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쉐어 호스트 최재원의 인도 명상 여행기_Part 1
들어가는 글
'인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름. 하지만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품었지 그것이 정말로 내 현재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인도에 있었다. 들은 대로 길에는 소가 다니고, 위험한 상황도 도처에 있었다. 하지만 난 그곳에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명상 리조트. Osho International Meditation Resort에서 보냈던 15일간의 이야기를 전한다.
2018년 겨울. 바에서 우연히 비행기 조종사를 알게 되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냥 허허 웃기만 하는 천진한 얼굴에 내면에서부터 아이와 같은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남자였다. 우린 꽤나 잘 맞았고,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렸다. 그는 꼭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노트북 앞에 날 불러 세웠다. 그리고 작은 노트북 속에서 처음으로 오쇼(오쇼 라즈니쉬)를 만났다. 엄청나게 느린 말투로 자신의 사상을 소개하는 명상가 오쇼. 세상 사람들은 그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왜 저렇게 말을 천천히 하지?'
오래되어 보이는 화면 속 그는 강력한 눈빛으로 세상을 향해 어떠한 확신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난 그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그리고 오쇼 명상의 중심이라고 일컬어지는 액티브 명상을 보았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흔히 일컬어지는 정적인 명상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랐다. 몸을 강렬하게 떨고, 대기를 어루만지듯 흐느적거리고, 춤을 추며 느끼는 아주 동적인 명상법이었다.
비행기 조종사는 함께 인도에 가자고 했다. 하지만 영상 속의 명상 세계는 아직 내게 먼 행성처럼 느껴졌다. 한번 생각해보자는 말과 함께, 난 그의 제안을 흘려보냈다.
1년이 지나 2019년 봄. 내 옆에는 명상에 빠진 지인이 한 명 더 나타났다. 큰 글로벌 회사의 한국 매니저로 세상 곳곳에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알고 있던 EJ였다. 그녀가 '오쇼 메디테이션 리조트'를 다녀온 이후부터는 그곳에서 만난 에너지와 사람들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워낙 무언가에 잘 반하는 친구였기에, 이번에도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다.
당시 난 여름휴가로 미국 네바다 주에서 열리는 버닝맨 페스티벌에 참여하려고 티켓을 구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한번 가려고 했지만, 집안 일로 놓친 전적이 있어 더욱 티켓에 집착했다. 마음이 불편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이 버닝맨인가?'
'혹시 남들이 쿨하다고 해서 나도 가보고 싶어 하는 건 아닐까?'
'내가 진짜 원하는 곳은 어디지?'
순간 무의식 속에 있던 '오쇼'란 단어가 내게로 올라왔다. 라이프쉐어를 3년 가까이 운영하며, 늘 명상팀과 함께 움직였었다. 내 안에도 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고, 명상의 기본적인 경험을 넘어 이제 그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은 욕망도 있었다. 게다가 워커홀릭인 내게 명상과 휴식만을 위한 인도의 아름다운 리조트라니! 순간 모든 걱정과 근심들이 사라지고 확신이 들었다. 머릿속 집착이 사라지고 무의식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난 인도로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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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구한 비행기는 연착이 길었고, 공항 노숙까지 이어졌다. 인도 특유의 경적 소리에 지친 내 몸을 겨우 택시에서 꺼내자, 마치 전설의 동물처럼 오쇼 리조트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집을 떠난 지 만 하루가 되어서였다. 내 몰골은 이미 세계 여행자였다. 잠시 멍하게 서있다가 웰컴 센터라는 곳으로 조심히 들어갔다.
처음 도착한 오쇼 리조트는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다행히 친절한 봉사자가 안내해주었기에 망정이지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중에 날 도와주신 분들은 work as meditation이라고 이곳에서 일을 통해 오쇼 명상에 참여하시는 분들이란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곧 주변에 Robe가 아닌 일반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란 걸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 입는 단체복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마음은 답답하고 주눅도 들었지만, 애써 차분한 척을 하며 영어로 내 이름을 말했다. 빨리 웰컴 센터를 지나 저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웰컴 센터 안으로 보이는 리조트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평온해 보였기 때문이다. 엄청난 수목과 멋진 연못이 조화를 이룬 정원이 마치 천국 같았다.
