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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쉐어 Jul 03. 2018

부산 2박 3일 로컬여행(with 라이프쉐어 대화카드)

라이프쉐어 대화카드 와디즈 런칭을 앞두고 급(?) 여행을 떠나다


"네? 부산에 가신다고요?"

"펀딩이 다음 주 오픈인데요!?"

"아.네...."

"그게... 오래전부터 약속을 해서요."






진심을 다하는 크라우드펀딩 전문가...와디즈





[ 1. 펀딩하다 말고, 부산행 야간열차 ]


..이곳은 와디즈입니다. 라이프쉐어 캠프인 핵심인 라이프쉐어 대화카드를 와디즈에서 펀딩을 하기로 하여, 앞날에 대한 미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진심을 다하는 크라우드펀딩 전문가분들 답게 리워드팀 팀장님과 PD님은 저의 펀딩과 앞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을 하다 그만 너무 가고 싶었던 뮤직 페스티벌을 못 가서 자괴감에 빠져있던 상태였습니다.  '더... 더 이상 좋아하는 걸 일 때문에 포기하지 말자.' 굳게 다짐한 터였죠. 그래서 금요일 저녁 미팅을 마치고 정말 떠났습니다. 제 고향이자 탁피디의 여행수다 송정 편이 열리는 부산으로요! 하지만 곧 펀딩 될 라이프쉐어 대화카드 한 세트는 꼭 챙겼습니다. 여행에 들고 가면 좋은 카드라고 홍보했는데, 제가 직접 확인해볼 생각이었죠. 절대 놀러 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절대....





 




[ 2. 송정, WILD WAVE BREWING ]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뜨거운 비가 퍼붓는 여름밤을 뚫고 부산에 도착해있었습니다. 역시 항상 고민까지가 가장 오래 걸립니다. 막상 결정하고 나면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요. 


저는 자정이 넘어 고향집에 도착해서 놀라신 어머니와 새벽까지 진하게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좁은 자취방이 아닌 비교적 넓은 고향집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역시 가끔은 고향에 와야 합니다. 좋아진 기분에 대뜸 어머니까지 모시고 탁PD의 여행수다 MJ SHOW 공개녹화가 있을 송정 WILD WAVE BREWING 까지 내달렸습니다. 


이미 현장에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득 있더라고요. 마이크를 잡고 있는 전명진 작가와 베가본더 형이 너무 반가웠죠. 게다가 제가 사랑하는 맥주 향까지 가득한 정말 멋진 곳이었어요. 이것만으로도 송정까지 야간열차를 타고 온 보람은 충분히 있었어요. 역시 인생에 흐뭇한 장면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탁피디의 여행수다 공개녹화 전경 @WILD WAVE BREWING




오늘은 게스트는 미국 서부와 유럽을 맥주에 대한 열정으로 자전거로 여행했던 '두 바퀴로 그리는 맥주 일기' 최승하 작가님이세요. 듣고 있어도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게다가 여행을 마치고 이렇게 멋진 브루어리에서 마케터로 일까지 하고 계시니까요. 어머님은 연신 요즘 아이들은 노는 게 정말 우리 때랑 다르다며 놀라 하셨죠. 좋아하시는 모습에 저도 괜히 기분이 좋네요. 


게다가 최승하 작가님은 제가 출연했던 탁피디의 여행수다 팟캐스트를 정말 인상 깊게 들었다고, 방송 중에 몇 번이나 '작은 여행'을 언급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실제로 저는 지금 정말 작은 여행 중이었거든요. 바로 고향집 10분 거리 내에서요. 





[ 3. 가족과의 라이프쉐어 ]


공개 녹화를 마치고는 다시 집으로 왔어요. 집에는 80대 후반의 할머니와 50대 외삼촌. 그리고 아버지까지 와계셨죠. 맛있는 집밥을 먹고 저는 용기를 내서 라이프쉐어 카드를 펼쳤습니다. 가족들은 회사도 다니지 않고, 딱히 장사도 하지 않는 제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항상 의문(?) 스러워하세요. 이런 제품도 런칭하고, 이렇게 열심히 살아갑니다 하고 보여드릴 겸 라이프쉐어 대화카드를 꺼냈습니다. 사실 평소에도 라이프쉐어를 가족과도 한번 함께하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아버지와 함께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못했어요. 왜냐하면 살면서 별로 깊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기도 하고, 어색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여기에 할머니까지 더해지니 어떤 분위기가 될지 상상이 잘 안됐습니다. 




외삼촌 : 내 인생에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인가요?
외삼촌 : 음.. 난 엄마지! 하하하.  
외할머니 :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외할머니 : 음.. 난 아들이지! 


