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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울 수 있다는 안정감

모더레이터의 인트로 스킬

by 라이프쉐어

자유로움과 안정감은 공존할 수 있을까?


'자유', '안정감' 이 두가지 단어는 곰곰히 생각해보면 동시에 존재하기 어려운 물과 기름 같은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모더레이터는 이곳에 찾아온 많은 참가자들에게 이 두가지의 가치를 모두 전달해야 합니다. 참가자가 이 이벤트의 내부 공간과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여,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하다면 마음을 열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걸립니다. 절반이 끝났을 때즘 겨우 마음을 놓을 지 모르고, 끝날 때까지 마음이 풀리지 않아 겉도는 대화만 나누다가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가자가 빠른 시간 내에 안정감을 느껴서, 이곳이 내가 목소리를 내기에 안전한 곳이란 것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지만 마음을 놓고, 대화에 한발씩 들어올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안전하기만 하면 안됩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참가자들의 적극성을 이끌어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다른 곳과 다르게 자유로울 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꺼내지 못했던 나를 보여줄 수도 있는 곳이라는 자유함이 허용되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 어려운 두가지 세계관을 어떻게 한번에 펼칠 수 있을까요? 아래에 두가지 관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안정감'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자유함을 주는 인트로


모더레이터는 앞서 말한 것처럼 선생님이나, 훈육관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벤트나 교육의 주최자이자, 앞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기에 자연스레 사람들의 중심이 됩니다. 이때 모더레이터 자신까지 자신이 무언가 초대된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이거나, 그들을 잘 관리해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 에너지 레벨이 높아져서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1) 에너지 레벨은 친구처럼

이때 자신에게로 모여지는 에너지를 평등하게 분산시켜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그들의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이곳에 온 참가자 인것 처럼. 또는 지난 번에 한번 왔는데 너무 좋아서 이번에는 자원봉사로 참여한 것 같은 에너지 레벨을 낮춥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미소를 띈 얼굴로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맞이하고 대합니다. 무언가 너무 잘해줘야할 것 같고, 모셔야 한다는 생각은 내려놓습니다. 내가 주인공이라는 포스도 전혀 참가자들의 자유함에는 도움이 되지 않죠.


대신 그와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감을 둔체 처음 만나는 친구를 대하듯 반겨줍니다. 당연히 내가 이곳에 주인인 것 같은 마음은 일치감치 내려놓아야 합니다. 상대가 들어올 수 있는 틈을 주고, 가식없이 담백하게 대하는 것이 첫 인사에서 가장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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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도 돼 리스트

긴장을 풀리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곳이 평소와 다른 규범이 허용되는 곳임을 사전에 고지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곳에서는 누워있어도 된다. 힘들면 쉬어도 된다. 꼭 열심히 안해도 된다. 등의 말입니다. 미팅이나, 회의라면 격식을 차리고 처음부터 정돈된 모습을 보여야 하겠지만, 이곳은 그동안의 조여둔 허리띄를 조금 풀고 내 마음을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몸과 규칙이 풀려야 마음도 풀립니다.


물론 한번 말한다고 처음부터 참가자가 편안함을 느끼진 않습니다. 그래도 천천히 무의식이 받아드릴 수 있게 머리에 입력시켜두는 차원에서 고지를 합니다. 그리고 모더레이터 자신도 힘을 뺀 목소리로와 편안한 몸 동작으로 참가자의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합니다.


보조 진행자가 있을 경우에는 조금더 과감하게 모더레이터 스스로 휴식을 취하고 있거나, 가벼운 산책이나 음악 감상을 하고 있거나, 음료를 마시고 있는 연출도 좋습니다.



2. 안정감을 주는 환대


1) 제로(zero) 게임

참가자가 등장하는 순간 우리의 직감은 빠르게 움직입니다. 참가자들의 외모, 나이, 음성 등 시각, 청각, 후각적인 요소들이 빠르게 나의 뇌 db에 접속하여, 그동안 내가 만났던 사람들의 기억들과 연계시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나도 모르게 호감이 가고, 누군가에게는 나도 모르게 경계심을 느끼죠.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누구든 똑같은 거리감으로 대하고, 치우침 없이 편안한 환대를 해야하는 모더레이터에게는 이 첫 번째 시각 데이터를 지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 누구든 공평하고 똑같이 대하고, 애정할 때 참가자들은 밸런스 있는 에너지 레벨을 느낍니다. 이는 숙달된 모더레이터에게도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호불호에 따라 사람을 대하고, 만나더라도 약속된 이 시간 만큼은 편견과 취향을 줄이고 모두를 똑같은 거리감과 에너지 레벨로 대해주세요. 참가자들의 무의식은 정말이기 기가막히게 이를 느낍니다. 누군가를 너무 좋아하거나, 너무 싫어하는 에고가 올라온다면 자기 자신을 경계



2) 갭(gap) 타임

모두에게는 수동적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평소 친근한 지인들에게는 왁자지껄 호방한 스타일이어도, 누구가를 처음만나거나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에서는 본능적으로 주변 환경을 살피느라 평소보다 조심스러워집니다. 때로는 이곳에 오는 길에 긴장되는 순간들이 있을 수도 있고, 온라인에서 접속하는 환경일지라도 정신 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겨우 노트북을 펼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무언가 빠르게 진행해야하고, 시간을 제때 지켜서 시작해야한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참가자들에게 충분한 갭타임을 주세요. 칠링하는 시간도 본게임 만큼이나 중요한 순서입니다. 칠링하는 시간을 주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안부 나누기, 음료수를 마시는 시간, 음악을 듣기, 간단한 스트래칭을 함께 하기 등등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일상과 현장을 나누는 갭타임을 꼭 가져보세요. 참가자들이 수동적인 자세에서 천천히 자신의 의지로 적극성 있는 모드로 바꿀 수 있게 우리는 친절을 배풀 수 있습니다.



3) 최고의 환대는 '수용감'

최고의 환대는 이미 상대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 받을 때 생겨납니다.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인정받는 느낌이 들고, 낯선 공간이지만 수용되는 느낌이 듭니다. 이때도 사실 사실 적당함이 중요합니다. 가벼운 칭찬도 이럴 때 쓰기 좋은 방법입니다. 직접적인 외모나, 피부, 재력 등을 칭찬하는 것은 피합니다.


대신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색깔을 입었다던가, 멋진 아우터를 입었다던가, 오늘 향이 좋다던가, 신발, 네일 등을 빠르게 캐치해서 칭찬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너무 긴 대화를 이어나가기 보다, 와우 - 멋진 걸 하고 오셨네요? 정도로 가볍게 툭 던지고 바로 미소와 시선을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 부담가지 않는 첫 환대로 좋습니다. 상대는 부담없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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