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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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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원 Nov 17. 2022

깊은 호수(2)

부제; 다시 작심

  내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어떤 모습인가, 깊은 호수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물과 같이 어떤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이내 잠잠해질 수 있는 사람이다. 많은 것을 포용하고, 늘 같은 자리에서 방문자에게 쉼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본질을 지키며, 멀리 떨어져도 그 자리에서 언제나 같은 속성으로 존재한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다. 외부 자극으로부터 민감하나, 크게 동요하지 않고, 많은 것을 받아들이나, 근본이 변함없는 사람이다.


  이전 글에서 '깊은 생각'을 다뤘다. 깊은 생각은 호수 같은 마음의 재료다. 깊은 생각은 내 앞에 놓인 상황이나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데에 작용한다. 일종의 마음가짐이다. 대상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이며, 요동치는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파제다. 깊은 생각은 눈앞에 놓인 현상 너머를 바라본다. 사건만을 바라보지 않고 사람을 바라본다. '중요한 건 무엇이었나'를 잊지 않게 해 준다.

  나는 내게 중요한 가치를 자주 잊었다. 당장 처한 상황만 바라보느라, 의미 없는 걱정과 잡념에 빠졌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남기지 못했다. 그로 인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지켜보던 사람에게까지 악영향을 주었다. 가만히 생각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을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자주 놓쳤다. 성찰하고 다짐해도, 정작 상황이 닥치면 중심을 지키지 못했다. 난 위선에 빠진 사람인가, 자책하고 불안에 빠졌다. 그 불안은 다시 내 시야를 가리고 모든 판단을 흐리게 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변화가 필요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을 찾고, 습관을 바꾸기로 했다. 다시 작심했다.

  먼저, 다시 책과 글쓰기를 가까이하자. 건강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함이다. 잠을 잘 자고, 컨디션을 관리하자.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유튜브를 멀리하자. 자극적인 것만을 쫓지 않기 위함이다. 할 일을 미루지 말자. 나태에 빠지지 않기 위함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말자. 꾸준하게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기 위함이다. 중요한 것을 잊고 잃지 않도록, 선순환을 만들자. 내가 다짐한 일들을 꾸준히 행동하기 위함이다. 이렇게만 한다면, 생각의 습관을 넘어, 성공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나를 먼저 가꾸어야 내 사람을 지킬 수 있겠다. 


  구체적인 실천으로, 다시 매일 글을 쓰고자 한다. 저번에 꾸준하게 일기를 써봐서 자신이 생긴다. 이번에는 일기가 아닌, 내가 정한 형식으로 하나의  완성된 글을 하루에 하나씩 쓰려한다. 쓸 내용이 많으면 이렇게 나누어서 올리기도 하고, 소재가 없으면 의도적으로 엉뚱한 문장을 만들어서 논리를 이끌어보자. 일종의 재미요소가 되겠다.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잃지 말자.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까, 영국의 한 심리학자는 한 가지 행동을 66일 동안 반복하면 습관으로 굳는다고 말했다. 그래, 66일만 해보자. 해가 바뀌겠다. 새해를 맞이하며 한층 성장한 나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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