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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Sep 30. 2015

신서유기가 만드는 콘텐츠 혁신법

인터넷 방송의 싱기방기한 4가지 특징

신서유기가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3,000만 뷰를 돌파하였다. 신서유기의 주인이자 최근 빵빵터지는 방송 콘텐츠는 모두 독식하고 있는 나영석PD는 처음 1,000만뷰 정도가 목표라고 하였지만 1,000만뷰는 예고편 정도로만도 달성이 가능한 수치였다. 게다가 아직 이번주에 마지막 콘텐츠 릴리즈가 남아 있으니 내 생각에는 적어도 5,000만뷰 이상의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금고아가 돋보이네요


사람들은 신서유기를 보면서 TV에서 보아오던 예능 프로그램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TV와는 뭔가 다른 포맷 그리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프로그램 출연자가 상품의 브랜드를 직접 언급하는 것 이상의 무엇이 있다. 


하나, 표현의 자유가 있다.

TV는 매체의 특성상 촬영본에 대한 편집의 과정에서 심의라는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어 있다. 방송 심의는 해당 콘텐츠가 방송되었을때 사회적 물의를 빚을 수 있는 경우 그 부분을 시정요청한다. 이후 방송사는 심의 결과에 준하여 다시 콘텐츠를 편집한 후 실제 방송이 가능하다. 인터넷 콘텐츠는 이와 같은 심의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인터넷은 TV방송과는 달리 공공의 성격을 띄지 않고 있으며 (적어도 지금까지는) 불특정 다수가 자신이 원할때 On Demand 방식으로 (스스로의 요청에 따라서) 영상을 스트리밍하기 때문에 (VOD의 일반적인 형태) 심의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서 팟캐스트와 같은 형식의 인터넷 콘텐츠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현재는 지상파에서 활약하는 연예인들이 과거 지나치게 수위가 높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여 부정적 이슈를 만들기도 하였다.


인터넷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지


나영석PD는 이처럼 방송 심의의 규정 밖에 있는 인터넷의 특성을 아주 긍정적으로 접목시켜 사회적 인식에 반하지 않는 선에서 방송심의위원회가 그어 놓은 금을 넘었다. 나의 걱정은 나영석PD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살짝 금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심의위원회와 같은 조직이 자칫 인터넷 방송을 통해 통제 불가능한 콘텐츠가 등장하는 것을 걱정하여 심의규정 범위를 바꾸는 것이다. 제약은 자유를 병들게하기 때문이다.


둘, 편집의 자유도가 있다.

TV프로그램은 정해진 시간이 있다. 보통은 1시간 혹은 30분 단위의 방송 시간을 가지고 있고 그 사이에 광고가 나가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이 프로그램 송출 시간이다. 프로그램은 녹화본이던지 생방송이던지 무관하게 이 규칙을 따른다. 자연스럽게 아무리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방송시간이 1시간이라면 그 길이에 따라서 어떤 부분들은 잘려나가야 한다. 반대로 콘텐츠가 전반적으로 재미가 없더라도 1시간을 우겨서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는 흔히 방송을 보면서 '분량'걱정을 하는 출연자를 볼 수 있다. 그들은 정해진 1시간이라는 시간 안에서 남이 노출되면 내가 노출되지 못하는 제로섬에 대한 걱정을 하지만 PD는 그 전체의 합이 흡족하지 못한 수준이거나 너무 버릴곳이 없는 것이 '분량'에 대한 걱정이다.

반면 인터넷 콘텐츠는 편집 시간에 대한 제약이 전혀 없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인터넷 방송은 사용자의 요구에 의해서 송출되는 On Demand 방식이기 때문에 시청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영상을 끄고 원할때 다시 볼 수 있다. 즉 방송의 시간이 시계가 알려주는 절대 시간으로 부터 자유로운 것이다.


