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편_사이드 프로젝트
사이드 프로젝트를 달리기에 비교하자면 50m 단거리 달리기입니다. 짧은 기간에 집중력 있게 뛰고, 또다시 휴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오면 다시 집중력 있게 달리고, 쉽니다. 그리고 내가 원했던 5k 지점이 오면 시즌 1을 종료합니다. 생각보다 잘 왔습니다. 사람들이 소소한 축하도 해줍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지난 구간을 돌아보며, 이제 어느 구간으로 뛰어볼지 고민을 해봅니다. 지난 5k의 구간이 좋았다면, 같은 길로 계속 갈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10k에 도전해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지난 구간보다 다른 구간도 궁금하다면, 장소를 옮겨 다시 50m 단거리를 준비해 봅니다.
그런데 뛰기 전에 최소한의 점검은 필요합니다. 잠깐의 구간 체크도 하고, 준비물인 양말과 운동화를 챙기는 것입니다. 이 몇 가지만 지킨다면 매번 나가서 뛰고 싶다가도, 다른 핑계를 대고 러닝을 빼먹는 나의 자세를 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무조건 성공으로 이끌어 줄 몇 가지 준비 운동이 있습니다. 이것들을 하나둘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정박되어 있던 요트가 항구 떠나 바다 위에 동동 뜨게 될 것입니다.
작은 배를 처음 타보신 분은 배가 항구에서 떨어지는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항구와 요트는 불과 10c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전하게 항구에 묶여 있을 때와는 완전히 느낌이 다릅니다. 잔잔한 파도에도 작은 배는 좌우로 뒤뚱거리고, 내 몸이 지금 물 위에 있다는 확실한 느낌이 듭니다. 어디로 갈지 몰라도 기분이 설렙니다.
왜 진작에 밧줄을 풀지 못했을까요? 내 인생의 여정은 두려움으로 묶어둔 밧줄을 용감하게 항구로 던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나의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끝에 따라올 결과를 상상합니다. 이때 결과는 먼 미래가 아닙니다. 50m를 10번 뛰면 도달할 수 있는 5k 골인 지점처럼 멀지 않은 짧은 주기의 끝입니다. 이 결과물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앞으로 시간과 열정을 쏟아낼 내게 줄 최소한의 보상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결과물을 가늠하기 어려운 사이드 프로젝트도 있겠지만, 작은 것이라도 꼭 자신에게 돌려줄 구체적 보상을 생각해보세요.
예를 들면, 똥배가 들어간 사진 남기기. 그림을 배워서 내가 그린 액자 만들기. 재테크로 500만 원 모으기. 30일 동안 빼먹지 않고 아침 먹고 사진 모으기. 2달 간의 스터디 이후 작은 1회성 매거진 내기. 짧은 동영상 4편 올리기, 자격증 따기, 매일 3개월 글 써서 초고 완성하기 등등입니다.
내가 시즌 1-5k 달리기가 끝났을 때 내게 스스로 줄 결과물과 그때까지 걸리는 구체적인 시간을 설정합니다. 결과물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동기부여가 이미 되었을 것입니다. 원하는 결과물을 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적어두고 자주 보세요. 긍정적인 말을 문 앞에 붙여놓고, 매일 읽어보는 것도 사이드 프로젝트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스스로의 목표치를 잊지 않도록 잘 기억하게 해 주세요.
"난 5kg을 빼서, 바디 프로필을 찍는다."
"내가 제배한 상추로 고기 파티를 연다."
"초고를 써서 출판사에 투고를 한다."
"매주 유튜브에 2편의 영상을 올린다."
결과를 상상했다면, 자연스레 나는 결과물을 어떻게 낼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따라올 것입니다. 막막하고, 하고 두렵기도 할 것입니다. 이때 나의 마음이 또 다른 핑계를 찾기 전에, 친절하게 나를 다음 준비 운동으로 넘깁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목표치까지 다가서는 데에는 크게 혼자 가는 방법과 함께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간단한 이 두 가지 구분은 앞으로 엄청난 차이를 불러올 것입니다.
