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로잡은 히트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말하고 싶었던 것 같긴한데
영역을 불문하고 세상의 수 많은 히트작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 특별한 부분이 있어보이기는 법이다. 어떤 누군가는 불굴의 의지로 꾸준히 도전하는 근면성을 바탕으로 히트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도 또 다른 어떤 누군가는 천재적인 발상과 재주로 히트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이처럼 다양한 형태와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히트'라는 존재에 대해서 가능한 구체적으로 '히트'가 발생하는 절차를 기술하고 그걸 이끌어낸 경우들을 패턴화하며 '히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려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히트메이커에 대한 크게 2 가지 포인트를 말하고 있다.
그 첫 번째는 히트메이커가 만들어내는 제품 혹은 콘텐츠가 Creation의 관점에서 기존에 아예 없던 것을 창조해 낸 다기 보아는 애초부터 익숙해왔던 것을 이어받아 히트를 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례로 수 많은 소설이나 영화 등의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정확히 언급하지 않은 부분은 동일한 Original을 가지고 어떤 쪽으로 변형하였을때 히트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 부분을 집어내지 않아버리니 결국 남는 인사이트가 별로 없다는 부분은 이내 아쉽다. 사실 사람들이 궁금해 할 부분은 조금 추상적이더라도 어떻게 기존의 Original을 변형하였을때 히트의 가능성이 높으냐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반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OST의 거장이라고 불리우는 한스짐머의 경우 그 음악이 어떤 과거의 멜로디패턴이나 연주방식을 계승했기 때문이 아니라 OST라는 장르와 최적화될 수 있도록 극의 전개에 적절하게 맞춰진 음악을 만들었기에 히트메이커가 될 수 있었다. 단순히 음악을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상미와 매칭에 대한 부분과 특유의 웅장함을 통해 한스짐머의 음악인 것이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절대 한스짐머와 모짜르트 간의 연관성을 찾아 낼 수는 없다.
또한 저자가 이야기했던 고전의 이야기들의 현대에도 인기 있는 부분은 콘텐츠가 가질 수 있는 복잡성으로 인해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야기' 혹은 '글'이라는 것은 무한한 주인공이 나올수도 없을 뿐더러 한정된 주인공이 가질 수 있는 성격의 유형도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지나치게 극과 극을 달리는 캐릭터를 만들어서 글을 쓰게 된다면 그 글이 가질 어지러움은 이내 상상 가능할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그림' 혹은 '음악'의 경우는 작자의 운신의 폭이 더 넓을 수 있다. 더 넓은 음역대와 악기들 심지어 사람의 목소리를 쓰거나 채색을 위한 도구와 물감 그리고 대상이 되는 피사체와 화풍까지 창작에 있어서 고려할 수 있는 컨텍스트가 더 많은 영역에서는 Originality가 가지는 '히트'상의 비중이 낮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좋은 'Original'을 잘 활용한 성공적인 '히트'작 이라는 것은 너무 뻔하디 뻔한 교훈 아닌가!
두 번째는 히트작에 대한 확산에 대한 부분이다.
전파는 눈덩이를 굴리듯이 커져간다는 이야기는 시작부터 뻔하디 뻔한 이야기이다. 나 역시 실제로 오래전부터 글을 써오면서 '공유'의 힘과 '추천'의 힘을 몸소 겪은 사람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공유'와 '추천'의 힘은 소셜미디어 영역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매일매일 배포가 되는 콘텐츠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서 왠만큼 파급력 있는 '공유'와 '추천'으로는 콘텐츠가 성공하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책에서 나와 있는 것처럼 엄청난 셀럽이 내 콘텐츠를 퍼 가는 행위는 그 가능한 방법을 직접 알려주지 않는 이상은 세상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달성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사회는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음지에 머물러 있다면 잘 흥행하지 못하고 설사 양지로 살짝 올라온다고 하더라도 아마 하루에도 수억개 씩 꽂히고 있는 '공유'와 '추천' 속에서 변별력이 없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실상은 콘텐츠와 추천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실릴 수 있는 매체와 구독자를 정확히 선별하에 캐즘(Chasm)의 단계에 빠지지 않고 일단 생존할 수 있는 콘텐츠 생존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 책은 비록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의 기준 속에 히트메이커는 크게 2가지로 구분 된다. 그 하나는 한 번의 히트를 만들고 존재감이 사라져버린 원히트원더에 해당하는 히트메이커이며 다른 하나는 꾸준히 히트작을 만들어내는 멀티히트메이커가 아닐까 싶다. 내 생각에는 '히트메이커'라는 주제를 논하려면 이 부분이 빠질 수 없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은 부분은 이 책의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이책이 제목은 비록 '히트메이커스' 이지만 그 내용은 사실 너무 국지적인 부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닐까 싶다.
'The Science of Popularity in an Age of Distraction'이라는 이름에 부합하는 내용인가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은 혹시라도 진정으로 '히트메이커'가 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반대로 적게나마 '히트'라는 것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