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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Oct 26. 2015

내읽책_제로투원(Zero to One)

'하나(The One)'를 만들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제로투원은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틸(Peter Thiel)이 쓴 책이다. 제목 그대로 제로투원(Zero to One)은 완벽하지 못한 제로의 상태의 존재를 하나의 완전한 원의 상태로 만들기 위한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엘론머스크보다는 조금 덜 못되게 생겼다.




우선 나는 이책을 두 번에 걸쳐 읽었다. 내용이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다른 많은 책들의 논리구조가 굉장히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같은 책을 두 번에 걸쳐 읽게 되었다. 결국 내가 느낀 바는 문영미 교수님의 디퍼런트와 장하준 교수님의 경제학 강의의 절묘한 믹스 형태가 피터틸의 제로투원의 느낌이다. 그리고 바이럴마케팅이나 모두가 팔아야 한다 라는 문단에서는 다분히 참여감과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책의 주제는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내용이지만 역시 글쓰기 방법에 있어서 독점이란 없는 것 같다.








피터틸이 말하는 성공에 대한 두 가지 관점


피터틸은 독점은 곧 시장의 불균형 상태이지만 이것은 반대로 특정한 기업이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즉 다시 평범한 경쟁관계를 뚫고 올라온 독점 기업의 존재가 기업 경영과 전체 경제의 관점에서는 사실 성공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너무나도 맞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모난돌이 정맞는다.'라는 국내 정서와는 또 반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물론 나는 '모난돌이 정맞는다.'라는 동양적인 정서보다는 피터틸의 의견에 손을 들어준다.'

사실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수익이 정체되는 시장에서 그 시장에서 경쟁 중인 기업들이 지금 당장 이윤이 남는 다는 이유로 현재상태를 지속가능경영이라고 외치고 있다면 그건 아마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그건 사실 정반대로 지속불가능경영인것이다.

다만 우리는 모든 경쟁의 상태가 수익감소의 상태로 시장을 이끌고 가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피터틸이 이야기 하는 격차가 확연한 독점만이 살길일 것이다.

나는 시장의 일반적인 상황은 새로운 Player가 들어오지 않거나 혹은 새로운 Player가 들어오더라도 힘을 쓰지 못하는 특정한 수평(Horizontality)유지 상태가 대부분이며 그들이 함께 한발 한발 점진적 발전을 하는 것 역시 단순 독점 만큼이나 중요한 발전의 방정식이라고 생각한다. (다수의 기업이 점진적 발전을 하면 그만큼 그 시장에는 독보적인 독점기업이 등장하기 어려워지기도 할 것이다.




독점 이외에 그는 성공을 위하여 운에 기대지 말고 모든 잠재적 Risk의 요소를 모두 삭제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심지어 합병을 해서라도 말이다.

운에 기대지 않는 다는 것은 꼭 합병과 같은 거창한 부분이 아니라도 일상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어릴적 공부를 그리 잘하지 못했다. 게다가 심지어 더 큰 문제였던 점은 시험을 보았을때 맞췄는지 틀렸는지 애매모호한 문제가 있는 경우 그들 대부분을 맞았다고 생각하고 성적표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대부분 실제 나의 성적은 내 머리속에 그리고 있던 성적과는 달랐다. 당연히 항상 시험이 끝나고 난 후 나는 매우 Negative한 상태였다.


그리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 부분들을 점점 바꾸어가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지금 나의 모토는 아래와 같이 변하였다.




                                            과정은 '매우 긍정적으로' 결과 예측은 '다소 부정적으로'




시험 공부에는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잘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면 할 수록 나는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의 미래 시험지를 대비하기 위하여 좀 더 열심히 공부를 하였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운에 기대지 않고 나의 방식으로 잠재적 Risk를 삭제하였던 것이다. 큰 Risk를 삭제하지 못하면 큰 성공도 기대할 수 없는 법이다.








내가 아닌 모든 이들이 나의 경쟁자인가 혹은 나를 아는 모든이들이 나의 협력자인가


필요 이상의 경쟁 관계는 전지구적인 성장을 방해한다는 관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피터틸이 얼마나 큰 관점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이렇게 큰 관점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기존 산업의 Eco System을 파괴할만한 아이디어를 가지기 어렵다. 페이팔을 필두로 피터틸이 현재 투자하고 있는 엘론 머스트의 사업들은 모두 일반인이 생각할 수 없는 크기의 청사진을 시작으로 사업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 화성에 간다거나 이를 위한 솔라시티를 구축하고 전기차를 만드는 것 등은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논리구조로 연결된 사업분야이다.

