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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뚝배기 Oct 22. 2020

후회 없는 도전이란.

몇 주전 오랫만에 한 친구를 만났다.

상당히 오랜 시간을 고시 공부에 투자했던 친구라 얼굴 보기가 힘든 편에 속했는데 올해로 그 공부가 끝났다고 하여 겸사겸사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얼굴을 자주 못보는 친구인지라 몇몇 친구들은 만나기만 하면 그 녀석의 이야기에 열을 올리곤 한다. 특히 올해는 시험에 붙을 수 있냐는 등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그도 그럴것이 4년째 시험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다들 이쯤하면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많았고 올해는 떨어지면 어떻게 위로 해야하냐

고민하는 애들도 있었다. 사실 도전하는 건 남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닌지라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노릇이긴 했지만.


그러나 나도 내심 궁금했던 터라 만나자 마자 시험 잘봤냐는 말 부터 물었다. 대답은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은 듯 시원찮았지만 표정은 꽤 밝았다. 드디어 실성한 건 아닌가 싶어 이유를 물었더니,


올해를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시험을 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과에 상관 없이 후회 없이 공부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여서. 몇 년전 첫 시험에서 떨어져 난감해 하던 표정과는 퍽 다른 모습이었다.


후회 없이 다 쏟으면 저런 표정일까 싶을 정도로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 나름의 계획도 있었고 앞으로의 꿈을 준비할 것에 기대가 가득 차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괜히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사실 그 당시의  나 역시  수능을 준비하면서 후회 없이 정말 모든 시간을 쏟았던 적이 있었다. 남들이 객관적으로 봐도 그렇다고 할 만큼, 물론 1년 안에 모든걸 뒤집을 수 없었기에 결과 크게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도전한 덕에 대학에서 새롭게 하고 싶은 공부도 찾았고 다시 열정적으로 준비하면서 멀끔한 직장에도 어렵지 않게 다니게 되었다. 지금 와서 보면 그때의 결과는 안 좋았지만 나름의 최선의 결실을 맺은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람들은 늘 대단한 결과가 따라와야 도전의 끝이라고 다들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미 후회 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그 결실은 거의 맺어진거다. 더욱이 한번 그렇게 후회 없이 무언가를 해봤다는 건 나중에 어떤 방식으로든 결실이 따라오기 마련이고.


별거 없다. 결과가 나빠도 할 만큼 했으니 기쁘게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는 여유가 후회 없는 상태에선 생기기 때문이다. 다른 도전을 해도 그 전 처럼 해볼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가 경험치로 쌓여 있다.


아직 젊고 앞으로도 무언가를 계속 해나가야 할 나이이기에 이러한 도전이나 기분은 앞으로 차고 넘치게 느낄지도 모른다. 좌절할지도 모르고. 그렇지만 떡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분명 이런 기분을 한번 느껴본 사람이라면 어떤 도전이든 반 이상의 스타트를 끊어놓고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 본다.


뭔가 도전하고 있는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원 없이 해보기 바란다. 결과가 나빠도, 별것 아니지만 그 때 했던 노력이 어떤 방향으로든 좋은 결과 값으로 영향을 미칠 거다. 물론, 결과가 좋은게 베스트겠지만. 그 노력의 가치는 인정받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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