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그림을 위해
오늘부로, 1년 동안의 경업금지 기간이 끝났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이 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 애쓰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돌이켜보면 협상에 실패한 것이 오히려 나은 결과였던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월급이 꾸준히 들어오는 안정 속에서, 오롯이 나와 가족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기 때문다.
이제 일주일 뒤면 새로운 회사로 출근한다. 트레이더들에게 대부분 해당되겠지만 여기도 마찬가지로 개인 투자는 금지다. 나뿐 아니라 우리 가족들도 전부 포함이라 10개가 넘는 계좌를 제출했다. 지수나 ETF 등과 같은 개별주식이 아닌 상품에는 투자할수도 있지만 그 마저도 상부에 보고를 하고 이틀 뒤에서야 매수를 할 수 있다. 내 트레이딩 방식도 아닐 뿐더러 번거롭기도 하여 사실상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다.
그런 이유로, 지난 1년 동안 정성껏 만들어온 나만의 ‘장난감’도 이제는 잠시 봉인해야 한다. 스스로 걸을 줄 알 만큼 안정화된 모델이라 흐뭇했는데, 이제 막 재미를 붙이려던 참이라 더 아쉽다.
최근에 다시 한 번 수익률을 정리해봤다. 이전 글에서 업데이트한 뒤로 약 4개월이 지났는데, 생각보다 수익률이 크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상향하지만, 월별로 보면 하루하루가 다사다난했다.
특히 최근 한 달은 유난히 힘들었다. 갑작스런 미중 갈등의 재점화, 정부 셧다운 그리고 코스피의 신고가 행진까지.. 많은 이벤트들에 내 모델은 정신 못차리는 듯 했다. 그럴만도 하다. 이 세가지 이벤트들은 과거에 자주 있었던 일도 아니었을 뿐더러 지금 내 모델은 뉴스 데이터를 활용하는 알파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에게 일에 집중하라는 신호라고 합리화를 하며 오늘 모든 프로덕션을 종료 시켰다.
사실 투자와 일상 이야기를 더 자주 기록하고 싶었다. 하지만 육아라는 핑계로 목표치의 10%도 못 채운 것 같다. 내가 글에 재능이 없어서 그런건지 매일 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다시 출근하면, 아마 첫 해는 미친듯이 바쁠게 뻔하다. 그래도 잠깐이라도 숨 돌릴 틈이 생길 때마다 이 공간에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도록 노력하려고 다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