하지만 이런 천재의 삶 속에서도 또 다른 천재와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 법이다. 엘론 머스크가 바로 피터틸이 만났던 또 다른 천재였을 것이다. 피터틸은 혼자만의 성공도 분명히 욕심이 났을 터이지만 다가오는 닷컴버블을 예상하며 엑스닷컴의 엘론머스크와 손을 잡았다. 결국 그것은 페이팔 마피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된 셈이다. 그리고 심지어 자신의 동업자(엘론 머스크)를 이 책 후반부에 잘 그려진 이미지로 넣어 놓고 그의 칭찬을 많이 늘어 놓았다. 결국 나 이외에도 또 다른 천재를 나의 협력자고 만들었고 지금은 오히려 피터틸은 스스로의 사업을 번창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엘론 머스크에게 투자를 하고 있는 조력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도 하다. 아마도 그는 천재들이 서로 스크래치는 내며 싸우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예를 보면서 사람의 협력관계에 대한 확실한 인사이트를 얻었던것 같다.


강한 1명은 전투력을 측정하기 쉽지만 강한 친구들이 여럿있는 한 명은 전투력을 측정하기 어려운 법이다.








그가 예측한 부분들은 얼마나 맞을까?


그는 뉴욕타임즈와 트위터의 비교를 통해서 기술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적자를 내고 있는 트위터가 1억달러 이상을 벌고 있는 뉴욕타임즈에 비해 12배나 큰 시가 총액으로 상장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징가와 그루폰의 예를 함께 들었다. 

그런데 피터틸이 책을 쓰고 불과 2년여가 흐른 사이 트위터와 징가 그리고 그루폰은 아주 상태가 안 좋아졌다. 그 가운데 징가는 거의 몰락의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들은 모두 다분히 기술기반의 회사를 만들고 있었지만 구글과 같이 독점을 가질 수준으로 높지 못하였고 그 사이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져버려 결국 피터틸이 강조하는 불필요한 경쟁속으로 쓸려 들어가버렸다. 기술 기반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렇게 일반적인 경쟁에 쓸려 들어가버린 이들의 미래가치는 급격히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잭도시는 개발자 친화적인 기업방향으로 이 트랩을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다.)




전형적인 하방 차트




결국 그가 '독점기업 세우기' 챕터에서 이야기 하는 몸집키우기 없이는 기술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은 불가능하다. 즉 사업적 성공을 위해서는 피터틸이 이야기하는 다차원적인 요소를 AND로직으로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피터틸 역시 트위터가 이렇게 힘없이 쓰러질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을 것이다.








간접적으로 구글을 예찬하다.


이 책은 다소 특별한 부분이 있다. 피터틸은 구글과 애플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 구조에 대해서 너무 소모적인 경쟁이라고 피력하면서 동시에 구글에 대해서 독점기업이라고 이야기하며 꾸준히 칭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구글이 독점 기업이면서 정부로 하여금 구글이 독점기업이라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일들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까지 스스럼없이 써 놓았다.

이런 작은 디스까지도 나는 사실 피터틸이 구글을 굉장히 사랑하기 때문에 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책의 마지막 쪽으로 가다보면 등장하는 '기술' 챕터에 등장한 내용 중 '위대한 기술 기업은 가장 가까운 대체 기술보다 10배는 뛰어난 독자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고 적은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 엘론 머스트의 실사 느낌이 나는 일러스트 이미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꾸만 구글의 문샷씽킹 프로젝트들이 생각났다. 그가 테슬라를 칭찬하는 순간 나는 그 칭찬이 모두 동시에 구글의 칭찬인것처럼 느껴졌다. 피터틸은 페이팔을 넘어서 구글과 같은 기업을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책의 모든 챕터를 넘어서 '시간이 흐른다고 미래가 되지 않는다.'라는 마지막 장의 문구가 머리 속에 남았다. 하나(The One)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시간이 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주말 아침을 늦잠으로 보내거나 평일 저녁을 TV시청으로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고 싶었던 피터틸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개척하지 않은 미래는 미래가 아닌 것이다. 기존의 경쟁에 묻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큰 메시지가 이 책으로부터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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