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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May 17. 2016

내읽책_거꾸로교실

교실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다시 정의를 내리다.

거꾸로 교실이란 무엇일까? 당연히 아래 그림과 같이 멀쩡히 땅에 붙어 있는 학교와 교실을 물리적으로 뒤집어 놓자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역발상의 교육에 대한 내용이며, 동시에 그것이 역발상이라고 하기에는 기존 교육 방식이 애초부터 바뀌어야할 부분이 많았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교육은 교육의 내용을 전달하는 전달자 역할을 하는 선생님과 그 교육내용을 받아들이는 양방향적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교육'이라는 존재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학생의 관점이라기 보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생님의 관점에서 주고 이루어져왔다.


즉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의 교육 내용을 (경우에 따라서는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교육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미국에서 현재 실제로 학생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많은 선생님들이 제시하였고 여러가지 문제점을 타계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서로 공유하는 행동들에 대한 내용이 '거꾸로교실'이라는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이처럼 미국에서 그것도 전국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었던 새로운 교육 방식에 대해 멀리 떨어져 있는 한국땅까지 그 개념이 전달되게 된 것은 KBS를 통해 방송된 거꾸로교실에 대한 프로그램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쨋든 나는 이 책을 '에듀니티'에서 보내주셔서 접해보고 읽게 되었다.








나는 두 아이의 아버지이다.


두 아들은 아직 미취학 아동이지만 이제 곧 큰 애는 초등학생이 될 예정이다. 그리고 그 둘이 미래에 받게될 교육에 대해서는 걱정이 많다.


아직은 미취학 아동이기에 이런 저런 학습지를 하면서 1:1로 학습을 하곤하지만 이제 학교에 가게되면 많은 아이들 속에 수업을 받게 될 것이고 그런 다:1환경에서 과연 좋은 학습 성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가 걱정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공교육은 과거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과 같이 거의 60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한 반에 같이 있으면서 누가 코를 흘리는지 혹은 딴짓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선생님은 말하고 아이들은 듣는 일방적인 방식이었다. 선생님들은 대체로 학생들에게 애정이 있고 더 많은 아이들에게 더 폭 넓은 가르침을 주고 싶었지만 50분의 수업시간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스무명 남짓의 아이들이 한 반을 이룬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선생님이 말하고 아이들이 듣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거꾸로교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일방적으로 말하는 역할과 듣는 역할로 한정되어 있는 부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지적? 혹은 문제제기는 꽤나 합당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일방적이지 않은 대화형의 혹은 참여형의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더 깊은 배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식으로 진행한다면 50분의 시간은 모자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거꾸로교실'은 이런 교육의 개념을 일반 집 밖의 부분으로 확장하였다. 단순한 지식전달의 과정은 집밖에서 사전 과정을 통해 습득한 후 학교라는 교육 장소에서는 이에 대한 추가적인 부분이나 실증적인 교육 혹은 대화형 교육을 통해 지식이 체화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매우 좋아 보이며, 실제로 이 책의 전반에서 이런 방식의 도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많은 효과들을 적고 있다. 나 역시 그런 긍정적인 면에 대해 높이 산다.




다만 이 책에서 두드러지게 강조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런 사전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실제 절대적인 학습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목당 15분의 학습 시간과 하루에 6클래스의 수업을 아이들이 듣는다면 실제 매일 발생하는 사전학습의 시간은 1시간 하고도 반에 육박한다.




물론 그런 부분이 '거꾸로교실'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한 번 지적하고 넘어가고 싶었다. 물론 대한민국과 같이 사교육이 휑휑하게 퍼져 있는 곳에서는 어차피 '거꾸로교실'과 같은 사전교육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사교육으로 가득찬 선행교육을 받게 되는 부분이 있으니 더욱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어쨋든 그렇게 시작된 '거꾸로교실'의 교육방식에 대해서 학생들이 말한 조언들을 살펴보면, 큰 글씨가 아닌 작은 글씨에서 오히려 그 성공 방정식을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처럼 직접 보고듣는 방식이 아닌 단순히 듣는 것만으로 지식전달이 가능한 Podcasts 방식이나 뒤에 숨어 있는 의미에 대한 뜻이 될 수 있는 Behind 그리고 교육이 각각이 학생들의 수준에서 독립적으로 벌어지는 Independent와 같은 단어가 그럴 수 있다.




이런 단어들이 아마도 '거꾸로교실'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 듯하다.








한편 지금까지 살펴본것처럼 '거꾸로교실'은 지식전달과 학교 수업의 분리로 부터 시작되었고, 그 지식의 전달은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VOD 타입을 통하여 생각보다 수월하게 이루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 안의 내용만하더라도 학습성과에 대한 시스템과 선생님들의 동영상 제작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불과 몇년 사이에 우리는 아이폰만 가지고 있어도 영화를 찍을 수 있고(그만큼 화질이 좋고 폰 안에서도 영상에 대한 기본적인 편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유튜브를 통해 찍은 영상을 손쉽게 업로드 하며, 뜬금없지만 그 영상이 많이 조회되고 구글의 광고플랫폼과 연동을 하게 되면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거꾸로교실'의 학습에 대한 기본틀 그리고 그 틀을 구현하기 위한 시스템은 충실히 갖추어진 셈이다.


그런데 오히려 내가 '거꾸로교실'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아래 이미지와 같은 추가적인 디테일에 대한 부분이다. '20%시간'이라는 룰은 그 좋은 예이다. 이것은 마치 구글을 다니는 사람들이 회사 안에서 (실제로 그렇게 잘 운영되는 룰인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20%의 시간은 자신이 원하는 연구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수업 시간의 20%를 학생들의 열정을 위해 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구글과 거꾸로교실 모두가 일반적인 목적지향적인 프로세스가 아닌 성취지향적이며 자유로운 사고를 위해 20%의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나는 이런 디테일들이 진정으로 '거꾸로교실'이 가치 있는 교육방식인지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의 시간에 자는 아이들도 있겠지...








거기에 추가적으로 명시해 놓은 부분은 교사들의 관계에서 '거꾸로교실'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효과적인 지도 모델, 교사들의 폭넓은 협력과 아이디어 공유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수업 시간 내 기술 활용의 완전한 도입 등은 요즘 유행하는 공유경제의 형태와 같이 '거꾸로교실'이 한 명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지혜가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모델임을 확고히 한다.


이런 부분이 부각될수록 '거꾸로교실'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은 언제나 화두이다.


한때는 자사고와 같은 공교육 변화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한때는 대안학교가 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거꾸로교실'도 그렇게 지금의 시대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교육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보는 '거꾸로교실'은 보다 교육의 본질이 가지고 있는 정곡을 찌르는 철학의 변화에 가깝다. 이것은 단순한 정책의 변화가 아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주변에 교육이 존재하는 수 많은 교육자와 학부모 혹은 학생 당사자들이 이 책을 읽어볼 이유는 충분하다.


나의 두 아이들 역시 '거꾸로교실'과 같이 살아있는 교육을 받게되는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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