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내읽책

내읽책_만들어진신

The God Delusion

by Jaeseung Mun

'만들어진신'의 원서의 영어제목은 The God Delusion'이다.


신에 대한 Delusion을 다루는 책인 것이다. 그럼 Delusion의 의미를 한 번 정확히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Delusion의 정의는 아래 네이버 페이지를 참고해 볼 수 있다.

직접 기술해 보면 '망상', '착각', '오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간단히 알 수 있듯이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을 통해 신 그리고 종교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망상', '착각', '오해'를 논리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책의 제목을 '만들어진신'이라는 단어로 바꾸어내었다. 내가 이 책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여기에 있다. 도킨스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신과 종교의 개념이 만들어낸 진실과 거짓, 사실과 과장에 대한 부분은 Delusion이라는 단어로는 매우 잘 표현되지만 정책 '만들어진'이라는 말로는 잘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목이 이렇게 됨으로 인해서 이 책은 그 내용의 본질을 살짝 흐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op_hty&fbm=1&ie=utf8&query=delusion


어쩃든 이 책의 내용은 어느 누구도 선뜻 던지지 못했던 화두를 던졌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어 보인다.






과학과 신의 대결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이것은 철저히 관점에 따라 다른 답을 얻을 수 밖에 없다. 사실관계에 대한 검증이나 옳고그름이 아닌 맞고틀림으로 간다면 그 대결의 결과는 단연코 과학의 승리일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이 이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나 역시 퇴화된 꼬리뼈 탄소동위원소법에 따른 지구 생물의 나이추론 등으로 미루어보아 지구가 탄생한 것이 6,000년 혹은 1만년일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소 궤변적이기는 하지만 현실속에서는 과학으로 절대 설명이 불가능한 종교와 종교적 관점으로는 논리가 상충하는 과학은 서로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이 세상에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 (혹은 읽기 전에도 이미 그럴 수 있겠지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역시나 도킨스가 던지는 의문 혹은 질문들에 대해서 종교는 명쾌한 답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51w%2BaIBx-7L._SX319_BO1,204,203,200_.jpg






종교가 없는 세상이라면?


나는 비록 거의 성당에 잘 나가지는 않고 있지만 누군가가 나의 종교를 묻는다면 1초도 기다리지 않고 카톨릭 신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세상에는 나 같은 부류의 냉담 신자가 매우 많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종교로부터 얻어내고 있는 것은 심리적 안정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도킨스는 그런 심리적인 부분은 만약 종교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무엇으로 인해서 충족되었을 부분이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우리가 그 부분을 확정적으로 논의하려면 종교 혹은 미신 그리고 무속의 영향이 전혀 없이 생존해온 제3인류가 있었다면 확인가능했겠지만 내 생각에는 적어도 지구상에는 그런 인류는 없어 보인다. 여러개의 대륙에 서로 나뉘어 떨어져 살아왔던 서로 다른 인류들은 제각각의 기준에 따라 무속과 미신 그리고 종교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나약한 인간이 이 세상을 정복할 수 있었던 기원 아래에는 분명히 종교로의 응집과 그 응집의 결과인 응집력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당연히 그런 응집력은 있어왔고 이런 형태와 규모를 가질 수 있었던 인류의 응집력은 국가와 종료 두 가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국가와 종교 모두 근거리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이 가지고 있었던 문화나 관습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 가운데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부분은 종교가 되었고 구체적이며 구조적인 부분이 국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오래전부터 종교가 인류에게 없었다고 한다면 우리의 문명이 이렇게 높은 수준으로 번창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종교의 오류나 비약 그리고 폐해를 다룰때 종교로 인해 얻을수 있는 부분도 함께 논의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


종교가 없어도 괜찮은 현재 뿐만이 아니라 종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을 과거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 책의 가장 뒷면을 보면 도킨스는 신과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 '신이 없어도 인간은 열정적이고 영적일 수 있다.'라는 코멘트를 남기고 있다. 이 부분 역시 맞는 말이기도 하면서 또 어떤 부분에서는 과연 그럴까 싶은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국가와 종교는 실제로 지구상의 다른 모든 동물들이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동시에 인류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모성애와 (작지만)이타심, 그리고 집단행동까지 대부분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다른 동물들도 조금씩 가지고 있는데 국가나 종교라는 형태만은 전혀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것은 '상상'과 '가상' 그리고 '마음속'이라는 매우 공통적인 곳에 자리잡고 있는 믿음으로 부터 파생되는 결과물일 것이다.



00501084_20170725.JPG






책의 가장 뒷장에는 몇 가지 문장들이 더 적혀 있다. 그 몇 가지 문장들에 대해 나의 생각을 적어 보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신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는 단지 가설일 뿐이다.'

- 과학적 검증으로는 신이 실존하지 않을 확율이 높다. 그리고 '신이 존재하는 증거'를 대기도 어렵고 동시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 증거'를 대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신이 사라진 뒤, 인간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책 안의 내용을 보다보면 고학력으로 갈수록 신과 종교를 믿는 사람이 적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내 체감으로도 신을 믿고 종교를 가지는 사람의 수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신의 빈자리는 과학이 채우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유일신 종교가 아닌 불교나 유교 쪽으로 가더라도 교인이 줄어드는 추세가 있다면 아마 종교인이 줄어드는 이유는 유일신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인류의 삶이 종교에 기대는 부분이 줄어들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이제 동굴이 아닌 콘크리트로 된 집안에 살고 있는 인류는 들짐승의 공격이나 추위나 비바람으로부터의 위험이 현격히 줄어들었고 식량의 부족이나 영유아의 생존율과 같은 어려움도 매우 크게 줄어들었다. 인류가 종교를 통해 기도하는 부분들이 덜 절실한 부분에 대한 것으로 변하고 있기에 어떤 누군가는 종교가 없이도 편하게 살수 있어지지 않았나 싶다. 즉 태초에 종교가 인류사에 큰 영향 혹은 도움을 주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지만 앞으로는 그 영향이 줄어드는것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닐까 싶다.


인간 존엄성은 신 앞에서 어떻게 무너졌는가?

과거 종교가 존재함으로 인해서 벌어졌던 수 많은 악행들에 대해서 도킨스가 지적한 부분이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그 문제들이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그 이면에는 종교가 등장함으로 인해서 인류가 문명을 건설하고 집단행동을 통해 빠르게 진보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에 이런 Side effect는 피하기 어렵지 않았나 싶다. 그와 반대로 나는 혹여 인류가 종교없이 발전해 왔다고 하더라도 도킨스가 지적한 악행들은 분명 지구 어디에선가 크게 자행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뇌는 충분히 도덕적이다!

이런 인간의 이타심 혹은 선함에 대해서는 나는 반대의 의견을 던진다. 나는 인류가 유인원으로부터 분리되고 '상상'을 가지고 국가와 종교를 만드는 과정에서 옳고그름의 논리를 만들고 교육하게 되는 과정 속에서 '도덕적'이라는 개념이 학습된 것이지 태초의 인류가 도덕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인류에 비교하여 기원전 300년의 인류가 평균적으로 도덕적이었을까? 하는 부분조차도 현대의 인류가 더욱 많은 도덕적 교육과 종교적 믿음으로 인해 평균적으로 더 도덕적인 인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읽책_IT트렌드스페셜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