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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뚝배기 Sep 22. 2020

당신도 유튜브를 보나요?

10년전의 유튜브 부터 지금까지의 기억

유튜브를 주제로한 이야기를 담은 < 매거진 B >






10년전만 해도 tv를 제외하면 동영상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판도라 tv니 이런저런 동영상 플랫폼이 있었지만 주류로 사용하는 동영상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기엔 거리가 있었고 유튜브 역시 해외 영상이 많이 올라오는 플랫폼 정도로 여겨졌다.


처음 유튜브가 론칭되고 한국에서의 유튜브 시장이 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느 콘텐츠가 없었다. 간혹가다 보게 된다 하더라도 네이버나 다음의 동영상 탭에 연결된 해외 토픽 영상들 중 하나의 링크가 걸려있다던지, UCC를 올리기 위해 쓰던 사람들의 주된 창구일 뿐이었다.


필자 역시 유튜브를 처음 접했던 시기는 2007년으로 유명한 해외 락밴드였던 린킨파크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기 위함이었다. 사실 그 외엔 별다르게 이용할 목적이 없기도 했지만 말이다. 지금 처럼 백만 유튜버, 수익을 얻는 창구, 나를 홍보하기 위한 브랜딩 수단으로 사람들이 이용할 거란 상상은 꿈에도 못했던 시기였다.


아마 내 기억으로 2011년 ~12년이었다. 스마트폰이 뜨기 시작하면서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폰과 갤럭시 양대 스마트폰 시장의 거인 둘이 등장하면서 핸드폰으로 이용할 콘텐츠에 유튜브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보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도 역시 볼만한 콘텐츠가 많진 않았지만 지난 야구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감상한다던지, 올려진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거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한 토막이 올라온 것들을 감상하곤 했다. 컨트롤 비트로 회자되는 힙합계의 디스 건도 유튜브를 통해서 들었던 기억이 나고.. 어쨌든 스마트폰이 시작되던 시기에 유튜브도 본격적으로 물살을 탔다.


15년 정도 쯤엔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표현이 등장했고, 1인 방송을 진행하던 사람들의 짤막한 하이라이트나 편집본이 많이 올라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본인 역시 유튜브를 이 시기엔 본격적으로 봤던 시기였다. 소비할 콘텐츠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되었던 것도 있지만, 4G 인터넷 통신망이 스마트폰에 정착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동영상 콘텐츠의 이용시간이 늘었던 것도 주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후의 이야기는 말하지 않아도 많이들 알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를 들고 백만장자의 꿈을 가지고 유튜브로 뛰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지금이야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사람도 드물고 어디서든 쉽게 동영상 콘텐츠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이상하지 않은 풍경들이지만 10년전만 해도 카메라들고 다니며 뭔가 찍거나 떠들며 다니는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 혹은 방송국 사람인가? 하고들 생각했던 것을 돌아보면 격세지감이란 말이 참 잘어울린다.


굉장히 재밌는게 대학을 다니며 선배들이 했던 말이, 유튜브가 어쩌니 저쩌니 해도 결국 방송 콘텐츠는 못 따라간다. 전문가들은 다르다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전문인들이 유튜브 플랫폼을 이용해 뭔가를 제작하고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동영상 시장을 이용하는 주된 고객인 밀레니엄 세대는 정해진 시간에 티비를 보거나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 더욱이 이들이 가진 인스턴트식 소비 방식은 재미 없으면 눈길도 주지 않는다. 티비 처럼 조금 보고 있어야 하거나 넘길 수 없는 콘텐츠들과 달리, 이 시장의 콘텐츠들은 자유롭게 보고 싶은 부분만 취사 선택해서 볼 수 있을 뿐더러 비슷한 유형의 콘텐츠를 추천하기까지 한다. 굳이 시간을 내어 보는 콘텐츠가 아닌 시간 날 때 보는 콘텐츠가 되어버린 것이다. 미묘한 차이지만 콘텐츠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진 것이다.


조금 조악한 형태의 비 전문인이 만든 영상이더라도 재밌으면 살아남고, 퀄이 높아도 재미 없으면 선택받지 못하는. 대신 제작자도 시청자도 서로에게 큰 부담이 없는 형태의 소통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 만큼 빠르게 소비하고 제작되어지는 시장이 도래했다.


물론 재미에 퀄리티까지 보장되는 콘텐츠들은 시청자의 선택을 받겠지만 어쨌든 그 양단을 모두 충족해야하는 방송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고 보는게 맞다. 다양한 빅데이터들은 새로운 마케팅의 방향을 열었고 플랫폼은 광고, 영화, 드라마, 방송 모든 미디어 산업을 망라하는 거대한 거미줄 같은 존재가 되었다.


누군가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짧은 시기에 흥망성쇠를 겪은 만큼 유튜브 역시 마찬가지 아닐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기엔 너무 시장이 커져버렸고, 하나의 거대한 콘텐츠의 바다가 되어버린 유튜브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쉽게 빠져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블루오션으로 바라보고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가 가져다주는 일면을 보고 뛰어들기엔 이미 많은 기존 경쟁자들과 콘텐츠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초창기엔 어느 정도 신박한 콘텐츠로 승부를 보고 자리 잡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오프라인 시장과의 연계라던지 차별화된 내용이 아니라면 여러분들이 꿈꾸는 장및빛 미래는 쉽게 그려지지 않을 것이다.

단순하게 영상을 찍어 올리는 수준이 아닌 보다 확실한 분석과 연계 없이는 콘텐츠의 성공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시장을 선두로 달려나가는 주자들은 콘텐츠 시장을 이끄는 리더로서 온 오프라인 시장을 주도할 것이 분명하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주식과 비슷하게 단기적이고 단타성인 투자가 아닌 장기적인 투자, 연구만이 이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영상을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많은 부분이 10년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또 일년 일년이 새롭고 트랜드도 빠르게 뒤집힌다. 여전히 공부할 것이 많지만 앞으로도 그 양은 줄지 않을 것이고 막연히 잘찍는 콘텐츠보단 선택 받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자가 되어야 함을 여실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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