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eseung Mun Oct 24. 2015

서비스 기획 이야기

핀테크 시장이 무너질 수 있는 스토리

모바일이나 PC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서비스들을 기획하다보면 가장 먼저 진행되는 부분이 그 서비스가 제공되는 환경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분석된 환경 속에 새롭게 기획하고 시장에 진입하는 서비스가 생존할 수 있는지를 예측하게 된다. 이와 같은 형태의 서비스 분석을 직업으로 삼고 계속적으로 진행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으며 동시에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는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서비스를 진입시키고자하는 시장의 체질에 대한 부분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카카오프렌즈라는 모바일 게임이 시장점유율 90% 이상의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시장에 새로운 게임을 내 놓는 것은 얼마나 큰 성공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 단순히 숫자만 보았을 때는 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카카오프렌즈가 90%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나머지 10%의 시장을 다른 모든 경쟁자들이 나누어가지게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져가 시장점유율 90% 이상의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시장에 새로운 메신저 서비스를 내 놓는 것은 얼마나 큰 성공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 단순히 숫자만 보았을때는 카카오프렌즈의 예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변수가 숨어 있다. 메신저 시장과 게임 시장은 시장 자체가 가지고 있는 체질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신저류의 시장은 대부분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가 N개가 아닌 1개 내외로 사용자 경험이 이루어지는 시장이다. 한명의 사람은 대부분 주로 1개의 메신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단일 솔루션 지배시장(Single Solution domination of the Market)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 서비스 카테고리 안에서 하나의 서비스만을 사용하여도 대부분의 Needs가 충족되는 시장이다. 오프라인의 사물로 친다면 스마트폰이 여기에 가까운 사례이다. 물론 간혹 2개 이상의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1대의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한다. 온라인 서비스로 넘어간다면 동영상 플레이어나 메신저 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즉 90%이상의 기존 서비스가 있는 경우 단일 솔루션 지배시장(Single Solution domination of the Market)에서는 제로섬 게임이 진행된다. 그리고 사용자의 기존 경험을 탈취해와야 하는 과정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혁신'이 없이는 시장을 뒤바꾸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모바일 메신저의 시장을 보더라도 '마이피플', '틱톡' 등이 등장했으나 결국 사라졌고 라인의 경우도 일부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때 잘나갔던 틱톡




단일 솔루션 지배시장(Single Solution domination of the market)보다 조금 시장의 탄력성이 높은 형태는 소수 솔루션 지배시장이다. (Few Solutions domination of the Market)이다. 많지 않은 경쟁자들이 제로섬 게임이 아닌 형태로 시장을 점유하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의 신용카드 시장에 여기에 해당된다. 우리는 A사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으면서 B사의 신용카드를 또 신청한다. 이런 행동의 가장 큰 이유는 각자가 제공하는 혜택의 형태가 유의미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음식점 결제를 할때 혜택이 좋은 신용카드와 아파트 관리비나 수도요금을 낼때 혜택이 좋은 신용카드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거기에 호텔 발렛이나 커피 무료 등의 혜택을 위한 신용카드도 명백히 다르다. 이처럼 사용자 경험의 가치가 서로 다른 경우 사람들은 적은 수의 N개의 서비스를 병행하며 사용한다. (물론 이 가운데에서 메인 UX에 해당하는 신용카드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부분의 경험이 정확히 모바일로 바뀌어 형성되는 것이 모바일 Payment 시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모바일 Payment 시장은 신용카드의 시장만큼 사용자의 가치를 각자 서로 다르게 제공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만일 이렇게 시장이 진행될 경우 모바일 Payment시장은 소수 솔루션 지배시장이 아닌 단일 솔루션 지배 시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적당히 빠르고 적당히 편하거나 일정금액의 프로모션을 책정한다고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마지막으로 멀티 솔루션 지배시장(Multi Solutions domination of the market)이 있다. 다수의 서비스가 시장에서 생겨나더라도 사용자들이 자신의 Capability에 따라서 아주 많은 수의 서비스들을 동시에 즐기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나 온라인쇼핑 그리고 게임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진정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휴대폰을 보면 게임이 10개씩 설치되어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소수 솔루션 지배시장과는 명백히 다른 것이다. 10개의 온라인 Payment를 사용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의 경우도 페이스북을 하면서 트위터도하고 카카오스토리를 하면서 밴드도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인스타 그램은 사진을 찍고 개인적인 사진첩을 구성하고 이미지를 보정하기 위해서 그리고 페이스북은 다양한 온라인 매체의 정보를 다시 내 담벼락에 배포하기 위해서 트위터는 나의 글을 올리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처럼 다양한 UX상의 목적 관계에 따라서 사람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의 소셜미디어를 즐길 수 있다.








한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나도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직접 만들지는 않았지만 같은 부서의 사람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을 보았다. 애석하게도 그때만 하더라도 이런 시장에 대한 관점이 부족하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지금 끝도 없이 넘쳐나는 모바일 Payment 혹은 핀테크라고 불리우는 서비스들의 범람을 보면서 불과 4~5년전 보았던 광경에 대한 데쟈뷰를 느끼고 있다. 

이미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의 경우는 PG사나 포털서비스회사 및 제조사 그리고 유통사가 모두 진출하여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만약에 나의 가정대로 온라인 Payment 시장이 소수 솔루션 지배시장에 머무르거나 더 나아가 단일 솔루션 지배 시장으로 고착화될 경우 나머지 모든 업체들은 큰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이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며 온라인 Payment 혹은 핀테크 시장이 발전하였으면 하는 바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서유기가 만드는 콘텐츠 혁신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