봉사자의 도움으로 오쇼 리조트 안에서 돈처럼 쓸 수 있는 바우처를 구입했다. 그리고 낮에 일상을 보낼 때 입는 자줏빛 로브(robe)와 저녁 명상 일정을 보낼 때 입는 화이트 로브를 구입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지나치는 사람들이 윙크를 보낸다. 이곳에선 낯선 남자도 낯선 할머니도 내게 온화하고 스위트 한 미소를 보냈다. 너의 첫날을 축하한다며 인사를 하는 것이다. 그 느낌이 나쁘진 않았지만,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 보였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그 미소는 나를 안심시키고 싶었던 먼저 온 사람들의 따듯한 마음이었다. 언젠가 그들도 이곳이 처음이었고 낯설었을 것다. 내 심정을 이해하는 그들이 적당한 거리에서 보내는 진심이었다.
'괜찮아. 곧 너도 이곳이 아주 편안해질 거야. 너무 잘 왔어. 환영해'
그때 처음 걸어봤던 오쇼 리조트의 얼굴을 잊지 못한다. 곧곧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껴안고 눈을 감고 서로를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넓은 공터에서는 따뜻한 햇빛을 벗 삼아 사람들이 각자만의 춤에 심취해 있었다. 이곳은 대체 어떤 곳일까? 난 이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오쇼 리조트에 도착해서 가장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이 있다. 바로 sim card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는 도착비자를 받았기에 e-visa 서류가 없었다. 인도에서는 서류가 없이는 유심 카드를 사기가 굉장히 어렵다. 덕분에 휴대폰 금단 증상에 시달렸다. 초반 며칠을 어떻게든 유심을 사려고 애를 썼다.
주변 사람들은 이곳까지 와서 유심을 사려고 하냐며 그냥 없이 살라고 했다. 실제로 오쇼 리조트에서는 휴대폰은 담배와 같은 취급을 받았다. 휴대폰을 못 들고 들어가는 구역도 있고, 흡연실과 카페에서만 전화나 문자를 사용할 수 있었다. 휴대폰 역시 담배와 같이 중독이 되는 것이라는 이유이다. 하지만 나는 일 때문에 한국과 연락이 닿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불안한 마음을 채우고자 발걸음을 재촉했다.
점점 그 과정에서 내 마음을 황폐해져 갔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니, 세상에서 가장 평온해야 할 인도의 명상 센터에서 조차 마음이 불행했다.
그런데 휴대폰 없는 며칠의 시간 속에 점점 적응이 되어갔다. 그리고 휴대폰이 없는 편안함을 오히려 즐기게 되었다. 사흘 뒤 이후에 리조트 직원의 도움으로 sim card를 살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즐거움을 계속 유지하고자 계속 휴대폰을 숙소에 놓고 지냈다. 더 이상 가지려고 하지 않을 때, 사람의 마음에 최고의 행복이 깃든다. 현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지려고 할 때 불행했고, 비우자고 했을 때 편했다. 그리고 진짜 여행이 시작되었다.
오쇼 명상 리조트에 도착하고 Meditation Plus에 대한 여러 소개 자료를 받았다. Meditation Plus은 오쇼 리조트에서 14박 15일 간 숙박과 더불어 1:1과 그룹 세션 수강이 가능한 크레딧이 포함된 일종의 패키지 상품이다. 거기엔 이 리조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수많은 명상법에 대한 소개. 그리고 오쇼의 철학에 대한 글들도 꽤나 포함되어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는 Jump 란 단어였다.
'인생은 뛰어드는 자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물가의 구경 꾼일 뿐이다.
춤을 추는 것과 춤을 추는 것을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춤을 추는 사람이 되어라. 춤을 추는 자만이 그 세계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머뭇거리면 머뭇거림에도 근육이 생긴다.
뛰어들어라. 세상은 뛰어드는 자의 것이다.'
-오쇼-
현실에서 여전히 여러 이유로 머뭇거림이 많은 나였다. 뛰어듬 안에서도 망설임은 늘 존재했다. 그런데 특히 머뭇거림에도 근육이 생긴다는 말에 가슴을 뜨끔했다. 뛰어듬에 대한 강렬한 찬미를 오쇼의 글은 당시에 매우 울림이 컸다. 마음속에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확실히 뛰어들지 않는 삶은 편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뛰어드는 순간 눈물이 나더라도 꼭 뛰어내리리. 그리고 그 경험에서 배우리.'
남은 오쇼에서의 2주일 동안 과감한 뛰어내림 속에서 즐겨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하루하루가 JUMP가 될 예정이었다.
