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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Sep 24. 2015

접는 휴대폰이라고?

벌써 이렇게 기술이 발전했구나? 근데 뭐가 좋은거지?

얼마 전 휴대폰 전문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는 Sammobile에서 접는 휴대폰에 대한 루머?가 나왔다. 그 즉시 많은 IT관련 매체들은 이 내용이 과연 사실인지 그리고 내년이라고 써져 있는 그 휘어지는 폰에 대한 출시가 가능한지에 대한 추측들을 쏟아냈다. 아니 세상에 접는 휴대폰이라고? 그런 휴대폰은 사실 SF영화에서도 본적이 없다. 


루머와 함께 나온 휘어지는 폰의 이미지


우리는 십년도 전에 영화속에서 물리 버튼 하나 없는 터치 방식의 스마트폰을 보고 이후 약 7년 후에 정말 그렇게 생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었고 또한 음성으로 주행 명령을 하거나 자동 주행하는 자동차들을 15~20년 전부터 영화에서 봤으며 그런 차들은 조만간 이 세상에 등장할 것 같지만 접어서 넣을 수 있는 휴대폰은 적어도 나는 영화속에서조차 보지 못한 것이다. 나에게 휘어지는 휴대폰은 신문물처럼 느껴진다. 그야말로 신문물처럼 느껴진다.


접는건 왠지 멋지다.

접는 휴대폰이 나오면 왠지 멋질것 같다. 만약 내가 돈이 꽤 많이 있어서 접는 휴대폰을 빨리 살 수 있다면 (아마도 Foldable Display 원가도 그렇고 내부의 기판 설계를 비롯하여 접히는 단말을 설계하면서 접힌 상태의 안테나나 신호 간섭을 모두 잡았을테니 R&D 비용이 만만치 않을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꺼내놓고 자랑할 것만 같다. 이리접고 저리접고 마치 묘기를 보여주듯하고 아마 다른 사람들도 신기해 할 것이다.


신기함 이외의 것은?

신기한게 좋은 물건들은 꽤 많다. 기발한 발명품들이나 마술의 트릭 혹은 놀라운 영상 콘텐츠나 스타킹과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 모두 신기해서 좋은 것들이다. 신기하다는 것은 보통 좋은 의미로 사용된다. (뜬금 없지만 최근 신기할정도로 귀엽게 생긴 희귀동물 페넥여우가 너무 귀엽게 생겨서 멸종 위기라고 한다. ㅜ.ㅜ) 


본 글과 큰 상관 없지만 귀여워서 가져온 페넥여우


그럼 스마트폰은 신기함이 필요한 물건일까? 스마트폰이 물론 일부 부분적으로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물건이기는 하지만 제품자체의 하드웨어 외형이나 그 속성으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물건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은 거의 대부분 소품종 대량 판매의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친구 네다섯명만 모이더라도 같은 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지기수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신기한 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 보통 남들이 별로 안사는 즉 선호되지 않는 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일수이다. 결국 논지를 약간 벗어나기는 했지만 휴대폰이라는 제품에 있어서 신기함의 가치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사용성이 좋을까?

휘어질 수 있는 폰은 아니지만 휘어져 있는 폰들은 이미 출시된 적이 있다. 삼성의 라운드나 LG의 플렉스 시리지는 여기에 해당한다. LG플렉스는 위 아래로 휘어져 있는 화면 덕분에 통화를 할때 얼굴의 곡면을 타고 폰이 얼굴면에 접촉될 수 있다거나 혹은 영화를 볼때 폰을 가로모드로 놓은 채로 마치 영화 관에서 영화를 보듯이 이상적인? 곡면 화면상의 동영상 콘텐츠 감상이 가능하다. 삼성 라운드는 왜 휘었는지 잘 모르겠다.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각각 조금씩 다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두 가지 폰은 좋은 실험 수준에 그쳤다. 사람들이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휘어져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


하지만 완전히 휘어 있는 휴대폰은 조금 다를지 모른다. 접을 수 있다면 접어서 어딘가에 넣을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Foldable Display라고 하면 떠오르는 옛 단어인 폴더 폰들을 쓸때 접었기 때문에 좋았던 점들이 있었을까? 어떤 사물이던지 접으면 두꺼워지고 두꺼우면 튀어 나오게 되어 있다. Foldable Display 스마트폰 역시 접으면 바지에서 튀어나오고 별로 보기 좋지 않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원래 폴더에서 현재의 스마트폰 형태로 폰의 역사가 진화해 왔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다시 접는 방식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더욱이 폰이 접히면 폰의 두면이 맞닿아 지면서 발열이 어렵고 주머니 같은 곳에서는 더욱 따뜻해지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또 한가지 궁금한 점은 일단 접은 폰은 어떻게 빳빳이 펴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접히는 폰을 어떤 순간엔가는 빳빳히 펴서 보고 싶을 텐데 그걸 위해서 롤러를 들고 다닐 수는 없는 법이다. (난 사진은 평평한 화면 위에서 보고 싶다. 아마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접고 싶은게 따로 있기는 하다.

접는 다는 것은 보통 부피가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욕구이다. 내가 접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은 보통 큰 물건들이다. 노트북이 접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고 때로는 아이들이 TV를 너무 많이 보고 있으면 TV를 접어서 창고나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절대적인 크기가 큰 제품들은 접으면 확실히 좋다. 그런 면에서 최근 LG에서 나온 접히는 키보드는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부분적으로 들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워낙 깔끔한 형태로 접히는 모양도 장점이다.)


LG 롤리 키보드


크지 않은 물건을 접는 것은 다른 부분에 있어서 가치 부여를 해 주어야 한다. 더욱이 스마트폰을 접고 펴고를 반복하면 디스플레이의 수명은 단축될 수 밖에 없다. 수명이 단축된다는 것은 부품을 교체해야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이미 폰을 가지고 다니다가 떨어뜨려 깨진 후 굉장히 큰 돈을 지불하고 수리해 본 경험들이 각자 한 두번씩은 있다. (죄송하지만 저는 사실 그래 본적은 없습니다.)


네모의 꿈 극복하기 프로젝트

예전에 유명했던 푸른하늘이라는 그룹의 리더인 유영석님이 만든 WHITE라는 그룹의 '네모의꿈'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세상이 워낙 평평한 직선에 익숙해져 있어 모든 사물이 네모낳게 생겼지만 그 안에서 인생은 둥글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해'라는 가사가 정말 있다.)

모든 스마트폰들이 네모의 세상을 만들고 있지만 그 틀을 벗어나려는 누군가의 꿈은 매우 높이 산다. 하지만 그만큼 네모로 가득찬 세상을 넘어서려면 네모가 아닌 다른 형태에 더 큰 가치가 부여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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