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생존법? 틈새시장?
이 책의 키워드는 제목에서 드러나는것과 같이 바로 '아날로그'와 '반격'이다. 아날로그라는 주어가 반격이라는 동사를 행한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나는 책을 거의 다 읽어가는 순간에 몇 가지 질문이 생겨났다.
첫번째는 '아날로그'의 정의이다.
'아날로그의 정의는 디지털의 반대인데 디지털의 정의는 무엇인가?': 디지털의 정의가 협의적이면 세상은 여전히 아날로그로 가득차 있다. 반대로 디지털의 정의가 광의적이면 세상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양분하고 있다. 우리의 삶을 대상 점유 시간으로 기준한다면 디지털이 세상을 절반정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에게는 반격이 필요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환경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세상은 여전히 아날로그 천지이다.
그리고 그 연장에서 아래와 같은 질문도 한 가지 가능하다.
'아날로그와 오프라인의 개념은 동일한 것인가?': 이것은 환경적인 관점에서 아날로그를 해석한 것이다.
두번째는 '반격'의 정의이다.
자고로 반격이라고 한다면 상대방에게 공격을 가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에서 반격을 한다면 사실상 시장에 유의미한 영햐을 끼쳐야 한다. 비주류의 시장이 되어버린 존재가 주류의 시장의 옆구리를 살짝 간지럽힌 것이라면 그것은 반격이 될 수 없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반격 or 생존 or 틈새시장 공략 가운데 무엇이 이 책에 어울리는 실제 내용인지 분별할 필요가 있다. 혹시 자칫 잘못하여 이 책을 읽고 아날로그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는 구나 라고 부분적으로 착각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자.
1.쇼핑몰과 매장
길트그룹 10조원으로 평가는 온라인 시장이 과대평가되어 부풀려진 결과
와비파커가 오프라인에 매장을 내는 활동
- 사례를 길트로 본다면 이 글을 이해가 되지만 실제로 온라인 만으로 어마어마한 매출 규모를 견인한 회사들은 구지 그 사례를 하나하나 나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다.
- 와비파커는 온라인의 브랜딩이 없었다면 오프라인의 와비파커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 와비파커의 핵심은 온라인인가 아니면 오프라인인가. 와비파커의 사업비중이 어떻게 되는건가?
- 이 두 회사가 게임체인저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본질적으로 온라인 사업 상에서 차별화 포인트에서 기인한다. 그들의 실적 이슈를 떠나더라도 경쟁력의 핵심은 온라인으로부터 창조되었다. 길트가 쇠퇴하고 와비파커가 오프라인 매장을 낸다고 해서 그들이 아날로그의 반격에 적합한 사례라고는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본질이 분명 디지털에 있는데 그것을 아날로그의 사례로 연결한 부분은 조금 무리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2. 온라인의 한계?
- Task의 숙련화: 숙련화 부분에 대하여 디지털의 발전으로 인해 차창 밖으로 목적지가 보이는데 열심히 네비게이션만 보고 운전하는 운전자의 사례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사례이다. 이제 완벽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우리를 정확히 집앞까지데려다 준다. 저런 일들이 벌어졌던 것은 이미 4~5년 전의 일이다.
- 사람의 생각이 이루어지는 것은 전적으로 오프라인의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e북을 볼 것인지 종이책을 볼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이미 사람의 기호의 영역으로 넘어갔으며 이외에 생산성이나 업무 처리의 효율화 그리고 정보의 접점, 콘텐츠의 활성화는 이미 디지털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이 사실을 부정한다면 그건 정말 무지한 일이다.
인간의 삶은 기본적으로 99% 아날로그이다. 햇빛이 비추고 나무가 광합성을 하며 물이 흐르고 강아지와 고양이가 뛰어나는 세상을 우리는 여전히 살고 있다. 이런 세상 속에서 LP가 다시 생산되고 종이책 판매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아날로그의 반격이라고 하기에는 사례가 좀 협소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있다. 그야 말로 아날로그가 가득한 삶을 추종하는 사람의 규모가 늘어서 계산기 없이 주판을 쓰거나 디지털 저울이 아닌 양팔저울을 쓰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모를까 반격의 이슈는 오히려 디지털 삶속에 아날로그의 융합이나 부드러워 짐 정도로 표현되어야 할 것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가운데 '윽박이'라는 분이 계신다. 이 크리에이터는 콘텐츠의 내용이 시골 속에서 야생의 삶을 직접 체험하고 보여주는 것이다. 마치 TV에서 '자연인'을 다루는 TV프로그램과 같이 말이다. 족장 김병만을 포함하여 이런 콘텐츠가 흥행하는 것은 결코 아날로그가 반격을 해서가 아니다. 디지털의 흐름을 아예 꺽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의 삶 속에서 아날로그의 휴식과 안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디지털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물건들로 등장했던 피젯큐브, 피젯스피너 등 역시 반격이 아닌 조화를 위한 물건들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 역시 이 책을 그런 관점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