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글을 쓰기로 했다
나의 경우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땐 22살 가을이었다. 당시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진로였고, 그중에서도 과연 대학 졸업장이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게 가장 중요했다.
나는 2017년, 20살에 시골의 고시원에서 독학으로 재수를 했고, 그 해 수능을 3주 정도 남겨두고 포기했다. 그 후로 원자력 발전소의 정비보조 일을 하면서 8개월 동안 돈을 모았고, 부산에서 YG Kplus 모델 아카데미를 다니며 모델을 준비했다. 운이 좋게도 에이전시와 계약을 꽤 빨리하여 21살 가을부터 모델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모델 일을 하면 할수록 모델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무뎌지며 기운을 잃어갔고, 모델로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지금의 대학교에 수시로 지원해 입학하게 되었다.
대학을 입학하기엔 조금 늦은 22살이라는 나이에 비교적 또래보다 사회 경험을 많이 해보고 들어간 대학이었지만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서 대학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재수를 하다가 수능을 조금 남기고 그만둔 것도 당시엔 대학의 필요성에 매우 깊이 생각해보고 내 꿈 실현에 대한 의지를 고려하여 내린 결정이었지만, 막상 발전소에서 일을 해보고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와 모델을 해보니까 실패했을 때가 두려웠다. 점점 자신감도 없어졌다. 그래서 보험으로 대학을 진학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대학에 왔더니 보험으로 공부하기엔 투자되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이 너무 아까웠다. 계속 모델 스케줄과 대학 수업 일정은 맞지 않았고, 나는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이후의 모든 스케줄을 모델 오디션과 촬영에 집중하며 전과목 F를 받았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선택이 너무 늦었던 걸까, 거의 모든 오디션은 학기 초인 3월 초와 10월 초에 집중되어 있어서 이미 3월달 오디션을 대거 불참했더니 대학 성적을 포기하고 선택했음에도 어쩔 수 없이 패션계의 한 시즌을 통으로 날려먹게 되었다.
아래 글은 대학을 1학기만 다니고 휴학한 22살의 내가 다양한 성별과 세대 및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던 때에 썼던 에세이다. 당연히 SNS 공개 목적이었다.
사회가 바라보는 지금 우리네 모습은 정말 멍청할 것 같다
-대학 curriculum은 사회 리더층의 하층민이 되기 위한 훈련이다. 고작 우리는 상류층의 밑에서 일하기 위해 실 재학기간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돈과 시간, 노력을 아등바등 투자한다.
-애초에 맨 처음 유럽에서의 "대학 설립 목적"은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해당 분야만을 빠르게 가르쳐서 현장에 보낼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었다. 과거 유럽의 명문家 자녀들은 이런 학교에는 입학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당시엔 대학까지의 진학률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고, 최대한 빨리 돈을 벌어야 하거나 계획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으면서, 그렇다고 딱히 공부에도 관심 없는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하곤 했다. 그러다 전 세계가 민주화되면서 신분과 계급이 와해되고 지금은 거의 전 인류가 노동력 훈련소로 시작한 대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다.
-그리고 세계 일류 대학의 커리큘럼 역시 필요한 능력과 소양을 기르기 위한 방향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내가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국내 명문대들이 여전히 세계의 선진 흐름에 한참을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명문대의 커리큘럼과 상대평가의 학점제도는 말 잘 듣는 노예 양성소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학벌, 제2 외국어 어학성적, 토익과 토플 등. 이런 점수들은 점수일 뿐이다. 그럼에도 기업이 이런 제도를 선호하는 것은 "이 점수가 인내심과 문제 해결 능력을 대변해주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는 점수와 학벌로 그 사람이 얼마나 새로운 것을 잘 배우고,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했을 때 어떤 태도로 잘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추측한다. 하지만, 더 이상 대학과 이런 어학 성적은 응시자와 대학 진학률이 높아짐에 따라, 그 변별력을 잃었고, 기업에서도 명문대생의 실력에 한숨을 내쉬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사회는 스펙 좋은 인재들의 포화상태다. 우리는 12년간 "초등, 중등, 고등"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말 잘 듣는 훈련'을 받았다. 여기서의 훈련성적에 따라 사회 지배층으로부터 말 잘 듣는 사람이라는 인식표를 내밀 수 있는 '준비 자격증' 이 주어진다. 이 자격증서는 순위가 매겨진 대학으로 가는 열쇠다. 이런 시스템에서 우리는 대학에서 교육다운 교육 ;인생에 필요한, 점수와는 무관한 공부를 할 수 없다. 우리 사회제도상 대학에서조차 삶에 필요한 학습은 할 수 없는 상황인 데, 아이러니하게도 사회는 인간적이고 똑똑하고, 리더십 있는 인재를 원한다. 우리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빈 고스펙, 고학력자가 되어가고 있고, 계속 경쟁에 치여야 한다.
