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2021년 10월 13일

by PurpleOcean

아이가 9월 22일부터 3일을 내리 등원을 못했다. 미열이 고열이 되고, 고열이 콧물이 되고, 그러다 기침까지 시작했다. 입 안이 까끌한 지 아무것도 먹으려고 들지 않아 그저 한 입이라도 먹겠다 싶으면 무엇이든 주면서 며칠을 타이레놀로 버텼더니 4일째 밤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이 오르지 않았다. 콧물과 기침은 조금 남아 있었지만 아이 상태가 괜찮아 보여서 월요일 늦은 오전에 등원을 시켰다. 6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곧 데이케어에서 전화가 왔다. 막상 아이를 받아놓고 자기들끼리 고민을 좀 한 모양이다. 3일이나 결석했던 아이를 그냥 받아도 되는 걸까, 하고. 결국 그 길로 코로나 검사를 하러 가서 음성 결과지를 받아 들고서야 다음날부터 무사히 등원을 할 수 있었다.


호두가 등원을 하기 시작한 바로 그날부터 자두가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오빠랑 똑같이 미열이 고열이 되고, 고열이 콧물이 되고, 그러다 기침까지 시작했다. 이미 몇 번 아파본 적이 있는 호두는 막힌 코로 숨 쉬는 것에 제법 익숙해졌는데, 자두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라 밤잠도 낮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힘들어했다. 아직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때라 걱정이 되어서 이튿날 패밀리 닥터한테 전화를 했다. 다음 날 Urgent Care 예약을 잡아주어서 병원을 갔더니 기관지염으로 진행 중인 것 같은데 아직 아이가 어리니까 항생제를 먹이자고 한다. 오빠는 두 돌이 될 때까지 항생제 한 번 먹을 일이 없었는데, 6개월 만에 항생제라니. 둘째는 이토록 짠하다.


항생제를 먹기 시작하자 자두는 빠르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일단 시작한 항생제는 처방대로 일주일간 계속 먹일 것이지만, 단 한 번 먹은 것만으로도 더 이상 약을 먹이지 않아도 되겠다 싶을 만큼 좋아졌다. 이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자두가 항생제를 끊을 무렵 다시 호두가 콧물을 흘리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연신 마른기침을 해댄다. 다행히 열은 없었지만, 그래도 지난번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는 곧바로 코로나 검사를 하러 갔다. 결과는 음성. 그래도 또다시 이틀을 등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10월 13일. 호두는 다시 화요일부터 등원을 하고 있고, 자두는 끈적한 콧물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나은 듯하다. 3주 가까이 이어진 아이들 병시중에 결국 감기에 옮은 호미도 나도 다시 컨디션을 회복 중이다. 아이는 둘이 되었는데, 병시중은 네 배로 길어지고 힘들어진다. 둘 다 집에 있는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도대체 둘 다 직장으로 출근해야 하는 가정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걸까. 아이들은 아프고 나면 훌쩍 자란다더니, 진짜로 호두 키가 훌쩍 큰 것 같다. 금요일에 두 돌 체크업을 가면 알 수 있겠지. 아이들 환절기 감기와 씨름을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온 세상이 노랗게 물들어 있다. 2021년 여름은 이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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