그런데 의외로 귀여운(?)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외할머니와 외삼촌은 갑자기 서로의 대한 사랑을 확인하시네요. 하하호호 즐거운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아버지와의 라이프쉐어는 그 내용이 너무 맴찢이라 그 내용을 올리지는 못하겠어요. 하지만 라이프쉐어 대화카드에 생각보다 잘 몰입해주시고, 속마음을 서로 좀 확인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이제 가족들과 식사도 하고, 라이프쉐어도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저는 다시 송정으로 향했어요. 부산 고향집과 송정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어요. 가족들과의 시간도 좋지만, 지인들과 타지에서 보내는 저녁도 놓칠 수 없었어요. 왜 괜히 원래의 인연을 다른 지역에서 만나면 더 반갑잖아요. 





[ 4. 지인들과의 라이프쉐어 ]



송정에 다시 도착했을 때는 탁PD의 여행수다 멤버들은 이미 2차에서 3차 뒤풀이로 넘어가고 있었죠. 부산 곰장어를 실컷 먹고, 숙소로 들어가기 전 편의점에서 소소하게 맥주를 마셨습니다. 짧은 부산 일정이 아쉬운 탓이었겠죠. 늘 보던 멤버였지만 오늘은 뭔가 더 색다릅니다. 우리는 오늘 공개녹화 경품으로도 등장했던 라이프쉐어 대화카드를 자연스럽게 펼쳤어요. 송정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요. 


"야, 그거 우리도 한 번 해보자." 








매일 보던 멤버들인데 라이프쉐어를 시작하니 사뭇 다른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죽음이란?"
"내게 요즘 결핍된 것은 무엇인가요?"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큰 여행을 마치고, 각자의 방식으로 일상에 복귀한 사람이라 그런지 다들 본인만의 철학과 고민이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내 일상에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정말 노력해서 시간을 내어 이런 활동을 하는 분. 또 그걸 일상 속 가장 큰 즐거움이라 말하는 분들. 타지를 돌며 계속 정착을 반복해야 하는데 지침과 마음을 나눌 친구가 주변에 없음을 토로하는 분들. 본인만의 일을 하며 두려운 환경 속에 살지만, 죽음마저도 더 완벽한 모험 속에 두고 싶은 사람들. 각자 속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하나둘 꺼내다 보니 또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오래 동안 많은 이야기를 한 멤버들이 분명한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았습니다. 송정에서의 특별한 밤이 지나가네요.  


"야 이거 재미있다."

"그러게요. 우리 별 이야기를 다하네." 




[ 5. 부산 망미동 YES24 F1963 ]




부산 도착 3일째. 어제 마신 맥주로 살짝 피곤하긴 했지만 여행자답게 저는 부산의 새로운 명소들을 탐방하기도 했어요. 그중 첫 번째는 F1963이었습니다. F1963은 특수선재 글로벌 기업 Kiswire가 설립한 복합 문화공간인데요. 1963은 고려제강이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처음으로 공장을 지은 해로 F1963의 “F”는 Factory를 의미합니다.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 동안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공장을 2016년 9월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됨을 계기로, 이렇게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YES24 중고서점, 테라로사 커피가 어마어마한 크기로 입점되어 있고, 복순도가 레스토랑도 볼 수 있었네요. 







부산에서 가장 핫하다는 F1963 곳곳에는 저와 책 <작은 여행, 다녀오겠습니다>를 작업했던 드로잉메리 작가님의 작품이 걸려있었어요. 함께 갔던 어머니에게 이 분이 저랑 같이 작업한 엄청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분이라며 신기해하면서 말했는데, 어머니는 더 신기한 말씀을 하시네요. 


바로 이 자리에 있었던 고려제강에 실제로 20대에 사내 영양사로 근무를 하셨다고 해요. 저는 정말이지 처음 안 사실이었습니다. 엄마가 일했던 곳에 아들과 함께 일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오묘한 느낌의 F1963이었습니다. 단순히 멋있는 공간이 아니라 세월을 입은 F1963이 이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나 봅니다.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널찍한 서점과 카페. 푸근한 옥상 정원 등이 동네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모습이 부산판 츠타야 T SITE를 보는 것 같았어요. 저녁에는 왠지 더 멋진 공간이 될 것 같았습니다. 





[ 6. 초량 이바구 캠프 ]





두 번째 여행지는 가장 기대했던 이바구 캠프였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자랐지만 원도심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6.25 전쟁 이후 피난민들의 동네였던 원도심이 80년대 중반 생인 제게는 먼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산 꼭대기까지 피난민들이 살게 되어 그곳으로 도로가 나고 버스가 지나가 산복도로(산 중에 있다 하여)라 불리는 곳에 부산의 도시재생으로 가장 뜨거운 이슈인 이바구 캠프가 있었습니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이제 꽤나 관광지인지 많은 젊은 여행자들도 많이 마주칠 수 있었어요. 이바구길에서 캠프가 가까워지자 저런 예쁜 돌담도 볼 수 있었고요. 중간에는 오래된 상점과 동시에 트렌디한 카페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산 위에 위치한 탓에 부산항이 탁 펼쳐지는 멋진 풍경 때문이겠죠. 관심이 떠나간 원도심에 모여드는 새로운 에너지는 늘 신선하고 반가운 것 같아요. 