아이탬에 따라서는 함께해야지만 할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들이 있습니다. 또한 사람을 모으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사이드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터디, 세미나, 이벤트, 공동 출판, 스포츠 경기 등등입니다. 함께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참가자들과 과정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목표 결과물의 성패보다 그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만으로 가치를 둘 수도 있습니다. 러닝도 혼자하는 것보다 함께 할 때 더 멀리 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업 개념으로 누군가와 함께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그룹 러닝과는 조금 다릅니다.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하는 2인 3각 경기와 비슷합니다. 함께 잘하는 데에는 상당한 내공을 필요로 합니다. 서로가 동업에 경험이 많지 않다면, 본질을 키우는 것에 보다 서로의 의견을 좁히는데 에너지가 많이 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속을 잡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함께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고난위도에 속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가 처음이거나, 사이드 프로젝트 목표가 단기에 결과를 이뤄내는 것이라면 우선 시즌 1은 혼자 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신 처음부터 파트너와 함께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면, 1회성 이벤트를 함께해보고 나서 중장기 플랜을 함께 세우는 방법이 좋습니다. 친구라고 해도 서로의 업무 스타일은 알 수가 없고, 프로젝트에 들일 수 있는 에너지의 양도 측정할 수가 없습니다. 서로의 강점과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일하는 방식의 철학과 규칙을 분명하게 세워 소통할 수 있을 때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두려움을 없애 버리는 최고의 방법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시작부터 왜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봐야 할까요? 사람이 죽음을 생각하면, 현재의 사사로운 고민들이 명확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도 그 끝에 가장 안 좋은 상황을 생각하면, 오히려 현재의 용기가 생깁니다.
최악의 상황에 우리는 기껏해야 돈을 좀 잃을 것이고, 주변에서 이상한 사람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그다지 내가 하는 일에 큰 관심도 없습니다. 본업이 타격받을 일도 없고, 내 에너지를 조금 나눌 뿐입니다. 평소보다 조금 피곤하고, 조금 검소한 생활을 살아야 할지 모르지만 그 시도의 가치가 훨씬 클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는 것은 사이드 프로젝트도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줍니다.
그런데 만약 최악의 상황을 생각했는데, 그 결과가 너무 충격적일 수도 있습니다. 잃을 것이 너무 많거나, 평판이 안 좋아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결과물에 대한 상상을 조금 축소해야 합니다. 실수로 5k 러닝이 아니라 풀 마라톤을 생각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결코 내 일상을 헤치면서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시 한번 시즌 1의 결과물에 대한 생각을 조정하고, 다음 준비 운동으로 넘어가길 추천드립니다.
멋진 결과물, 앞으로 할 완벽할 계획이 있더라도 우리에게는 한 가지 큰 벽이 있습니다. 바로 게으름입니다. 상상은 대통령인데, 현실은 이불속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나를 너무 옥죄이면 앞으로 자라날 사이드 프로젝트에 의지가 다 꺾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내 의지의 불꽃을 조심스럽게 다루면서도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바로 스타트 데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난 일주일 안에 반드시 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겠어"
앞서 1번에서 잡은 목표 결과치를 도전하는 트랙에 올라서는 데까지 딱 1주일, 혹은 열흘을 데드라인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시작을 하는 것입니다. 잠깐은 내가 게을러질 수 있겠지만, 이렇게 굳은 약속을 하면 데드라인 며칠 전부터는 계속 마음 한편에 양심이 나를 쿡쿡 찌를 것입니다.
후다닥 준비를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나와의 약속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세요. 자존감은 거기에서부터 자랍니다. 데드라인을 넘기기 전에 반드시 사이드 프로젝트의 첫 발걸음을 떼어야 합니다. 시작만 되었다면 50m 달리는 순식간에 지나갈 것입니다. 숨을 고르고 다음 50m를 뛸 시간에 또 나와의 약속을 꼭 지켜주세요.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기록은 결과보다 중요합니다. 나의 진행 과정들, 심지어 사이드 프로젝트로 향하는 준비과정까지 모두 기록에 담으세요. 온라인 세상에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기록은 사이드 프로젝터들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란데, 기록까지 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기록의 가치는 복리처럼 불어납니다. 그러니 어딘가라도 사람들이 나의 기록을 볼 수 있는 매체를 하나 선택해서 꾸준히 기록해야 합니다. 우린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려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기록은 내가 도전하고 열심히 사는 내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타인의 응원은 고독한 사이드 프로젝트 과정을 에너지 넘치게 만듭니다. 게다가 내가 어느 수준에 도달했을 때 나를 지켜봐 온 독자들은 나의 첫 번째 팬 혹은 고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힘을 뺀 새로운 도전이 쌓이면 캐릭터가 됩니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담긴 콘텐츠가 어떤 장소에 꾸준히 기록되면 그것은 브랜드가 됩니다. 내가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활동이 콘텐츠를 넘어 브랜드, 혹은 비즈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록은 그 모든 가능성을 열게 해 주고, 빠르게 실현시켜주는 활동입니다.