오쇼 리조트의 하루는 일찍 시작한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시간인 '다이나믹 명상'이 새벽 6시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약간의 도전정신이 필요한 시간과 프로그램이지만 그 효과만큼은 정말 너무 강력하고 아릅답다. - 다이나믹 명상에 대해서는 뒤에 또 한 번 설명을 하겠다 - 사람들이 숙소에서 일어나 새벽녘 다이나믹 명상을 하기 위해 오디토리움(오쇼에서 가장 큰 명상 홀) 향하는 그 시간이 오쇼 리조트에서 가장 고요하고, 강렬하고, 선명한 시간이었다.
이후 아침 7시부터는 많은 수련 프로그램들이 시작한다. 타이 치, 치공과 같은 마샬아트와 수영 명상(swimming meditation), 휠링 메디테이션(고대 수피들의 춤 명상, 빙글빙글 계속 돈다) 같은 몸의 흐름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주로 아침에 집중되어 있다. 나는 아침 세션 중에서는 스위밍 메디테이션을 가장 좋아했었다. 하지만 나와 늘 붙어 다녔던 오쇼 리조트의 베스트 프렌드였던, 독일인 친구 '메멧'은 아침에 하는 타이치, 치공과 같은 무술 수련을 그렇게 좋아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아침 시간에 각기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들을 하나씩 듣고, 8시 즘에 옹기종기 조르바 더 부다(메인 식당)로 모였다.
'조르바 더 부다'는 아름다운 야외 수영장 앞에 있는 멋진 인도 채식 식당이었다. 다양한 인도 음식이 나오는데 너무 건강하고 맛있어서, 채식이라는 생각도 못하고 늘 맛있게 먹었다. 온몸을 쓰는 동적인 명상과 춤. (채식 식단과 액티브 명상 덕분에 오쇼에서는 자연스레 살이 빠진다. 난 무려 2주에 4Kg이 빠졌다. 뛰고, 춤추고, 끊임없이 표현하는 액티브 명상 라이프는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된다)
유럽 사람들은 주로 아침으로 시리얼과 바나나, 아몬드 우유를 즐겼다. 인도 사람들은 널찍한 달에 작은 카레를 꼭꼭 찍어먹었다. 나는 인도 차이 티와 딱딱한 러시아 빵을 즐겨먹었다. 그 달콤하고 따뜻한 목넘김이 너무나 고소했다.
식당 여기저기에서는 사람들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허그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소박한 식사를 나눈다. 오쇼를 정기적으로 매년 오시는 분들이 많고, 프로그램을 하면 워낙 깊이 친해지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깊은 우정과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아침에 대화보다는 침묵을 선택한 사람들은 일부로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아 고독을 즐기기도 했다. 오쇼 리조트는 어떠한 개인의 감정도 존중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어제까지 활발하고 사랑이 넘쳤던 사람도, 오늘은 침묵과 정적 속에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의식적인 아침 식사를 마치면, 본격적인 오쇼 리조트의 하루가 시작된다.
오쇼에는 하루의 중심이 축이 되는 3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첫 번째, 해가 뜰 때 시작되는 <다이나믹 명상>. 두 번째, 해가 질 때 시작하는 <쿤달리니 명상>. 그리고 세 번째, 완연한 저녁에 시작하는 <이브닝 미팅>이다.
그리고 새벽 다이나믹 명상과 저녁에 하는 이브닝 미팅 사이에는 수십수백 가지 영성적인 세션들과 명상 코스들이 존재한다. 그 코스/수업은 그 이름만 들어도 너무나 재미있고, 세션을 진행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세계적인 명성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오쇼 명상 리조트는 명상과 스피리철한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치 호그와트 마법학교 같이 설렘이 가득한 곳이다.
아침 식사 후 사람들은 자신이 등록한 그룹 세션이나 1:1 세션을 찾아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활동들로 공부를 하러, 또 나를 만나러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리조트에는 특별한 세션이 아니라도 기본 프로그램으로 제공되는 댄스 셀레브레이션 시간이라던지, 비파사나, 쿤달리니 요가, 쿠리샹카 명상, 다크니스 메디테이션, 사일런스 시팅 등등 너무나 아름다운 코스들이라 즐비했다.
