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내읽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eseung Mun May 16. 2016

내읽책_나쁜사마리아인들

남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동을 한다고 하여 이런 악행을 저지르는 사마리아 인들을 나쁜 사마리아 인이라고 한다고 한다. (반대로 선한 사마리아인도 있다.)


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이에게 더 큰 어려움을 선물하는 강대국들의 행태에 대해 쓴 책이 바로 장하준 교수의 '나쁜사마리아인들'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책은 이미 제목에서부터 읽고 싶은 생각이 마음속에서 샘솟는 책이지만 게으른 나는 이 책을 책이 출간된지 10년이 지난 후에 읽었다.








도대체 왜 장하준 교수는 강대국들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고 하는 것일까? 책 전체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메시지는 간단하다. 이미 경제가 성장한 강대국들 경제대국들이 이를 뒤따라 발전하고 있는 개발도상국 및 이하 국가들에 대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제공하기 보다는 IMF 등의 세계기구를 통하여 그들의 발전을 저해하는 정책을 수용하도록 적지않게 압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은 신자유주의와 같은 용어들로 포장되고 있다.


그런 행동은 주로 해당 국가의 시장을 조건없이 개방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내수 시장이란 한 국가의 경제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가용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인큐베이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현대차처럼 삼성처럼 말이다. 경제 발전의 초기에 특정 국가가 규모가 어느정도 있는 경우에는 무작정 세계 최고의 제품과 경쟁하지 않고 어느 정도 제품의 품질이 올라오고 다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자연스러운 기업경쟁력 보유를 위한 시간까지 내수 경제 안에서 보호를 받으면서 스스로의 힘을 키워나갈 수 있다.


만일 그렇지 못하고 우리의 포니가 전면적으로 개방된 시장에서 미국차, 독일차, 일본차와 맞붙었다면 그 결과는 구지 여기 적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명확할 것이다.




현대 포니





그렇다. 누구든지 신자유주의라는 그럴싸한 현수막을 필두로 아직 영글지 못한 시장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시장 개방을 강제 유도할 수 있다면 그 어떤 개발도상국도 선진국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이건 마치 잠재력이 큰 권투선수 신인을 기량이 오르기 전에 챔피언과 맞붙게 해서 반신불수로 만드는 것과 같다.


한편 이 과정에서 우리의 내수 시장에서 기업을 보호하고 키우는 과정, 바로 그것을 보호무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호무역이란 그 단어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질수 있지만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마치 장하준 교수의 아들인 진규와 같이 어린이 혹은 약자는 경제의 영역에서도 보호되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밑도 끝도 없는 쇄국정책식 보호무역이 아니라면 말이다.)


한편 다행인 것은 그나마 우리가 공업을 중심으로 경제발전을 시키던 시기는 FTA와 같은 전면적 관세철폐와 같은 트렌드가 아직 유행하기 전이었다는 사실이다. 만일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처럼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에 그런 나쁜사마리아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면 우리는 그 커다란 방해물에 다리가 걸려넘어져 더욱 허우적대고 있을지 모른다.








경제와 문화의 관계에 대한 부분은 어찌보면 나쁜사마리아인이 한 경제정책에 대한 행동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개발도상국과 후진국들에게 '열심히해도 넌 어차피 안되'라는 심리적 공격의 부분에서 그 죄질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듯이 사실 경제의 발전과 문화의 형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한 민족의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점 뿐 아니라 경제의 발전에 대한 성향은 민족성보다는 오히려 힌 시대를 이끄는 경제 리더에 의헤 변하기 마련이라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당연히 하나의 국가를 이끄는 리더의 성격과 문화는 민족이나 국가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성향에 수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도 어느정도 그렇다고 생각된다.




1900년대 초반의 서울




진취적인 성향의 국가원수들의 정책이 나라를 빠른 발전의 길 (동시에 위험한 도박도 함께 존재하고, 반대로 압제적인 정책의 영향으로 비민주적이이라는 이슈가 항상 있어왔다.) 을 이끌어왔다는 것은 세계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저자가 이야게 한 부분을 조금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문화의 형태가 경제 상황에 직결된다는 의견들는 모두 결과론적인 해석들 뿐이라는 점이다. 결국 현재의 약자를 더 약하게 보이게하기 위한 그럴싸한 이유를 붙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을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더 많은 수치와 인관관계 그리고 상관관계를 증명해야할 것이다.


물론 문화나 민족성이 경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부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저자는 '나쁘다'라는 정도로 강대국들을 표현하고 있지만,

이 책에 담겨 있는 내용의 수준은 단순히 '나쁘다'가 아니라 '아주 못되 처먹은' 그리고 '매우 계획적이며 체계적인 악의적행동'의 수준이다.


이런 강대국의 악행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에 더 실날하게 나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쁜사마리아인'의 책 제목 역시 '사다리 걷어찿기2'라고 했어도 무방하지 않았을까 싶다. 혹은 '아주 못되 처먹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사다리 걷어차기'도 괜찮겠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58




그런데 우리가 그 나쁜 사마리아인들에게 있어서 남겨두어야 할 하나의 질문은 있다. 

상대적 우위를 점한 자가 자신의 존속과 번영을 위해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을때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실 그 질문에는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대답할 수 없다.


이것은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측면에서가 아니라 과연 우리가 강대국이 되었을때는 우리 국가의 존속을 위해 어떻게 하겠느냐의 부분인 것이다. 




난 대한민국이 사마리아인의 위치가 되었을때 '얄미운 사마리아인들' 정도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면 왠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쁜사마리아인'이라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중요한 또 다른 포인트는 이 책이 매우 술술 읽혀나가는 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장하준 교수가 '나쁜사마리아인'을 쓰고 한참 후에 저술한 '경제학 강의'라는 책을 먼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여러차례에 나누어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한 30~40번은 나누어 읽은 것 같다. 반면 같은 시기에 읽었던 유시민 작가의 노무현 대통령 자서전인 '운명이다'의 경우 딱 3번에 나누어 3일만에 아마 대략 총 3~4시간 남짓만에 한권을 뚝딱 다 읽을 수 있었다.)


책은 좋은데 잘 읽히지 않는다.




이건 마치 맛있지만 먹기 어려운 갈비대에 붙은 고기와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은 나온지 아주 오래된 책이다. 처음 이 책이 나온건 2007년인데 나는 2016년에 이 책을 읽었으니 작가와 나 사이에는 10년 가량의 시간이 존재한다.


내가 부지런하지 못하여 저자의 시각과 10년차이를 가지게 되었으나 그렇다고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게으름도 나에게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책이 나온지 10년이 지나 읽더라도 그 메시지가 와닿고 마음을 울리고 현재의 시점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책이야 말로 진정한 명저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으며, 오늘 하루를 보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읽책_운명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