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나이 31살 먹고 부모님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다 큰 놈이 뭐가 힘들어서 질질 짰을까?
뭐가 그리 서러웠고 힘들었나?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서러운 것도 없었다.
그럼 왜 울었냐고?
"나 자신을 잃을 것 같아서..."
서류를 썼다.
취업이 하고 싶어 서류를 썼다.
대기업도 쓰고, 중견도 쓰고, 스타트업도 썼다.
힘들지는 않았다.
조금 스트레스 받을지언정, 힘들지는 않았다.
돈을 못 벌고 있다는 그 사실이 더 힘들었다.
그렇게 나는 어느새 타자치는 기계가 되어가고 있었다.
채용공고를 확인하고, 직무 내용은 스캔하고,
우대사항이 많으면 바로 서류를 쓰고 제출한다.
정말 기계같지 않은가?
그런데 붙었냐고? 아니.
떨어졌다. 그것도 전부.
서류에서 떨어지고, 면접에서 떨어졌다.
아쉬움과 억울함을 느끼던 나의 마음도
어느새 탈락에 무뎌져가기 시작했다.
그저 감정없는 기계처럼...
그러다 문득 든 생각,
'내가 하고 싶었던게 있었는데...'
그 순간부터였다.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타자가 쳐지지가 않았다.
아니 거부하기 시작했다.
현실 앞에서 애써 외면하고 있던
마음 속 깊은 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너와 맞지 않는 길이야."
"너는 그렇게 작은 사람이 아니야."
"그러려면 두려움을 안고 나아가야해."
사실 나는 나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귀국하면서 절대 나를 잃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에 어느새
나는 나를 잃고,
나의 목표가 없어진,
나의 꿈도 없어졌던,
그런 무감각한 기계가 되었었다.
그리고 그 두 감정이 충돌했을 때,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는 두려움이 덮쳤을 때,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게 눈물이 터져버렸다.
그렇게 다시 결심할 수 있었다.
절대로 나 자신을 잃지 않기로...
지금은 내가 원했던 길을 걷고 있다.
물론 이 길 역시 안전하지는 않다.
애초에 안전한 길만 추구하는 성격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무섭지 않다.
내가 원하는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
어려움이 닥쳐와도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그것을 이겨낼 자신이 있다는 확신,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겨냈을 때 나에게 주어질
무한한 성장과 발전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에.
그러니 잊지 말자.
그럼에도,
그럼에도 나 자신만은 잃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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