나 역시 오쇼 리조트 도착 이후 며칠간의 호흡을 고른 후 내 직감에 맡는 여러 코스들을 하나 둘 참여했었다. 첫날 둘째 날에 너무 많은 수업을 신청하지 말라는 봉사자들의 말을 듣기를 잘했다. 머리로 듣고 싶었던 세션들과 다르게, 점차 마음이 몸이 듣고 싶은 수업들이 떠올랐다. 점차 머리보단 직감을 따르기 시작했다.
오후 세션을 마치고 주변을 돌아보다 보면 'Silence 배찌'를 가슴에 달고 조용히 다니는 사람이 매우 많았다. 사일런스 배찌는 그것을 단 사람에게는 말을 걸지 않는 일종의 약속이자 표식이다. 보통은 막 세션이 끝난 사람들이거나, 묵언 기간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이 착용했다.
오쇼의 세션들은 매우 집중적이고 강렬한 것이 많기 때문에 자신에게 집중된 시간에서 안전하고 천천히 나오기 위해 스스로 사일런스 배찌를 단다. 그리고 현실 세계와 소셜 한 관계와 잠시 거리를 두고, 자기 만의 시간을 가진다. 보통 이 배찌를 단 사람이 보이면, 친한 사람이어도 눈빛도 조심히 맞추곤 했었다. 묵묵히 걸어가는 그들의 고독하고 슬픈 눈빛이 오히려 아름다웠다.
오쇼에서 저녁 시간은 늘 축제였다.
오쇼는 '조르바 더 붓다'라는 새로운 이상적인 인간상을 만들었다. 아침에는 붓다처럼 고요하게 명상에 정진하고, 저녁에는 춤과 음악 사랑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묵상과 절제를 강조하는 기존의 명상과는 확연히 다른 현대적인 세계관이었다.
그래서 오쇼 리조트에서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것이 자연스럽다. 명상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음악에 빠져들고, 남을 의식하지 않고 춤을 추고, 웃고, 울고, 길을 것다 사랑을 느끼면 다가가 상대를 포근하게 안아주고,
때로는 안겨서 눈물을 흘린다.
이 부분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명상 센터라고 고요하고 차분한 것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껏 웃고, 사랑을 표현하고, 춤을 매일 출 수 있다. 남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내 감정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치유였다. 나 역시 춤을 추는 시간에는 자유로울 수 있었다. 누구에게 보여주는 멋있어 보이는 몸동작이 아니라 내 흥대로 내 마음대로 몸을 움직였다. 마치 청소년이 된 기분이었다. (다음에 가면 더 나를 내려놓고 다섯 살 아이로 돌아가 보고 싶다)
그래서 이틀에 한번 꼴로 열리는 댄스 플로우에는 늘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가득했다. 몸과 얼굴은 어른 일지 몰라도 춤출 때만큼은 그들은 장난꾸러기 같고, 새 같았고, 천사 같았다.
댄스 셀레브레이션이 없는 날에는 오쇼의 제자가 됨을 축복하고, 새로운 인디언 이름을 받는 의식인 산야신 셀레브레인션이 있기도 했다. 이게 마치 세례를 받는 것처럼 정식 명부가 있고,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축복할 사람이 있고,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이 이곳에서는 참 즐거운 일이었다.
또 그림을 그리거나, 영화를 보거나, 노래를 부르는 아름다운 시간들이 있었다. 나는 오쇼에서 3장의 그림을 그렸다. 2장은 나의 내면의 에너지에 대해서, 그리고 한 장은 사랑에 대해서였다. 그 그림은 오쇼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사람에게 선물했다. 모든 밤에는 멋진 음악과 사람들이 함께했다.
더불어 저녁에는 항상 오쇼의 음성으로 해당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유머를 나누는 '이브닝 미팅'이 있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참여하는 시간이었다. 나 역시 어느새 이브닝 미팅을 하루 중에 가장 기다리고 있었다. 오쇼의 하루 하루를 잡아주는 강력한 리츄얼이었다. 하루 종일 함께 공부하고, 웃고, 사랑했던 친구들과 이 시간 만큼은 온 몸과 마음을 다해 뛰고, 듣고, 명상했다.
이때만큼은 모두 흰색 로브를 걸치고, 웃음과 춤으로 하나 된다. 아파트 높이의 천고에 사람들이 함성이 하나로 모이는 그 순간의 에너지는 정말 어마어마했다. 난 라이프쉐어가 오쇼의 이브닝 미팅과 비슷하다고 생각 했다. 대화로 내 속을 살펴보고, 서로 나누고, 웃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다.