-일례로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설립하고 경영학 석박사로 구성된 전문 경영진을 고용했는데, 그들은 경영 외의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지식과 사람을 대하는 법을 전혀 몰라서 아주 멍청하게 일을 처리했다고 한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그 경영진들을 교체했다. 이들을 해고하고 데려온 사람이 펩시 콜라의 최고 경영자였던 ‘존 스컬리’다. 유럽이 아직까지 망할 듯 말 듯 하면서도 건재한 것은 사회는 전공과 상관없이 다방면에 능한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의 근거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의 교육제도는 여전히 그와 반대로 노예를 양성하는 제도라 생각한다.
-선후관계가 인과관계는 아니 듯, 학교나 대학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는다고 해서 잘 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점수를 받고 좋은 기업체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잘난 하층민이 된 것. 정확히 그 정도다.
-앞서 말한 내용들과 함께 덧붙이면, 더 이상은 '안되면 되게 하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네 부모님 때에는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부 외의 길들이 도박에 가까웠고, 그랬기에 모두가 성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 죽어라 공부만! 했던 것이다. 요즘 시대에는 기성세대가 힘들여 뚫어 놓은 편한 길들이 많다. 그래서 요즘 학생들은 안되면 안 되는구나 하고 다른 것들을 빨리 도전해보며 자신에게 맞는 길을 탐색해보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현재 본인은 뚫려 있는 쉬운 길들을 마다하고 포화상태인 걸 알면서도 남들이 다 가는 길만 찾는 것이 아닌지 생각 해보길 바란다. 무한 경쟁사회인 건 사실이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활동을 찾은 사람에게는 경쟁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대학 4년 동안 들이는 돈과 시간, 노력을 본인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활동에 사용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
-아버지 세대를 그리워하며 계속 좁은 문만 두드리는 것과 변화된 환경과 게임의 규칙을 따라 새로운 부의 길로 달려가는 것, 선택의 문제다.
문법이나 글의 구조와 논리, 근거 수집에서도 부족한 면이 많았다. 그러나 이건 세상에 대한 내 외침이었다. 이것 이외에도 대학교와 한국 교육을 직접 받고 있는 사람으로서 써 놓은 글은 많이 있다. 글을 쓰던 초창기엔 대부분 이런 내용이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가 대학의 필요성과 역할에 관한 것이었고, 나는 대학을 정말 졸업하기 싫어했으며, 대학을 안 가도 잘 살 수 있는 길과 그 근거를 찾으려 했었다.
이렇게 관심분야에 대한 공개용 글 쓰기는 자신을 좀 더 높은 위치로 올린다. 이 글은 주제가 심오했음에도 페이스북 친구님들이 다양한 사례와 그들의 경험을 들려주었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어 그들의 입장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이 글을 쓰면서 수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생각을 글로 출력하여 시각적인 자료로 만들고 고민했기 때문에 좀 더 쉽게 고차원적인 생각도 가능했다.
당시에 떠올린 몇 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내 인생을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고 브랜딩 한다면 한국 사회에서 돈을 편하게 많이 벌려고 가는 대학의 목적은 충분히 충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중에는 오로지 의식적 성장과 내면을 가꾸기 위한 글 쓰기가 돈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더 성실하고 성의 있게 글을 쓰게 되었다. 주로 글을 쓰던 초반에는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좋은 예시가 되고자 매일 쓰는 글을 통해 얻은 것들을 언젠가 책이나 강연을 통해서도 알리자는 계획을 세웠다.
밤에 적는 일기를 제외한 매일 쓰는 글은 자기 이해도를 높이고 자존감을 높여주고, 필요한 고민을 시각화하여 효과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끔 해준다. 또한 누군가에게 공개하는 글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 근거를 모으고 논리적으로 정리하면서 더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깊은 사유를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거나 본인의 정확한 위치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보고, 계속 도전하고 실패해도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인스타 : jagye_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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