이 소중한 활동을 위해, 내게 가장 편한 매체를 고르세요. 평소에 자주 쓰는 매체가 있는데 그곳에는 지인들이 많이 찾아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의 눈치를 안 볼 수 있고 마음껏 새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새로운 ID도 좋습니다. 온라인 어디든 나의 기록을 꾸준히 남겨보세요. 나의 작은 도전은 누군가에겐 큰 영감이 될 수도 있고, 선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부셔버릴 열정은 무한히 있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내 뜻대로 안 되는 세상 일에 계속 부딪히고, 다시 길을 찾기를 반복하다 보니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열정은 유한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열정을 아껴쎠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열정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아직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열정이라는 친구가 아주 간헐적으로 재생산됩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아끼게 됩니다.
그래서 열정에도 시즌제가 필요합니다. 남은 총알을 잘 살피고, 사이드 프로젝트 하나에 정조준해서 잘 맞춰야 합니다.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사랑의 불시착' 리정혁 대위도 윤세리만 지킵니다. 그리고 짧은 시즌1을 끝내고 그녀를 남으로 보낸 뒤 잠시 전열을 가다듬습니다.
우리도 내 한계를 책정하고, 집중하고 달릴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을 설정해야 합니다. 결과를 이루는 것도 좋지만 그 일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면 사이드 프로젝트로서 의미가 없습니다. 하나의 일에 삶을 바친 대가는 당연히 그 길로서 존경을 받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선 실험 단계에 있습니다. 게다가 모든 에너지를 사이드 프로젝트에 받칠 수 있는 상황도 되지 않습니다. 1주일에 주말 하루면 하루, 1년 중 세 달이면 세 달. 정확히 내가 집중해서 달릴 수 있는 짧은 거리를 설정합니다.
그 짧게 성실한다고 생각해야지 몸도 가벼워집니다. 1년을 내내 달려야 한다고 생각하면, 높은 벽을 체감하고 시작조차 못합니다. 시즌 1을 우선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우리는 짧은 성실함 전략을 취해야 합니다. 이 작은 열정의 불꽃이 영원할 것이라는 로망은 현실적으로 접어두고, 정확히 타오를 수 있는 시간 동안만 즐겁게 타오르도록 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향하는 첫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크게 벌리지 않고 본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림을 배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화실부터 꾸리지 않습니다. 제2 외국어를 배우기로 했다면, 집중 6개월 정규반에 등록하지 않습니다. 명상 라이프를 살고 싶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꼭 인도에 갈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우선 처음에는 원데이 클래스를 듣는 것.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아마추어적인 작은 결과물을 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체험', '실습' 단위의 아주 작은 50m 달리기를 해보고, 그다음 좀 더 멀리 달릴 구간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에서 먼저 맛을 보는 것이 오히려 다음의 대담함을 키워줍니다. 너무 큰 자원을 써서, 큰 한입을 베어 먹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제대로 맛을 보기 전에 제풀에 지칠 수도 있습니다.
500만 원을 모으기로 했다면, 5천 원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요트 라이프를 사는 것이 목표라면 '요트를 우선 경험상 한번 타봅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본질에 집중하여, 가장 작은 단위로 시작해봅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결과물을 상상하는 단계로 돌아가 이번에는 50m가 아닌 5km의 목표를 설정해 봅니다.
이 작은 걸음 안에서 내가 즐겁고,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면 그 이후로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입니다.
짧게 시즌1의 기간을 설정하고, 작게 시작하고, 신나게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는 더 이상 사이드가 아닌 내 삶에 새로운 날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