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의외로 단순하다.
내가 처음 영어를 접한건 10살 때, 즉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였다. 막 새로운 언어를 접한 것이 너무 신기했지만, 10대 학생 때의 나는 영어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수능 외국어 영역 등급은 3등급일 정도로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에서 영어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영어 점수를 올리기 위해 학원과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천일문' 시리즈. 기본편과 심화편 모두 공부했는데, 직독직해를 해야한다는 메세지가 강하게 자리잡았다. 분명 도움은 되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실전 회화에서는 저 직독직해라는게 너무 강하게 자리잡은 나머지, 영어를 들어도 해석하는데 바빠서 리스닝이 되질 않았고, 말을 하려고 해도 문법 먼저 생각하다 보니 또 스피킹이 되지 않았다. 의사소통에서 듣기와 말하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보면 이것은 꽤나 심각한 것이다. 그러다가 캐나다에서 영어 공부 독학을 하던 중 유튜브에서 영어에 관한 영상을 하나 봤는데,
이게 내 영어 공부 방향을 완전히 바꿔줬다.
어쩌면 이미 여러분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혹은 알지만 리마인드를 위해 이것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영어와 한국어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어순이 될 수도 있고, 상황중심이냐 순서중심이냐도 될 수 있겠고, 다른 여러 문장 요소의 유무가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제일 결정적인 차이점은 바로
직관성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한국어는 주어를 표현한 후(상황에 따라서는 없기도 하지만) 온갖 육하원칙들을 다 나열한 후에 마지막에 가서야 서술어, 즉 무엇을 했는지 결론이 나온다. 학교에서 육하원칙에 대해서 공부할 때도 보통 이렇게 가르쳐주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한국어는 결국 끝까지 들어야 주어인 대상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다. 한국어는 끝까지 들어봐야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가끔은 주어가 생략되기도 하기 때문에 상황적으로 주어를 유추해야하는 것은 덤이다.
그런데 영어는 어떤가? 영어는 말하는 방식 자체가 매우 직관적이다. 결론이 맨 마지막에 나오는 한국어와는 정반대로 영어는 결과부터 내놓고 그 다음에 상황을 수식하는 말들이 뒤에 나온다. 다시 말해, 이런 식이라고 볼 수 있다.
주어가 어떠한 동사 행동을 했다. 동사가 정확히 해줄 표현이 필요하다? 그럼 목적어가 나온다. 그 동사를 누구에게 했는지 그 대상이 필요하면 목적어 뒤에 사람이 따라온다. 이런 식으로 영어는 앞에 주어, 결론과 목적어를 제시해놓고 보충 수식이 필요하면 그 때마다 뒤에 덧붙이는 식으로 순서를 구성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수식하는 부분이 단어가 될 수도 있고, To+동사나 ~Ing가 될 수도 있고, 문장(관계 대명사/관계 부사)이 될 수도 있다는거다.
좀 더 알아보기 쉽게 도식으로 표현하면 이런 식이 되겠다.
이런 식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즉 한국어는 [첫 주어 ->(수식하는 단어나 문장들, 상황 서술) -> 첫 주어의 서술어] 식으로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반대로 영어는 [(첫 주어 + 첫 동사) - 앞 문장을 꾸며주는(두번째 주어 + 두번째 동사) - 또 그 앞을 꾸며주는(세번째 주어 + 세번째 동사)] 의 순서로 문장이 구성된다고 보면 된다. 정리하자면 영어는 이 문장의 순서, 수식의 순서 구조를 이해만 한다면 앞으로 배울 영어 문법은 거의 다 이해했다고 보면 된다.
영어 문장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이 직관성을 이해했으면 그 다음부터 해야할 것은 바로 '공부'다. 외국어라는 것은 꾸준히 공부해줘야 실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미드, 뉴스, 원서, 토익 등등 어떤 매체를 이용하여 공부를 하든 지속적으로 꾸준히 자신을 노출시켜야 공부가 된다.
나는 이 원리를 27살 때 깨닫고나서, 그 때부터 내가 배웠던 문법들과 문장 공부를 다시 시작해봤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르게 훨씬 더 이해가 잘 됐고, 영어 듣기를 할 때도 어떤게 메인 문장이고, 어떤게 수식하는 문장 혹은 표현인지 알게되니 공부하기가 매우 수월했다. 물론 모르는 단어나 새로운 표현이 있으면 필기하고 암기하는 공부도 병행했다.
이 순서를 깨우치고 나서 가장 이득이었던 점은 바로 영영사전에 나와있는 해설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어나 표현을 알고 있어도 살짝 헷갈렸던 영영사전의 해설 방식이 완벽히 이해되었다. 영어 공부에 영영사전이 도움이 된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니, 영영사전이 완벽히 이해가 되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라고 할 수 있겠다.
새해 목표로 영어 공부를 설정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영어 실력이나 토익 점수 상승 등등 여러 목표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영어에 대한 포스팅도 자주 올리도록 하겠다. 영어 공부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힘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