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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어릴 때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거였고

쾌락과 환락의 거리에 설키기 위한 것이었다.


어른이 돼보니 조금 그 목적이 다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숨기고 내면을 감추기도 하는 광대가 된다.

술은 마음의 가시들을 이끌어내고

폭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약주라는 것은 분명

해독이라는 물리적 작용도 존재하지만,

이는 마음의 병을 치유해 주는

몇 안 되는 혜안이 아닐까 싶다.


적정량을 적시는 건 본인의 몫이다.

어쩔 때는 괴인으로, 어쩔 때는 명인으로


우리는 그렇게 인생을 선택할 수 있기에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본다.

난 적적할 때 적절히 내면의 탑을 무너뜨릴 수 있는

현명한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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