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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May 10. 2016

내읽책_운명이다

노무현이라는 세글자를 읽다.

이 책은 대통령 노무현이 아닌 인간 노무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 대해서 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서 브런치에 글을 발행해야 하는지에 여부에 대해서 대해서 매우 많이 고민하였다.

왜냐하면 이 책은 책을 리뷰한다는 행동의 관점에서는 감히 내가 무엇이라 이야기할 부분이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냥 읽고 이제는 세상을 떠난 그를 느껴면 되는 나의 관점에서는 매우 담백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그 마음을 고쳐먹었다. 왜냐하면 내가 이렇게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적어서 어디에라도 남겨 놓으면 그 내용을 본 사람들이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이 책을 더 읽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 이외에는 이 책에 대한 감상을 남길 이유를 찾지 못했다. (사실 차라리 혼자 읽고 혼자 느끼고 혼자 사색에 잠기는 것이 더 어울리는 책이라는 이야기이다.)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보다 저 손녀는 어떤 마음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가 손학규 전대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정치를 관둔사람이라면 그렇게 움막 같은 곳에서 살지 않는다. 나처럼 그냥 아파트에 산다.




라는 의견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유작가의 눈에는 손학규 전대표가 아직 정치를 완전히 관둔것은 아닌 것 같이 보인다는 부분을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 진정으로 정치를 관둔 사람이라면 자신이 가장 편하게 느낄 곳으로 돌아가는 법이다. 구태여 매우 불편한 곳으로 거처를 옮겨서 낮은 곳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도 없고, 또는 화려한 집터를 꾸며서 세를 과시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관두고 난 후에도 정치 욕심이 있었다면 아마도 서울에 머물러 있거나 혹은 산속으로 들어갔겠지만 그는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리고 편한 곳으로 돌아갔다. 


마치 유시민 작가가 아파트를 편하게 느끼는 것이상으로 노무현 대통령 역시 봉하마을을 가장 편하게 느꼈을 것이다. 유시민 작가가 국회의원이나 장관으로서의 삶을 버리고 일상 속에서 글을 쓰기 위해 아주 평범한 대한민국 평균의 주거 공간 정도면 충분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논과 밭을 가꾸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을 발전시키는 일원으로서 참여하고 생활하는 것이 남은 삶에 대한 확실한 명분이었던 것이다.

 






이미 그는 떠났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가 세력이 없어서, 혹은 스스로의 권세를 만들어 놓고 남겨두지 않아서 이 시대의 희생양처럼 떠났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그렇게 세력이나 권세를 만들어놓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그분은 과거 우리가 알던 그분과 같은 것일까?


그분이 떠나신 것은 정말 슬프지만 그나마 우리 가슴속에 남아 있는 것은 그분답게 살아가시다가 떠나셨다는 점이다.








결국 스티브잡스가 말했던 것처럼 카르마? 업보? 라는 부분은 결과론적으로는 사람의 인생에 있는 모양이다.


그것이 정방향 혹은 완벽한 비례치의 인과관계를 가질 수는 없지만, 이슈가 되었던 100만 달러 정도로 알려진 돈은 노무현대통령의 업보가 되어버린 것 같다.


제목 역시 그렇다.




'운명이다'




그 한마디에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느낌이다.


나는 다만 그것이 자서전에까지 나온 사실이라면 내가 아무리 노무현 그부분을 포함하여 그 사람을 기억해야한다고 생각하며, 동시에 그렇다고 그런 그의 업보가 그가 살아온 모든 인생을 어둡게 칠해버릴수도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시류에 부합하고자 하지 않는자가 높은자리에 오르면 그 후에 오게될 결과는 깊은 외로움이다.








이 책은 담백한 자서전이다.


이 책은 '체게바라의 평전'이나 소설이지만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칼의 노래'처럼 영웅적이거나 역동적이지도 않다. 그냥 모진 세상 속에서 열심히 그리고 고집스럽게 살다간 한명의 소시민적인 영웅을 있는 그대로 그려냈을 뿐이다.


이 이야기를 글로 담아낸 노무현재단과 유시민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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