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그리하여, 다시 백지 앞에 앉으며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 나면 늘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모든 것을 쏟아냈다는 '후련함',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쉬움'이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미련과, 다음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열망. 어쩌면 이것은 모든 창작자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 '아쉬움'이야말로, 우리를 다음 작품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라고 믿는다. 완벽했기 때문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아직 부족하기에 다음 문장을 시작하는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나는 1년 동안 쓴 400페이지짜리 원고를 전부 지웠던 날을 고백했다. 그때는 '열정'만 있었고 '기준'이 없었다. 그날의 고통스러운 삭제는, 나에게 '완벽한 작품'이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작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이 책은 그 '기준'을 찾아 헤맨 나의 여정이자, 3-1에서 만든 '의사결정 노트'의 결과물이다. 창작은 재능의 영역이 아니라, 수많은 '의사결정'의 영역이라는 것. 무엇을 더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버릴지 선택하는 냉정한 '결정'의 연속이라는 것.
물론 이 책을 덮는다고 해서, 그리고 3-5에서 만든 '창작자 선언문'을 세웠다고 해서, 창작의 고통이 마법처럼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앞에는 여전히 수많은 딜레마와 백지, 그리고 '이 길이 맞나?' 하는 의심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에게는 '지도'가 생겼다는 점이다. 길을 잃었을 때 다시 펼쳐볼 수 있는 나만의 '기준'이라는 지도. 이 지도가 있다면, 적어도 우리는 프롤로그의 나처럼 잘못된 길로 1년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흔들릴지언정,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이 이 책의 여정에서 겪은 모든 고민과, 앞으로 내릴 모든 선택이 쌓여, 결국 세상에 없던 당신만의 작품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간 글들의 헤드카피로 이 책의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창작, '채움'이 아닌 '비움'의 예술
재능이 아니라 영감을 지속할 '결정 기준’이 없는 거다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 새로운 관점만 있을 뿐
영감을 붙잡아 작품으로 완성하는 프레임워크
'끔찍한 초고' 완성이 '완벽한 문장'보다 위대한 이유
마음속의 작품을 죽여야, 당신의 진짜 작품이 살아난다
창작의 12가지 딜레마에 답하는 자신만의 결정 기준
서랍 속 잠자는 아이디어를 깨우는 세 가지 질문
돌멩이를 보석으로 깎아내는 독창적 관점의 기술
글이 화살이 되어 겨누는 단 하나의 과녁, 타겟 독자
플롯, 예측을 배신하지만 기대를 충족시키는 감정 설계도
퇴고는 다듬는 기술이 아니라 지우는 용기다
3초의 승부, 독자의 마음을 훔치는 제목의 기준
작품은 잊혀도, 당신은 기억되게 하라
물고기가 없는 곳에 낚싯대를 드리우지 말라
창작을 위해 돈을 버는가, 돈을 벌기 위해 창작하는가?
피드백 트리아지, 1초도 고민하지 않는 피드백 구분법
빈 댐의 바닥을 긁지 마라, 새로운 물길을 틀 시간이다
함께 간다면, '누구와 어디로?'가 가장 중요하다
지치지 않고 창작하는 프로의 '5가지 시스템'
버려진 아이디어들이 다시 자라는 비밀의 정원
작품은 완성된 순간, 가장 위대한 스승이 된다
창작의 '수로'를 만들라. 영감은 그 길을 따라 흐른다
작품을 전시만 하지 말고, 모닥불을 피워 이야기를 나눠라
남과 다른 '기준'이, 세상에 없던 '스타일'을 만든다
부디 이 책을 덮고, 담담하고 꾸준하게 당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시길 바란다.
그리하여, 나도 다시 백지 앞에 앉는다. 이제, 당신의 첫 문장을 시작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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