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_ 스트레스 관리

나는 매일 글을 쓰기로 했다

제 3장_ 스트레스 관리


나는 스트레스가 허용치를 초과하게 되면 반복하는 특정 행동이 있다. 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나타난 증상인데,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고 내면을 가꾸려 노력하는 지금도 스트레스 허용치에 근접하면 여전히 나타나곤 한다. 외식하거나 공부하러 도서관이나 카페에 들렀다가 떠나는 자리에 놓고 가는 물건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거나 대화 도중 상대방에게 같은 질문을 비슷한 문장으로 바꾸어 되물으며 확답을 계속해서 받아내는 아주 악랄한 습관이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이제 이 두 가지 증상을 적당히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결벽증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나는 과하게 청결을 유지하려 한다. 알코올 솜을 가지고 다니면서 내가 잠깐이라도 머무르며 만져야 하는 모든 것을 닦아내고 손을 심하게 자주 씻는다. 이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이러한 행동을 해야만 하는 내 모습에 나 스스로가 너무 지쳐서 스트레스를 늘 적게 받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활동이 나에겐 글쓰기였다.




자가 스트레스 진단


자신이 수용 가능한 최대 스트레스 허용치와 이에 근접하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알고,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효율적인 스트레스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해소'하는 게 아니다. 스트레스는 해소해도 계속 다시 생기며, 아예 스트레스가 없으면 사람은 금방 방탕해진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에 활력이 되며, 동력이 되기도 한다.


반면, 현대인의 건강 문제 원인의 대부분이 스트레스기도 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생각을 깊이 할 수 없게 하고 집중해야 하는 일을 힘들게 한다. 우리는 직장과 학교, 학원 혹은 안락해야 할 집에서까지 사람으로부터, 업무나 공부로부터 거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이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압박을 견뎌내고 지금 이렇게 브런치에 들어와서 글까지 읽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모든 대한민국 현대인들이 지금 소개할 방법을 통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길 바란다.




은밀한 스트레스 관리법


가족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피할 수 없는 사람과의 만남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는 쉽게 잊지 못하는 편이다. 혼자 있을 때 이따금 그 상황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때의 감정이 분노와 속상함으로 바뀌어 날 괴롭히곤 한다. 물론 이런 스트레스 원인이 되는 상황을 제거해버리는 게 가장 좋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얽혀서 작용하는 상황을 내가 바꿀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내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 혹은 상황을 대하는 태도만 조금 바꾸면 상황이 바뀐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외부 자극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감정적으로 치달을 때면, 난 글을 쓰며 당시 내 태도를 돌아본다. 스트레스를 받았던 상황과 그 때문에 끙끙거리며 힘들어하고 있는 나를 제3자인 누군가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걸 상상한다. 그 제3자의 관점으로 나와 내가 처했던 상황을 내려다보면 내 감정이 상황에 비해 많이 격앙되어 있음을 느낀다. 알고 보면 상황은 별 것 아니었는데, 평소보다 내 기분이 나빴거나 예민했던 탓에 과대 해석하여 받아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해보고 나면 이성적으로는 깔끔하게 해결된다. 반면, 아쉽게도 감정까지 깔끔하게 정리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성적으로 하늘에서 나를 내려다보기 이전에,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아주 상스럽게 그 사람이나 뭣 같은 상황을 비판하며 욕이란 욕은 몽땅 적고, 당시에 하지 못했지만 했어야 하는 말까지 떠오르는 대로 적는다. 감정이 격해지며 내뱉어지는 모든 말을 편지 쓰듯, 혹은 SNS에 게시하여 공개적으로 욕을 하듯 적는다. 다 적고 나면 쭈욱 읽고 나서 마지막에 몽땅 지워버린다.


‘응? 그렇게 하면 괜히 잊어도 모자란 기억을 왜 굳이 떠올리게 하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감정은 거부할 수도 없고, 거부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우선 그 감정이나 생각이 어떻든, 감정과 생각 자체는 아무 잘못이 없다.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그래서 이렇게 힘든 거였어’, ‘그래서 이렇게 화난 거였구나’ 하고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하늘 위에 구름이 떠가는 것을 보며 구름이 왜 저 모양일까? 구름이 어디로 갈까? 생각하는 대신, 구름이 하늘에 떠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기듯이 나쁜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라도 자책하지 말고 그냥 그런 생각이 떠올랐나 보다 하면 된다. 생각은 생각이지 내가 아니다. 같은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도 아웃렛 보안팀에서 일하던 때에는 수없이 우리 조 조장님을 상상 속에서 하늘로 보내버렸다. 단지, 옳지 않은 생각은 실천만 하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화나고 억울하거나 슬펐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욕을 퍼붓고 나면, 감정이 정리된다. 그리고 제3자의 입장에서 내려다보며 이성적으로 한번 더 정리해주면 가슴 한 구석이 시원해진다.




이렇게 해도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분노와 속상함 대신,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다. 본인 인생을 위한 도전을 하고 있는 사람은 지나친 비판과 모두의 반대를 혼자 받아내야 한다. 이런 경우엔 스트레스를 받고 나서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나 역시도 고등학교 3학년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한의대’에 가고 싶어서 재수를 하기로 했고, 그때부터 시작한 재수를 보름도 채 남기지 않고 그만두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모델이 되기 위해 집 근처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정비보조를 하면서 8개월을 지냈다. 모든 곳에서 걱정의 잔소리가 큰 화살이 되어 나에게 돌아왔다. ‘철이 없다’, ‘세상을 잘 모른다’, ‘꿈만 가지고는 살 수 없다’, ‘모든 사람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면 세상이 돌아가겠냐?’ 등의 말을 들었다. 사실 이때의 외로움과 세상의 낙오자가 된 기분은 다시 떠올리기도 싫을 만큼 견디기 힘들었다. 매일 술과 담배를 했다. 가끔씩 이때를 떠올리면 '당시부터 글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그래도 이렇게 잘 견뎌내고 브런치에 글까지 쓰고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엔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내가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며 내가 과거에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본다. 그리고 전보다 나아진 지금의 나를 보고 위로받거나 과거의 내 모습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곤 한다.




사람들은 남을 칭찬할 때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고 칭찬하지 않는다. 특정한 행동으로 그 사람을 짐작하고 좋은 면을 칭찬한다. 반면, 내가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고 받는 뿌듯함은 진짜 칭찬 혹은 아주 진한 칭찬의 뜻으로 일명 ‘찡찬’이 된다. 글을 쓰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지만, 내가 썼던 글을 나중에 다시 읽는 것도 스트레스 관리에 매우 좋고, 효과적으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학원 다녀서 머릿속에 관련 지식 더 넣는다고 올라가는 게 아니다.

만약, 유튜브의 동기부여 영상이나 스피치 학원 같은 곳에서 들은 몇 마디로 자신감이 생겼다면 그것은 유통기한이 짧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그냥 ‘할 수 있다’를 열심히 외치고 얻은 금방 소진될 감정일 뿐이다. 다시 자신감이 필요하면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또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봐야 한다. 자존감은 결국 자신을 이해한 후에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아끼는 태도가 정착되며 생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과정이 글쓰기에 모두 담겨 있다. 내가 매일 글을 쓰는 이유다.



#자기계발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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