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그리고 이거저거
주어(Subject)
영어에 있어서 동사와 함께 절대로 빠져서는 안되는 요소 중에 하나이자, 거의 모든 영어 문장의 시작을 담당하는 녀석이다. 한국어는 영어와 조금 다르게 상황이나 문맥 상 문장에서 주어가 생략되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듣거나 읽는 사람이 앞뒤 문장 다 파악해서 누가 주체인지 아니까.
하지만 영어는 반드시 주어가 있어야 한다. 근데 또 너무 긴 주어는 싫어한다. 그러면 이 주어에 해당하는 내용을 뒤로 보내버리는데 그러면 앞에 있어야할 주어가 없네? 가짜 주어를 만들어서라도 그 자리를 꼭 채워넣는다. 아무튼 그만큼 영어에서 주어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우리가 아는 주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I, you, we, he, she, they, this, that, it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저 주어들이 대화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비인칭 주어(흔히 말하는 3인칭)의 경우 여러 단어가 주어 자리에 올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단어 형식 이외에도 주어 자리는 생각보다 여러 형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오늘은 이 주어에 대해서 최대한 쉽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영어 문법을 공부하다보면, 영어 주어에 대해서 1인칭, 2인칭, 3인칭 이렇게 설명을 한다. 그것보다 더 간단하게 표현해보자면, 영어의 주어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사람이거나, 사람이 아니거나
사람인 주어는 무엇이 있을까? 나, 너, 걔네, 그, 그녀, 그리고 대상의 '이름'이 있겠다. 그렇다면 사람이 아닌 주어는? 그것, 그것들, 이것, 이것들, 어떤 것 등등이 있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이렇게 될 수 있겠다.
사람 주어 = I, you, they, he, she, Minsoo, Dave, Shelly, someone, anyone etc
사람이 아닌 주어 = it, this, that, these, those, something, anything, 그 외 각종 사물 단어 etc
이렇게 간단하게 끝나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 솔직히 사람 주어 부분에서는 우리가 크게 헷갈리는 일은 없다. 항상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은 사람이 아닌 주어이다. 위에 나온 단어들로 주어가 표현되는 경우가 많지만, 대화를 하다보면 꼭 저렇게 정직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저것말고도 더 좋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텐데...', '분명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고민은 누구나 다 해봤을 것이다. 특히 사람 아닌 주어(이하 비인칭 주어)를 표현할 때 말이다.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는가?
'구'나 '문장(절)'도 주어가 될 수 있다.
한국말을 할 때도 가끔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아 그거 있잖아. 민수가 어제 먹었던 그거 사실 상한 음식이었다네." 여기서 주어는 뭘까? 당연히 저 부분이다.
민수가 먹었던 그거
그러면 여기서 이 부분을 영어로 그대로 바꿔보자.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It이나 That, food만으로는 표현하기가 조금 어렵다. 그런데 내가 좀 전에 말했듯이 문장도 주어가 될 수 있다면 이렇게 표현이 가능하다.
What Minsoo ate yesterday actually went bad.
다른 식으로 표현을 해보자면 이렇게도 쓸 수 있다.
The food that Minsoo ate yesterday actually went bad.
이 부분에서는 food라는 주어용 단어를 써준 후, 어떤 음식이었는지를 바로 설명해주는 문장을 넣었다. 그리고 그걸 이어주기 위해서 that을 사용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영어 문장은 순차적이다. 보충 설명이나 수식할 내용이 있다면 해당 대상 바로 다음에 서술해주면 된다. 이 얘기는 지금 여기서 다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겠다.
그렇다면 '구'는 어떻게 주어가 될 수 있을까? 예시를 들어보겠다. '서로를 알아가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다.'라는 문장을 영어로 바꿔보자. 일단 저 한국말 문장에서 주어는 무엇일까?
서로를 알아가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이걸 영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만약 나라면 이렇게 바꿀 것 같다.
Getting to know each other is important in the human relationship.
이렇게 구를 이용해서 주어를 표현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영어 주어를 간단하게 분류해보고, 단어 이외의 주어 표현 방식에 대해서 공유해보았다. 글을 작성하면서 최대한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는 문법적인 용어들은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문법적 용어들이 오히려 영어를 공부하는데 더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역 동사'니 'be to 용법의 목적'이니 문법적 용어들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정작 그 영어들이 어떻게 쓰이는지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문법적 용어들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쓰도록 하겠다.
주어는 생각보다 단어 말고도 여러가지로 표현될 수 있다. 이렇게 '구'와 '문장'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여러분의 영어 문장 표현력은 훨씬 상승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어는 어떻해야 한다'는 식의 강박 관념은 가지지 않길 바란다. 분명 영어 주어는 짧고 단순한게 보기 좋기는 하다. 학교나 학원에서도 잘 가르쳐 준다. 긴 주어는 뒤로 빼야 보기 좋다고.
맞긴 한데 그게 오히려 족쇄가 될 수도 있다. 주어를 짧게 하고 뒤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머릿 속으로 계속 문장을 구성하느라 오히려 말을 더 못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개인적으로 별로 좋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한국말을 할 때도 버벅거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 하물며 영어 스피킹이라고 다를까. 그럴 바에는 주어를 길게 말하더라도 문장 하나를 제대로 말하고 메세지를 잘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문법과 규칙을 숙지는 해놓되 너무 지나치게 얽매이지는 말자. 언어는 메세지 전달이 핵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오늘도 여러분의 영어 공부를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