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글을 쓰기로 했다
프롤로그가 있습니다. 프롤로그를 보고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나는 학창 시절에 생각이 많고 소심한 타입이었다. 초등학생 때는 연예인을 꿈 꿀만큼 늘 활발하고 학급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였지만, 중학생 때 ‘은따’(왕따보다는 정도가 덜한 '은근한 따돌림'을 뜻하는 말)를 당하고 성격이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사회에 발을 내딛고 나서는 소심한 성격이 대인관계를 넓히고 다양한 사람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여러 경험을 해보는 데에 좋지 않음을 느꼈다. 성격을 바꾸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017년, 20살에 대입 재수를 위해 시골의 고시원에서 독학했다. 그래서 2017년의 1년간 인간관계를 맺을 일이 거의 없었고, 그 해 10월 말에 모델로 진로를 바꾸면서 대입을 포기했다. 21살 때는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스피킹 위주의 영어 그룹에 가입하여 모임을 다녔다. 그리고 돈을 모으기 위해서 집 근처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에서 정비 보조원으로 일하며 아버지뻘 과장님들, 그리고 나와 정반대의 학창 시절을 보냈던 소위 일진 출신 20대 형님들과 부대끼며 8개월을 일했다.
돈을 모으고 나서는 부산에 하나뿐인 YG Kplus 모델 아카데미에 등록하며 많은 형, 동생들을 또 만나게 되었다. 모델 활동을 하면서는 현직 모델들과 모델 지망생들, 모델학과 학생들을 많이 만났고, 여러 에이전시 및 모델대회 주최 측 관계자 분들을 만나면서 단기간에 인간관계 스펙트럼이 크게 넓어졌다. 22살에 지금의 대학을 입학한 후에는 모델 관계자 분들과 영어 모임에서 만난 분들, 그리고 대학 동기, 선배들, 교수님들까지 더해지며 상당히 많은 사람들과 관계망이 형성되었다.
중학교, 고등학교의 학창 시절과 재수했던 기간을 포함하여 7년을 남들 눈치 보며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고 살았던 내가 갑작스레 다양한 분야와 연령층의 사람들을 만나는 건 아주 힘든 일이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심지어 나중에는 어제 만난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도 잦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었지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공황장애 초기 증세와 우울증도 왔었다.
어느 순간엔 사람들과 얘기하면 손발에 땀이 비 오듯 났고, 사람 많은 횡단보도의 교차로에 서기만 해도 모두가 날 쳐다보며 수군거리는 것 같았다. 등줄기로 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누가 내 옆을 지나가며 혼잣말이라도 하면 그날은 잠도 오지 않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너무 앞만 보고 달려서 그랬던 걸까? 난 이 같은 반응을 스스로 돌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여겼다. 동시에 이건 시간이 흘러 모델로 어느 정도 자릴 잡게 된 나에게 험난하고 바쁜 모델 업계에서 멘탈을 잘 잡고 주어진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한 내적 성장으로 이어 줄 '예방접종'으로 여겼다. 기존의 쓸데없는 잡념과 걱정거리를 떨쳐내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용기를 가져야 했다.
처음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하고 싶은 게임도 마음껏 하고, 놀러도 다니고, 다이어트하느라 못 먹었던 음식들도 편하게 먹었다. 너무 행복했고, 모델 다이어트를 그만두니까 몸도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두 달간 이렇게 지내고 나서는 삶의 무력감을 느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19살 때 재수할 수 있도록 마음먹게 도와준 ‘실행이 답이다’라는 책을 찾아 읽었다.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거기서 무언가를 배워낸 경험을 하게 해 준 첫 역할을 했던 책이기에 이번에도 무력감을 벗어나, 어떠한 긍정적 변화를 만들 수 있게 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읽었던 것이다.
이 책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실행이 답이다'라는 책으로 다시 한번 도전의식과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자기 계발 분야의 여러 독서를 통해 검증된 정보를 얻었다. 자기 계발서가 지겨워지거나'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와 나를 '케어하고 재미를 느끼는 데에 쓰는 에너지'의 균형이 맞지 않아 무기력과 피해의식이 다시 팽배해지면 소설을 읽으면서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 현실을 책 속에 묻어버리곤 했다. 모든 걸 놓아버리고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을 때를 제외하면 소설보다는 주로 자기 계발서를 읽는다.
자기 계발서를 질릴 만큼 읽고 나서는 다른 분야의 도서를 찾아보다가 작가들의 수필집을 읽게 되었고, 이런 분야의 책을 접하면서 평소에 내가 사회생활을 통해 느껴왔던 우울하고 힘든 감정이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고, 내가 비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검증받은 것 같아서 큰 위로가 되었다.
인스타그램 : jagye_g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