그들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언제든 사랑이 느껴진다.
내 존재만으로 날 아름답다 말해주고, 사랑한다 말해주던 사람들. 우린 나이와 국적을 넘어 서로를 사랑하고 이유 없이 자신의 것들을 마음껏 내주었다. 먼저 떠나는 친구에게 향수를 선물해주고 싶다고 했더니, 누군가 자신의 향수를 내어 주었다. 중국인 친구와 보이차를 맛있게 먹으니, 다기 세트와 보이차 세트를 내게 선물로 준다. 누구든 남을 위해 음식과 음료를 대접하고, 즐거워한다. 그곳에서 만난 인도 현지인 친구 집에만 2번을 초대받아, 아무 조건 없이 성찬을 대접받았다.
조건 없이 내어주는 마음에 처음엔 당황했다. 하지만 받은 다음에야 나도 이유 없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우린 언제든 반했고, 오늘 경험한 놀라운 명상 체험에 대해서 아름다움에 대해서 공유하고 반가워했다. 오쇼 리조트에는 정말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인도, 독일, 프랑스, 남인도, 멕시코, 라트라비아, 시리아, 터키 등등 어떻게 뭉쳤는지 알 수 없는 친구들이 쌓여 지금도 여전히 뜨거운 단체 왓츠앱 방에서 신나게 서로를 사랑한다.
명상 코스 중 자신 안에 큰 슬픔, 좌절, 분노와 만나 눈물을 흘릴 때는 얼마고 그들에게 어깨를 내어주었다. 또
기분이 좋을 때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몇 시간이고 함께 춤을 추었다. 난 그들에게 정말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오쇼 메디테이션 리조트가 그토록 아름다웠던 이유는 그 안에서 만난 말도 안 되는 멋진 사람들의 사랑 때문이었다. 지금 그들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린 꼭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낀다. 다시 만날 것이 너무 분명했기에, 우리의 헤어짐에는 축복 밖에 없었다.
이렇게 존재 자체로 온전한 사랑받는 경험은 인생에서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내가 한 것은 정말 소중한 인생의 경험이었다. 라이프쉐어도 나이, 직업, 육체를 넘어 존재만으로 서로를 충분히 사랑해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 No-mind ]
No-mind란 강력한 힘을 가진 단어이다. 오쇼는 Mind에서 No-mind로의 이동을 주장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았다.
하지만 몸도 나의 것이 아니고, 지금 하고 있는 생각도 내가 아니다.
'나'라는 것은 그저 하나의 에너지일 뿐이다.
우리는 생각을 멈추고, 감정과 심장을 느껴야 한다.
위는 오쇼가 한 말을 내가 해석한 대로 편하게 옮긴 것이다. 평소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쓰는 것을 좋아한 나로서는 '생각도 나의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라 마음이 너무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no-mind를 처음 들었을 때 마음속 미래와 과거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고, 순간 마음의 시야에 현재가 보였다. 그것이 이미 알고 있었던 해탈, 달관, enlighten 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 알지만, no-mind를 오쇼의 음성으로 처음들은 날은 잊을 수 없었다. 너무나 쉽고 부드럽게 내 마음을 울렸다. 이제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
[ Active Meditation ]
오쇼는 는 우리가 이제 생각을 멈추고, 생각 대신 우리의 심장(마음)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한다. 1000여 년 동안 변화 없이 단전 중심의 명상은 현대에 와서는 다른 모습을 뛰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지금의 인류는 먹는 것도 다르고, 이전 인류와는 비교도 안 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 1000년 전 우리가 단전 중심의 생활이었다면, 지금은 뇌 중심의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센터로 깊게 들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을 끊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GAP이 생긴 이후에야 우리는 더 깊은 곳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이 오쇼의 주장이다.
오쇼는 이렇게 생각을 끊어내는 강력한 도구로 오쇼는 춤, 쉐이킹, 강력한 호흡, 감정 표현 등을 제안한다. 이 방법들은 실제로 생각에 강력한 생각에 멈춤의 효과를 준다. 더불어 오쇼가 제안하는 액티브 명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큰 변화를 경험한다.
내 안에 흐름에 맞추어 춤을 추고, 몸을 구르고, 강력한 호흡을 내뱉고, 온 힘을 다해 비명과 절규를 지른다.
