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e By Us>
작금은 커뮤니티의 시대이다.
한국에 귀국하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바로 한국에 커뮤니티 문화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마케팅 커뮤니티, 인플루언서 커뮤니티, 독서 커뮤니티, 직장인 커뮤니티 등등 커뮤니티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졌다. 이전에도 분명 네이버 카페나 다음 카페 등에서 커뮤니티 모임은 있었지만, 요즘 같이 커뮤니티가 비지니스 모델로서 활발하게 자리잡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많은 커뮤니티 중에서 나는 영어를 주 콘텐츠로 하는 커뮤니티를 찾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애써 고생하면서 성장시킨 영어 스킬들을 유지하고 싶었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도 만나면서 얘기도 하고, 인맥 네트워크도 늘려나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회화 커뮤니티를 찾던 중, <Done By Us> 라는 영어 회화 커뮤니티 스타트업을 발견했다. 단순하게 영어회화보다는 <Done By Us>만의 세션 프로세스와 운영 콘텐츠가 있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그리고 한 세션 멤버들이 6주 동안 한 팀으로 함께 진행한다는 점도 네트워크를 늘려나가고픈 나의 니즈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나도 6주 동안 이 영어회화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되었다.
세션 첫 날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세션은 직장인 팀과 대학생,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초급-중급-고급 세션으로 나뉘어진다. 나는 대학생 팀이 되기에는 나이가 많았고, 간단한 사전 인터뷰 결과 고급 세션에 배정해주었기 때문에 '직장인 고급 세션'에 참가하게 되었다. 오프라인 세션 장소는 홍대, 강남, 가로수길 3군데가 있는데 내가 참여하는 세션은 가로수길에서 진행됐다.
개인적으로 인테리어는 너무 나의 취향이었다. 뭔가 클래식하고,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아늑한 느낌을 주는 아지트가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세션 멤버들보다 먼저 왔기 때문에 세션 리더와 대화를 나누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야근 때문에 참석 못한 멤버 한 분을 제외하고 정시에 세션이 시작됐다. 이번 세션의 주제는 'Preface'로 책의 서문이라는 뜻으로 세션의 첫 모임을 표현하기에 좋은 단어라고 생각한다. 첫 모임인만큼 세션 멤버들끼리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세션 중 절반 정도는 이렇게 진행되었다.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고, 친해지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매우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몇 가지 게임과 액티비티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영어를 부담없이 쓰는 분위기와 서로의 취향에 대해 알아갔다. 물론 처음 만난 자리이기 때문에 금방 친해지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앞으로 6주 동안 같이 활동하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질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3시간 동안 세션을 참여하면서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한국어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모든 대화는 영어로 진행되었고, 무엇인가를 설명할 때도 영어로 설명해야했다. 캐나다에서 귀국한 이후 이렇게나 영어로 대화를 많이 한 적은 없었다. 우리가 영어 공부를 많이 하더라고 이렇게 집중을 하고 3시간 정도 내내 영어를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혼자서 영어 쉐도우잉 공부를 하더라도 3시간 동안 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만에' 사람들이 모여서 다같이 영어 회화로 대화를 하니 지친다는 느낌보다는 같이 기분이 Up 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영어를 쓰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있는 사람들끼리 모인 것이다보니, 영어로 대화할 때 부담스러움도 없었다. 우리가 영어를 공부할 때 유난히 신경쓰는게 다른 사람들의 눈치와 분위기인데, 여기서는 그런 점들을 일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영어 회화를 연습하고 싶거나, 더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커뮤니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확실한 것은 <Done By Us>는 학원처럼 영어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어 표현들을 가르치고 그것들을 가지고 예문을 작성해본다거나, 시험을 보는 등의 수동적인 환경을 지양한다. 리더들은 멤버들이 영어를 쓰는 분위기를 만들고, 대화 중간중간에 적절히 개입하여, 최대한 모든 멤버들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래서 단어나 숙어, 생활 표현 등의 영어 공부는 멤버들이 개별적으로 따로 해야할 필요가 있다. 영어를 공부부로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늘 하는 말이지만, 독학이든 학원 공부든 Input이 있어야 Output이 있는 법이다. 독학으로 공부를 하고 그것을 세션에서 영어 회화를 통해 발휘한다면, 최고의 Input, Output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영어 공부 화이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