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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 영어 쉐도잉할 때 이거도 같이 하세요

동화구연과 같은 이치

by 재다희
woman-5864279_1920.jpg 출처 : Pixabay
영어 쉐도우잉(Shadowing)


영어 말하기를 할 때, 내용을 듣고 마치 그림자처럼 똑같이 따라하는 방법을 말한다. 미드나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영어를 공부할 때 주로 쓰는 방법들인데, 스크립트를 직접 필사하거나 아니면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를 받은 후에 먼저 혼자서 스피킹을 해보고, 그 후에 영상을 틀어놓고 보면서 스피킹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나 역시 캐나다에서 혼자 영어 공부를 할 때 미드 <How I met your mother>를 가지고 쉐도우잉 공부를 했다. 확실히 쉐도우잉이 영어 스피킹 공부에는 엄청난 도움이 된다. 영상을 통해 리스닝과 리딩도 공부하면서, 실제로 원어민들이 쓰는 말을 따라해봄으로써 스피킹 연습도 하고 입도 풀 수 있으니까 말이다. 발음 점검은 덤이다.



그런데 내가 쉐도우잉을 하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단순히 쉐도우잉 뿐만 아니라 하나가 더 곁들여져야, 그 때부터 실력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내가 주변 사람들이 쉐도우잉 공부를 하면서 한 가지 아쉽다고 생각했던 점은 바로 이것이다.



쉐도우잉이 아니라 리딩 같은데?


분명 따라 읽고 스피킹은 하는데 뭔가 자꾸 리딩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래도 우리가 쉐도우잉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듣고 따라 읽는 공부'라는 개념이 인식되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여기에 한 가지 요소를 더 추가해서 쉐도우잉 공부를 하라고 말하고 싶다.



바로 'Acting'이다.








"동화구연을 해봤나요?"


혹시 어렸을 때 동화구연을 해본 경험이 있는가? 나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부모님이 나에게 말씀하시길, 유치원 때 동화구연에 나가서 우승을 했던 경력이 있다고 한다.(난 정말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런데 이 때 난 한글을 몰랐다고 한다. 듣고 말하는건 가능한데 글을 읽을 줄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 선택한 방법이 테이프 무한 반복이었다. 하루 종일 카세트 테이프를 틀어놓고 똑같이 말하는 것을 연습시켰다고 한다. 영어가 아닌 한글이었을 뿐이지 엄연히 쉐도우잉 연습이었다. 솔직히 부모님은 그닥 기대를 하진 않았다고 한다. 나가서 못하지만 않으면 괜찮을거란 생각이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고 한다.


옛날에는 왜 내가 1등을 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내가 영어 쉐도우잉 공부를 하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동화구연은 단순히 글을 잘 읽는게 끝이 아니다. 목소리의 강약 조절과 등장 인물과 상황에 따라 목소리와 감정 자체도 변화시켜서 말을 해야한다. 그리고 필요하면 몸짓, 손짓, 발짓 모두 동원해야 관객들(주로 어린이들)의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듣고 읽고 따라 말하는 것을 넘어서서 진짜 내가 그 등장인물들인 것처럼 연기(Acting)를 해야 가능하다.



이제 내가 어떤 말을 할 지 감을 잡을 수 있겠지?





"Shadowing + 감정과 연기력 = Acting"


영어 쉐도우잉을 공부할 때, 그냥 읽는 것보다는 정말 영상에 나오는 그 인물처럼 감정과 약간의 연기력(?)을 섞어서 공부를 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즉, 영상의 인물들의 말투와 행동과 같은 모든 비언어적 요소들을 따라하라는 말이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3.png 나는 지금 거울을 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영상 내에 인물들이 서로 깔깔대면서 웃고 있다? 그러면 나도 거기에 빙의해서 정말 그 인물들이 된 것처럼 웃으면서 쉐도우잉을 하자. 만약 인물들이 서로 심각한 얘기를 하는 상황이라면 나도 똑같이 심각한 말투로 쉐도우잉을 하면 되고, 연설을 하는 영상이라 하면 나도 똑같이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쉐도우잉을 하자.



이렇게 진짜 연기를 하면서 쉐도우잉을 하면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영어 스피킹의 톤이 상당히 자연스러워진다는 점

둘째는 미드 내의 유머코드나 생활 방식 등의 문화적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이 두 가지가 아마 우리가 영어 공부를 하면서 가장 터득하고 싶고,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싶은 부분이 아닐까? 영어 스피킹의 실력이 상승하는 것을 뛰어넘어서, 그들의 문화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한다면 직장에서나 아니면 개인적인 비지니스에서나 분명 플러스 요소가 될 것이다.



오늘도 여러분의 영어 공부를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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