TV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장면


신서유기는 처음 10분대의 회차별 Play Time을 가져갔다. 그런데 댓글 속에서 온통 Play Time이 너무 짧다는 내용이 도배되기 시작하였다. 급기야 16편부터는 약 20분 가량으로 방송 분량이 늘어났다. 이처럼 편집에 있어서 편집자가 아무리 자유도를 가져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원래 20회분량으로 편성되었던 총 회차 역시 추가편성이 이루어졌다. 신서유기가 TV방송이었다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수 많은 관련 프로그램 담당자들과의 회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지만 인터넷에서는 그냥 편집하고 웹에 콘텐츠를 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셋, 소통의 자유가 있다.

나영석PD는 제작진과 출연자가 소통하는 부분을 여과없이 방송에 내보내기로 유명한 PD이다. 신서유기에서는 이런 점이 극대화되는데 신서유기에서 제작진들은 출연자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나영석PD는 출연진이나 다름없는 분량으로 출연을 한다. 시안성의 성벽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강호동에게 나영석PD가 뻔뻔하게 왜 자전거를 타시냐고 물어보는 장면은 정해진 포맷이 아니더라도 제작자와 출연자가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며준다. (1박 2일이 가장 신선했던 부분도 이런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기에 중국 현지의 주민들이 이승기를 보고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장면이다. 강호동이 시민들에게 사인해 주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방송을 해주고 있다. 일반인과 제작진 등과 출연자의 소통의 수준이 TV매체에 비해 더 깊은 수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제3자의 개입이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처럼 자유로운 소통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은 역시 두번째로 이야기 하였던 편집의 자유도가 뒷받침 되기 때문이다. 시간의 자유가 많은 다른 것을 자유롭게 해 주는 것이다.


넷, 언제든지 릴리즈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신서유기는 기본적으로 금요일 오전에 릴리즈 된다. 사실 (다른 곳에서는 알려진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TV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에서도 신서유기가 몇일 몇시에 방송이 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더욱이 네이버와 같은 특정 포털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알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0만뷰를 달성하였으니 더욱 대단하다.)

그런데 나영석PD는 금요일이 아닌 다른 요일에도 콘텐츠를 릴리즈 하였다. 11-1편이 바로 그 예이다. 11-1편은 15편까지가 나오고 난 뒤 다음주 월요일에 릴리즈 되었다. 그 내용은 마치 영화로 치면 프리퀄과 같이 15편 이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자유로움 역시 TV의 매체를 벗어났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며, 이처럼 특정 요일에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배포하되 의외성을 가지고 언제든지 그 주기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신서유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항상 새로나온 신서유기 콘텐츠가 없는지 찾아보게 하는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콘텐츠의 중독성을 사용자 행동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콘텐츠는 항상 맨파워가 중심이 되어 왔다. 블로거가 그 사실을 증명하였고 아프리카 TV의 BJ들 역시 이 사실을 증명하였다. 이제 인터넷 상의 유명인이 아닌 오프라인 상의 유명인이 인터넷 콘텐츠의 중심부로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신서유기가 3천만뷰를 넘어서 5천만 그리고 1억뷰를 넘어서면 오프라인의 강자들이 점점 온라인 방송으로 속속들이 넘어올 것이다. 그만큼의 클릭 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을 넘어서 광고 편성의 권한이 TV에서 인터넷으로 다시 한단계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첫발을 디딘 신서유기 역시 확실하지는 않지만 광고 수익으로 손익분기점을 지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중국에서도 방송이 될 예정?이라고 하니 그 발전 방향이 더욱 기대가 된다. (전세계 어디에서나 그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역시 인터넷 방송의 또 다른 강점이기도 하다. 한류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가 아닌 TV로만 방송되었다면 싸이가 월드스타라 될일도 24억뷰라는 조회수도 꿈같은 일이었을테니...)

앞으로 등장할 인터넷 방송 콘텐츠들 역시 나영석PD가 그랬던것 처럼 인터넷의 자유가 주는 강점을 긍정적으로 이용하여 인터넷 콘텐츠의 번성을 이끌었으면 한다. 그 반대로 치닫게 되면 방송심의위원회 등 부정적 개입이나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없는 수준의 낮은 콘텐츠로 도배되고 온라인 콘텐츠의 생태계가 파괴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잘하면 우리나라가 IT강국은 놓쳤어도 콘텐츠 강국은 가능할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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