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글을 쓰기로 했다
일기를 쓰는 것도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 7장에 언급했듯, 특히 아침에 쓰는 일기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더 좋다. 하지만 7장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일기 쓰기의 단점이 또 있다. 일단 일기는 불특정 다수에게 쉽게 보여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설사 일기 내용을 공개하더라도 웬만큼 재밌는 에피소드가 넘쳐나지 않는 이상 사람들이 잘 읽지 않는다. 오늘은 7장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일기의 단점을 더 알아보고, 그렇다면 어떤 에세이를 쓰는 게 좋은지 알아보려 한다.
온라인에 특정 주제와 관련해 긴 글을 남기면 무조건 글을 다 읽고 답글을 달아서 해당 게시글 댓글창을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유저들이 있다. 이걸 이용하는 거다. 가끔은 '왜 이런 말을 여기서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할지라도, 이게 꽤나 큰 도움이 된다.
왜 공개용으로 글을 써야 하는 걸까? 그 이유는 아무도 봐주지 않는 글은 성장 가능폭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다시 읽으며 과거의 자기 생각과 태도 및 고민을 돌아보는 것도 글 쓰기의 좋은 효과이지만, 이렇게만 한다면 자신의 생각에 갇혀 지낼 수도 있다. 그래서 일기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결국 남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기 힘들어진다. 또한 일기 형태로 글을 쓰면, 다짐한다는 핑계로 사실을 왜곡하여 쓰게 될 때도 있다. 아쉽게도 일기는 공개하지 못하거나 사실과 왜곡되거나, 독자들이 다양한 댓글을 달수 있는 요구조건을 맞춰주지 못하는 등의 이유 때문에 매일 글을 쓰고, 그 글의 수준이 좋아지게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일기엔 주장하는 내용을 담기도 힘들다. 이는 곧, 독자를 모으기 힘들다는 단점으로 이어진다.
반면, 일기와 달리 주장하는 글을 써서 SNS에 공개하면 처음에는 적을지라도 댓글이 하나둘씩 달리고, 다양한 댓글이 모여서 다른 사람의 생각들도 알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이 썼던 분야와 관련된 지식을 확장하거나 자기주장의 근거를 수집할 수 있는 거다.
글을 쓰던 초반의 나는 내 일상을 통한 깨달음과 새로운 다짐을 일기 형식으로 써서 공개하면 어떨까 하고 일기를 써서 공유해보았다. 그랬더니 계속해서 몇 달간 그냥 ‘잘 봤다’ 거나 ‘멋지다’, ‘자신도 그런 태도를 본받겠다’는 댓글만 달릴 뿐이었다. 일기를 써서 공개하더라도 독자들이 다양한 댓글을 달아줄 수 없었고, 결국 내 사고의 확장에 별로 도움도 되지 않았다. 처음 몇 주간은 매일 글을 쓰는 동기부여로 작용했지만, 이렇게 다양성이 없는 댓글과 일기 형식의 글을 공유하는 것은 글을 쓰는 행위 자체의 동기부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운동을 했더라도 잘 챙겨 먹지 않으면 그저 노동일뿐이듯이, 우리에겐 글을 매일 쓰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글을 쓰고 나서 그 글이 우리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야 한다. 사고 확장을 불러오거나, 계속 책을 읽도록 하거나, 글을 더 잘 쓰게 해 주거나, 다양한 사람들과 편안한 교류를 가능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일기를 공유하는 것은 처음 몇 주 정도만 매일 글쓰기라는 노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해 줄 뿐이었다.
나는 독서를 먼저 시작하고 글을 쓰게 되었다. 독서로 내가 가진 지평을 넓히고, 내가 얼마나 쪼만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덕분에 중요하지만 정렬되지 않은 정보를 목록화하여 머릿속에 어느 정도 배열할 수 있었고, 이 정리된 생각을 시각화하여 다른 사람들 의견을 들어보고자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깨끗하게 머릿속이 정리되었다. 굳이 내 머릿속에 가득했던 정보와 감성을 정리하기 위해 썼던 글을 공개한 이유는 나 혼자 정리해서 혼자만 보면,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서 지내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게다가, 내가 정리한 글을 혼자만 본다는 것은 더 큰 배움이나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외면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일기는 됐고, 어떤 에세이를 써서 공유하는 게 좋을까?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관념에 대해 글을 쓰고 공유한다면 더 재밌게 글을 쓸 수 있다. 내가 쓴 글이 공개되어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더 좋은 피드백을 받거나 댓글에 언급된 주장을 무마시키려 더 탄탄한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고, 더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더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찾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글 쓰기가 점차 쉬워진다. 쓰는 행위 자체가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데에 소비하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글을 쓸 때 느꼈던 귀찮음이 덜어지는 등. 글쓰기 과정을 느끼는 정도가 가볍게 느껴져서 쉬워진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쓰게 된 글은 모여서 자신의 자산이 된다. 글도 재밌게 썼는 데다, 자신의 주장이 담긴 글이기에 나중에 다시 꺼내어 보았을 때, 자신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도 알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 나는 요즘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이 들 때면, 과거에 비슷한 경험이나 감정을 느끼고 썼던 글을 꺼내어 보면서 마음을 정리하곤 한다.
자기를 드러내는 글을 쓰는 게 좋은 이유다. 많이 깨지고 구르게 되더라도 결국은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글이 더 탄탄해지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 jagye_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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