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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앨범으로 듣는다

음악은 곡이 아닌 앨범으로 듣는거라 말해줬던 친구가 있다. 몇 주전에 이 친구와 바닷가의 백사장에서 파라솔을 펴놓고 술과 음식을 파는 포차에서 놀았다. 온 몸으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발로는 부드러운 모래를 느끼면서.


그날따라 파도는 호수처럼 잔잔했고 잔잔한 수면 위로 달과  빛줄기가 걸려있다.


친구는 싱어송라이터다. 음악을 타이틀곡과 같은 개별적인 곡만 듣는 건 제대로 된 감상이 아니라고 했다. 직접 앨범 트랙 순서대로 들어봤더니 수긍하게 되었다. 노래에도 하나의 주제가 있듯 앨범에는 수록된 모든 곡이 어우러져 하나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다. 한 앨범의 노래들이 모두 글로 비유하면 서론, 본론, 결론처럼 깔끔했다.


바닷가에서 놀던 날, 친구는 여행이 우리에게 2가지 선물을 준다고 말했다. 하나는 순간의 기쁨 또 하나는 추억.


이번에 서울으로 일정이 잡혀서 짧게 서울을 다녀왔다. 수 없이 부산과 서울을 오갔지만 이번만큼 2가지의 여행 선물을 모두 받아온 건 처음이다. 늘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서울로 갔기 때문에 순간을 느끼지 못했고 추억은 커녕 실수에 대한 반성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반면 이번은 좀 다르다. 일이 생겨서 올라왔지만 애쓰지 않았기에 오랜만에 만난 모델 친구들을 만나고 유명 회사와 직접 미팅을 가져본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비록 짧은 시간이라도 좋은 사람과 좋은 것들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순간의 기쁨과 추억을 모두 가지고 온 것이다.


이번 여정이 아름답고 행복한 노래로 마무리 되는 앨범이길 바란다. 아픔을 수반하는 뜻밖의 깨달음이 아닌,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는 무언가를 혹은 그러한 누군가와 함께이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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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번에 서울로 올 수 있던 만큼의 여유가 있었음에 감사하며, 다음번에 또 이번에 만났던 좋은 사람을 만나 즐겁게 대화하고 교감하길,, 그게 내가 가장 감사하고 기뻤던 팩트이기에.


(Listening to 적재의 FINE 앨범)

2020 여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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