그 순간 동안 우리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심장으로 세상을 맞이한다. 그 열정적인 토해냄 이후에는 드라마틱한 고요가 찾아온다. 이후 우리는 편안하고 분명하게 나의 존재(센터)에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그 자리에는 새로운 영감들, 새로운 에너지들이 찾아온다.
처음엔 다이나믹 명상만큼은 절대 즐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의 비명과 절규를 듣는 것도 무서웠고, 몸을 완전히 지치게 하는 것도 두려웠고, 새벽 5시에 명상에 참여하기 위해 일어나는 것도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다이나믹 명상에 참여했던 첫날.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다이나믹 명상을 즐기고 있는 날 발견했다. 나는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이내 땅을 치고 오열했다.
내 무의식 안에서 너무 커다란 슬픔이 있었다. 그것이 너무 크고 분명해서 토해내고 토해내어 놔도 많은 양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오쇼의 말대로 50% 미치면 절반 정도를 얻고, 완전히 100% 완전히 미쳐버리면 새로움을 얻으리.
그때 어떠한 내 감정도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놓아버렸다. 흘러나오는 감정을 추스르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냈다. let him go. 나를 잡는 나를 내려놓았다.
첫 다이나믹 이후 내 영혼에 가득한 깨끗함(clearness)은 잊을 수 없었다. 정신이 맑은 하늘에 구름 없이 뜬 보름달 같았다. 그리고 그날 해 질 녘에 이어서 했던 쿤달리니 명상은 토악질 후 거칠어진 내 속을 달래는
아름다운 춤사위 같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쿤달리니 명상을 사랑에 비유하여 lovely 하다고 표현하나 보다. 오쇼에서 배운 명상법은 여러 감정과 마음을 삼키고 사는 나에게, 이 시대의 수많은 어쩌다 어른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난 다이나믹 명상과 쿤달리니 명상을 평생 하리라 다짐했다.
[ 진지하되 심각해지지 말아라 ]
오쇼는 명상을 전하는 방식에서 웃음과 유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웃는 동안 순간적으로 no-mind를 경험하며, 생각을 끊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되, 절대 심각하게 살지는 말라는 뜻을 전한다.
쉽게 심각해지고 우울해지는 나로서는 참 해보고 싶은 삶의 자세였다. 그래서 별일 없어도 내 마음을 즐겁게 하기 위해 가끔 별 것 아닌 것에 웃고, 하루에 한 번 음악을 크게 틀고 우스꽝스러운 나만의 춤을 추며 기분 전환을 하고 있다.
그런 다음은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내 마음이 가볍고 새로운 에너지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우리 함께 느껴볼 명제이다. 진지하되 심각해지지 말자.
[ bodymind ]
인도에 이어서 떠난 라이프쉐어 몽골 트립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 1:1로 만나 세션을 진행했었다. 참가자들을 잠시 안정시키고 감정을 느끼게 하고 호흡을 하게 하니, 실제로 몸의 많은 부분이 굳어있거나 뒤틀려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을 이완시키도록 살짝 도와만 주는 것만으로 참가자들은 큰 치유를 경험했다.
오쇼에서 가장 많은 시간 수련했던 것이 바로 바디 마인드(bodymind)라는 세계였다. 사람의 마음과 몸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함께라는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마음을 통해 몸을 치유할 수도 있고, 몸을 통해서 마음을 치유할 수도 있었다.
나는 7일 동안 스스로 최면을 걸어 나의 몸에게 말을 거는 수련을 했다. 이후 내 안의 몸과 에너지에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마스터와 함께 했던 Psychic therapeutic massage 2번의 세션에서는 완전히 몸을 열고 내 무의식 속의 상처와 몸을 너무나 드라마틱하게 치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안에 남에게 나눠줄 수 있는 많은 에너지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올드 산야신(해탈의 경지에 오른 마스터)과 마사지 마스터로부터 꼭 많은 사람들에게 그 에너지와 love로 마사지를 많이 당부를 듣게 되었다. 말은 두 번째이고, 글을 세 번째이다. 하지만 손 끝은 첫 번째이다.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이고, 사람의 에너지로 다른 사람을 치유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 오쇼에서 얻은 또 하나의 큰 깨달음이었다.
[ LOVE - 육체는 쓸수록 고갈되지만, 마음은 쓸수록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 ]
육체는 쓰면 쓸수록 고갈되지만, 마음에 있는 에너지는 쓰면 쓸수록 다시 새로운 것으로 채워진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더 많이 사랑을 나누고 살자.
