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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Feb 19. 2017

극히 개인적인 피젯큐브사용기

나에게 꼭 필요했던 취향저격 물건

나는 스스로를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정의한다.


나는


1. 집중력이 굉장히 짧다. 책도 시간을 아주 짧게 짧게 가져가면서 여러차례에 나누어 읽으며 회사 업무도 다양한 일들을 짧은 시간 단위로 교차하여 나누어 진행한다. 단일 Task가 가지는 집중력 지속 시간은 5분에서 10분 사이 정도 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Task를 바꾸면 바로 없어졌던 집중력이 되살아난다.

2. 편집증세가 조금 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하루의 시간을 나누어 쪼개어 몇시 몇 분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몇 초까지 무엇을 해야겠다는 스케줄링을 세운다. 한 마디로 피곤하게 산다.

3. 손에 종이가 들려 있으면 끊임 없이 사선으로 줄을 맞추어 접는다. 영수증은 그 좋은 대상이다.

4. 다리도 떤다. 손가락, 목 등 관절 부위 뚜둑거리는 안 좋은 버릇이 있다.

5. 연필을 심하게 돌린다.

6. 껌 씹으면 짝짝 소리를 연신 낸다.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난 참 이상한 사람인것 같다.

한마디로 나는 피젯큐브형 인간이다.








원래 킥스타터에 나오고 그리고 페북에서 피젯큐브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끊임없이 국내에서 손쉽게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피젯큐브를 업어올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G9가 황송하게도 내가 생각했던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 피젯큐브를 판매해주셨다. 덕분에 나는 배송료도 없이 개당 8,240원에 피젯큐브를 득템하였다. 그런데 지금보니 가격은 더 떨어졌다.


나는 참을 수 없는 욕구로 인해 2개를 질렀다. 하마터먼 색깔별로 모두 살뻔 했지만


포장은 별거 없다. 그러고 보니 집안이 난장판인데 그냥 사진을 막 찍었다.





피젯큐브의 크기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살짝 컸지만 이 크기가 아니었다면 손안에서 가지고 놀기 작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당하게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임을 알리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지금 내가 구매한 제품은 정품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킥스타터의 정식 제품은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웹에서 쇼핑몰 검색을 해보면 가격이 꽤 높다. 대부분 만원 내외의 제품은 타오바오 등을 보면 알겠지만 중국에서 판매되는 가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뭐.. 그래도 제품 성능만 동일하면...








각설하고 각면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적어보겠다.




1. 턴버튼 (Spin)

 처음에는 가장 허접해 보였다. 하지만 이내 가장 사랑하는 기능이 되었다. 조작감이 있거나 매우 스무스하게 돌아가는 느낌은 없지만 다른 일을 하는 와중에 만지작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있다. 특히 책을 읽고 있는 순간 처럼 소음이 없는 손움직임이 필요한 경우 가장 효과를 보였다.




2. 스위치 (Flip)

처음에는 가장 그럴싸해 보였지만 정작 이후 잘 만지지 않게 되는 부분이다. 차라리 한번에 눌리는 방식보다 두두둑하고 여러번의 조작 피드백을 주는 느낌이었으면 좋을 뻔했다.





3. 레버 (Roll)

 처음 보았을때는 은구슬을 돌리는 것이 주된 사용법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써보다 보니 3열의 레버를 만지작하면서 동시에 엄지손가락 하단에 은구슬이 걸리면 눌러서 '딸깍'소리가 나는 쪽이 쓰기 편했다. 3열 레버 영역에 홈이 파여 있어 약간의 지압이 되는 느낌도 있어서 좋다.





4. 버튼 (Click)

 총 5개의 버튼 가운데 3개는 딸깍 소리가 나며 질감이 있게 눌리고 나머지 2개는 소리와 눌리는 느낌이 없이 눌린다. 눌리는 느낌도 있고 소리도 나는 3개의 버튼은 각각 그 눌리는 느낌이 서로 다르다. 이런 부분 너무 매력적이다. 또한 처음에는 소리가 없는 버튼의 매력을 몰랐는데 허당인듯 하지만 묘하게 그 버튼의 매력이 쓰면 쓸수록 커진다.





5. 핸들 (Glide)

 기구적으로 가장 도드라져 보이는 핸들은 아쉬움이 남는 버튼이다. 조작 자체의 움직임은 기본적으로 턴버튼과 유사하지만 입체감이 있는 움직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게 매우 풍부하지는 않다. 차라리 당겼다 놓아주는 느낌이 더 매력적일 수 있는데 그 움직임에는 유격이 적다. 혹시 가능하다면 핸들을 당기고 큐브와 핸들사이에 손가락을 넣고 손가락을 당기면 핸들이 당겨지는 움직임도 좋지 않을까 싶다.





6. 홈 (Breath)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가장 사랑하게 된 부분이다. 그냥 만지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거나 할때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고 턴버튼을 누르면 방정맞아 보인다면 이 홈에 손가락을 넣고 비비며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걸 만든 사람은 분명 나처럼 정서불안, 집중력장애로 가득한 불쌍한 사람이었을 것 같다. 아무쪼록 나는 감사할 뿐이다. 심지어 이걸 한 번 만져보고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고 하는 큰 아들의 모습을 보며 이 제품의 최초 기획자 분께 무한한 감사를 드릴 수 밖에 없다. 경제적 여건이 되면 정품을 구매하여 그 은혜에 보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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