제가 그곳에 간다고 하니 어머니는 또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그곳은 부산에서 가장 어려운 동네였다 고요. 전쟁의 애환이 담긴 곳이자, 그 시절부터 자리를 지킨 토박이들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요. 심지어 아주 오래전엔 부산 시내의 오물을 묻어두는 산이었다고 해요. 그 시절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바구길을 걷자니 문득 마주치는 동네 할머니들의 굽은 등이 왠지 아련하고 송구해서 쳐다보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탄생한 게스트하우스와 공방, 작은 영화관 등이 있는 이바구 캠프의 매력을 가리기 어려웠습니다. 최근에 이곳에선 부산 도시기획자 캠프 가 열리기도 했었죠. 저도 캠프에 참여한 청춘문화연구소 정은빈 대표님 덕분에 이바구 캠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 7. 처음 본 사람과의 라이프쉐어 ]


이바구캠프를 운영하시는 분들과 라이프쉐어




아무런 계획도 목적도 없는데, 지나가는 여행자(저)에게 시원하게 시간을 내어서 하시는 일과 공간을 소개해준 이바구캠프의 박은진 대표님이 너무 감사했어요. 부산에서도 라이프쉐어 캠프를 하고 싶다며 런칭을 준비하고 있는 대화카드를 펼쳤습니다. 


"5년 전 나를 만난다면,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5년 전이었으면 아마 아이슬란드에 있을 때네요. 하고 싶은 말 있죠!"

"더 있어. 오지 마."

"ㅎㅎㅎㅎㅎ"


"인생에 대해 낯선 사람과 또는 지인과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점검해 보는 이런 빈틈의 시간을 즐기는 것도

일종의 취향인 것 같아요."


"그렇네요. 저 지금 취향 저격당했어요."

"작가님, 언제든 함께 라이프쉐어 캠프 이곳에서 해요."


이바구캠프를 운영하는 공유를위한창조 분들과의 대화가 너무 좋았어요. 사람이 좋기 때문이겠죠. 최대 50명이 머물 수 있는 여유로운 숙소와 뒤로는 푸른 산책로와 앞으로는 부산항이 탁 트이는 전망의 이곳에서 'LIFE'를 주제로 한 워크숍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젠가 용기가 되고, 상황이 되어 정말 부산에서 라이프쉐어 캠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해요. 그렇게 된다면 분명히 이곳 이바구 캠프에서요. 





[ 8. 1920년대 지어진 건물에 들어온 카페, 브라운 핸즈 백제 ]





이바구캠프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부산 기차역이었는데요. 그 근처에는 또 전통의 맛집과 새로운 멋있는 공간들이 많았어요. 그 유명하다는 초량 불백에서 부산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브라운 핸즈 백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곳은 무려 1920년대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국내 최초의 근대식 종합병원이 있던 자리라고 해요. 그 뒤로도 수많은 주인들의 손을 거쳐갔지만, 지금은 이렇게 다시 보존되어 카페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2층부터는 아직 비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카페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선 '우와'를 연발하게 됩니다. 20년대 지어진 건물의 외벽이며 바닥이며 그 분위기에서 너무 특별한 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높은 천장, 큰 창, 태어나서 처음 본 타일. 특이한 아치. 그리고 적당히 현대식으로 인테리어 한 내부가 참 이색적이고도 편안하게 다가왔어요. 부산역이 가까워 다가오는 열차시간을 기다리며 90년이 된 이 공간에서 휴식을 취했는데요. 순간순간 오래된 고전 영화 한 편 속에 들어온 기분으로 너무 잘 쉴 수가 있었어요. 





우와.. 를 외치고 있는 저입니다. 





자연스레 짧았던 2박 3일 일정을 복귀할 수 있었죠. 다른 분들의 걱정만큼 일이 많이 밀리기는 했지만, 그만큼 또 미소 지어지는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라이프쉐어 대화카드에 대해 스스로도 더 신뢰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요. 지인들과 가족들과 낯선 사람들과도 대화카드 덕분에 더 좋은 시간들을 만들어냈거든요. 성공한 여행과 실패한 여행이 어디 있겠냐만은, 떠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흐뭇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매력적인 지역에 소도시 많이 여행하고 싶어요. 군산, 경주, 전주 등등 아직 제가 모르는 곳들도 많겠죠. 라이프쉐어 대화카드 들고 언제든 또 여행하렵니다. 


그리고 미뤄진 업무와 조금 못한 와디즈 펀딩 홍보가 대수겠습니까. 제가 행복해야 또 제 프로그램에 오시는 분들도 행복하겠죠. 라이프쉐어 대화카드, 에세이 노트 펀딩도 파이팅입니다! 









라이프쉐어 대화카드,

에세이 노트가 와디즈에서 곧 펀딩됩니다. (D-2) 

https://www.wadiz.kr/web/wcomingsoon/rwd/20855


라이프쉐어 대화카드
라이프쉐어 에세이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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