[ LOVE - 사랑은 언약하는 순간 죽는다 ]
요소가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들은 항상 흥미롭다. 오쇼는 사랑에 있어 언약을 경계했다. 모든 사랑은 언약을 하는 순간 죽는다는 것이다. 충분히 받아들여지는 이야기이다. 오쇼는 사랑이 지금 일어났다면, 그 자체로 완성이라고 주장한다.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강력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의 언약을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순간에 사랑에 대해서 감추고 미루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 더 두려울 일이다.
나가는 글
꽉 찬 2주가 지났다. 난 인도에서 가득 받은 사랑과 정화된 에너지를 안고, 몽골로 떠났다. 내 안에는 예전에 없던 평화와 사랑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몽골에서는 라이프쉐어를 통해 모집된 10명의 참가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몽골에서 가장 성스러운 호수 '홉스골'에서 쿤달리니와 다이나믹 명상을 함께 했다.
처음에는 한국 사람들에게 아직 낯설 이런 동적인 명상이 과연 참가자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깊은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열린 마음으로 몸을 털고 춤을 추며 자신의 깊은 곳을 어루만졌다. 그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보며 테라피스트로서의 나의 미래를 처음으로 바라봤다. 라이프쉐어가 앞으로 꿈꾸는 Retreat Center가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왔다. 그리고 더 깊은 공부를 위해 12월 다시 인도로 향한다.
* 오쇼에서 참여했던 세션 중 몇 가지를 적어보니다. 이는 정말 그곳에 있는 수십수백 가지의 세션 중 아주 작은 일부입니다.
- Breath (강력한 뜀박질, 호흡법으로 내 몸에 굳거나 뒤틀린 부분을 찾고, 마사지로 풀어낸다. 거의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지만, 다이나믹 명상보다 3배 정도 강렬하다)
- Forgotten language to bodymind ( 내 무의식을 지나 몸에게 말을 거는 언어를 배운다. 셀프 최면에 가깝고, 잠보다 더 깊은 이완을 경험한다. 수업은 7일 동안 계속된다. 그 유명한 Born Again과 함께 오쇼의 4대 코스 중 하나이다. 대체 의학과 닮아있다. 유럽에서의 엄청난 인기가 있다 )
- Human Design (점성술, 사주 등등을 종합하여 만든 나의 지도를 바탕으로 카운셀링을 진행한다. 인생 경험이 되었다. 나라는 인생 지도 한 장을 얻은 기분)
- Psychic Therapeutic Massage ( 카운셀링, 패밀리 컨실레이션, 기 마사지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세션이다. 오쇼의 스텝들이 모두 사랑에 빠졌다며 내게 추천해준 세션이었다. 일반 마사지에 비해 육체적 터치는 거의 없는 편이다. 하지만 테라피스트에게 몸을 맡기는 순간 완전히 내가 제3의 세계로 다녀온 기분이 들고, 말도 안 되는 이완과 해소를 경험한다. 결과적으로 오쇼에서 들었던 전 세션에서 내가 가장 사랑했던 세션이었다. 일본에 마스터의 메일 주소를 알게 되었다. 그분께 메일을 보내고 수강생이 되길 기원하고 있다)
- Family consellation ( 많이들 아는 독일에서 온 가족 세우기이다. 믿을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했다. 이 세션에서는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었다. 인도, 프랑스, 호주 등등 여러 나라에 가족이 생긴 기분이다. 개인사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분위기가 배우 깊다. 하지만 나 역시 도움을 많이 풀렸다 )
- Hypnosis for relax (오쇼에는 수많은 종류의 힙노시스가 있다. 시계를 흔들고, 갑자기 사람이 기절하고 그런 영화에 나오는 최면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꼭 한번 체험해보시길 )
- Inner Skill - Play with chang ( 오쇼에는 3가지 이너 스킬 코스가 있다. 내가 들었던 것은 즐거운 변화와 관련한 내면 기술을 익히는 세션이었다. 멘탈 관리에 엄청난 도움을 준 코스였다)
* 오쇼 숙박 포함 프로그램 안내 : https://www.osho.com/visit/accommodations/living-in-programsintro
* 오쇼의 프로그램/세션 들 : https://www.osho.com/learn/programs/courses
* 라이프쉐어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lifeshare.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