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그램 같이 생긴 지그재그, **샵같이 생긴 페이스북
온라인커머스의 영역은 아주 오래전부터 외길을 걸어오던 영역이다. 그리고 제품의 판매와 이익의 창출이라는 연결된 고리가 지금까지 효율성 위주의 목표로 온라인커머스를 이동시켜왔다. 많은 것을 잘 노출하는 상품의 전시, 이탈이 없는 고객 동선 그리고 편리한 검색과 결제 기능을 요구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로 모바일의 시대에 들어서서는 플리킹, 인터랙션, 햄버거UI 및 다양한 탭 UI그리고 탭바 기능요소 등이 활용되었다. 결제 측면에 있어서 수 많은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단번에 결제가 가능한 원클릭 기능은 아마존에 의해 20년전 도입되어,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기능이 되었다. 또한 웹 로그 기반의 애널리틱스 측면에서는 무료로 사용이 가능한 구글 애널리틱스 등을 통해서 고객들이 쇼핑몰에 어떻게 들어오며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페이지에서 이탈하는지를 알 수 있다.
효율은 이처럼 오랜 온라인커머스의 발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였다. 앞으로도 이런 효율의 경쟁은 지속되겠지만 이제 충분히 매장/상품/결제에 대한 많은 UI와 UX가 정돈된 오늘날의 온라인커머스 시장에서 단지 효율만으로 다른 쇼핑몰과의 격차를 엄청나게 벌리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효율이 평준화되고 있는 지금 그 경쟁은 표현의 범위로 옮겨가고 있는 듯하다.
온라인커머스에서 표현의 변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들은 많다. 먼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검색 결과창의 ‘연관 검색어’ 부분이다. 과거에 이름만큼이나 딱딱한 모습이었던 ‘연관 검색어’ 기능은 최근 들어 많은 쇼핑몰들에서 해시태그의 형태로 변신하고 있다. 이처럼 해시태그를 통해 표현되는 검색어의 연관정보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친근한 표현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외에도 상품 추천을 영역을 보면 과거 ‘이 제품을 본 고객들이 구매한 제품’과 같이 한없이 딱딱한 표현이었던 메뉴들이 ‘남들은 뭘 샀지?’와 같은 모습처럼 대화체로 풀어져서 표현되고 있다.
소호몰에서의 변화는 더욱 급진적으로 보인다. 연령별 필터를 통해서 다양한 소호몰을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로 성공한 지그재그는 화면의 구성을 비롯한 전체적인 표현방식이 과거의 전형적인 온라인쇼핑몰과는 다른 좋은 예이다. 지그재그는 추천하는 각 쇼핑몰에 대한 특징 정보를 해시태그 형태로 제공한다. 또한 쇼핑몰의 대표 이미지 역시 최대한 이미지를 크게 보여줄 수 있는 사각형의 썸네일 이미지가 아닌 디자인적으로 예뻐 보이는 동그란 이미지 형태로 제공한다. 게다가 각 소호몰의 상세페이지는 언뜻 보면 마치 인스타그램의 화면을 보는 듯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화면 구성이다.
최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ICT의 혁신이 접목되어 온라인쇼핑몰들이 자신들을 고객들에게 표현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쇼핑을 도와주는 챗봇은 일방적이지 않고 상호적인 느낌이 드는 쇼핑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붐이 일고 있는 미디어커머스 역시 멀티미디어 콘텐츠, 양방향 소통, 그리고 콘텐츠가 있는 커머스라는 새로운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사례를 종합해 보면 한가지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바로 온라인커머스가 보여주고 있는 다양한 표현의 방식이 소셜미디어의 그것과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라이브, 대화창, 해시태그 그리고 UI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비스의 성향이 정반대 쪽에 있는 줄 알았던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커머스가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반대의 경우도 벌어지고 있다. 페이스북 내에 상품전시와 커머스 연동이 가능해지듯이 말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이종산업간의 화학적 믹스현상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 안에서 UX의 변화뿐 아니라 폭넓은 시장의 확대에 이르는 온라인 비즈니스의 혁신이 싹트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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