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걱정이 없지만 고장이 나도 걱정 없어요

아이러니컬하기에 더 임팩트 있는 린나이의 광고 메시지

by 껄룩

뜨거운 물이 시원치 않아 보일러 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별생각 없이 ARS에서 흘러나오는 광고 메시지를 듣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나를 빵 터지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다.


"고장 걱정이 없지만, 고장이 나도 걱정 없어요! 린나이."


고장 날 걱정이 없다면서 고장이 나도 걱정하지 말라니? ‘이게 말이야 방귀야'라는 관용어가 저절로 떠올랐다. 너무 우스워서 상담사와 이야기를 하면서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애를 쓴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듯한 광고 카피였지만, 곱씹어 보면 묘한 매력이 있는 문장이었다. 실제로 보일러에는 문제가 없었고 뜨거운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건 내 샤워기 사용습관 때문이었다. A/S 기사님도 매우 신속하고 친절했다. 정말 고장이 나도 걱정이 없을 듯했다.


ARS 안내 메시지에만 들어가는 용으로 별생각 없이 만든 광고 카피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메인 TV CF 광고에서도 사용된 적이 있는 문구였다. 그들의 광고 전략이 허용 가능한 수준의 과장과 위트 있는 말장난, 그리고 아이러니컬을 섞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었다면 보기 좋게 성공했다. 나는 나중에 내 집에 보일러를 들여도 왠지 린나이 보일러를 쓸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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