인을 통해서 스티브잡스와 연결되기도 하였다.


한편 전시관 내부에는 유일하게 르코르뷔지에가 주거하였을 듯 한 구조물에 대한 공간이 있고 그 공간만이 촬영이 허가되었다. 그 안에 유일한 침대는 르코르뷔지에의 아내였던 이본느가 사용하였다고 적혀 있다. 전체적인 내부 구조 역시 사각형의 구조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천장공간을 활용하고 구석 구석 수납공간을 구성하며 숨겨져 있는 화장실 구조 등을 만들어내어 현대의 원룸의 형태와 거의 근접하여 보였다.






결국 그가 추구한 것은 네모난 디자인이다.


어떤이들은 그렇게 네모반듯한 곳에 우리를 밀어넣었다는 이유로 자연친화적이지 않은 건축 혹은 고밀도 주거형태로 인해 주거의 질이 떨어졌다고 이 모든 변화를 폄훼할지 모르겠지만 르코르뷔지에가 없었다면 콘크리트와 공간효율성 없이 우리가 어떻게 얼마나 더 질이 낮은 공간에서 살고 있었을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다.






전시회장 끝에는 전시에 대한 감상 혹은 르코르뷔지에에게 남기고 싶은 멘트를 적고 싶은 란이 있었다. 그곳에서 이제 글을 제법 쓰는 알쏘가 자기 나름의 집 구조 도면을 그리고 코멘트를 적었다.








전시회장 밖으로 나오면 전시회장 안에서도 몇몇 작품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손에 대한 디자인 그리고 그 캠페인 내용을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공유를 하면 선물을 주기도 한다.








전시회장 밖에는 르코르뷔지에가 만들었떤 롱샹성당에 대한 VR체험이 있었다. 꽤 실감나는 VR이었으며 이걸 본 집사람이 꼭 프랑스에 가서 롱샹성당을 직접 봐야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 가지 아이러니했던건 롱샹성당의 영상을 보여주는 TV는 LG의 제품이고 VR은 삼성의 제품이었다는 것이었다.








르코르뷔지에전 앞에는 르코르뷔지에를 따라 건축의 길을 갔던 일본의 안도 다다오에 대한 특별전이 있으며 그 안에는 미니어처로 만들어져 있는 르코르뷔지에의 건축물들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길에 들렀던 기념품샵에서 아들이 성화에 못이겨 르코르뷔지에 수첩하나를 사게되었다. 이걸 간혹 꺼내보면서라도 2017년 1월 1일 보았던 현대건축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종종 되살아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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