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의 정의: 통찰로 다시 쓴, 사전에 없는 일의 언어
우리는 흔히 감사(Gratitude)를 한 해 동안 도움을 준 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인사'라고 생각합니다. 연말이 되면 의례적으로 감사 카드를 쓰고, 선물과 함께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건넵니다. 직장인에게 감사는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이자, 사회성을 증명하는 예절의 영역으로 통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마음에도 없는 감사를 습관처럼 내뱉으며, 그것을 '마무리'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감사는 단순한 인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나의 능력에 대한 과신을 내려놓고, 시스템과 동료라는 '타인'에게 빚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선언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신중하고 정성으로 보내야 하는 인사입니다.
12월, 통장에 찍힌 인상된 연봉을 보며, 바뀐 명함의 승진 직급을 보며 우리는 안도감과 함께 은밀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올해 참 치열하게 일했지. 나는 이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어." 저 역시 그랬습니다. 임원 평가에서 S등급을 받았던 해, 저는 그 결과가 오롯이 저의 전략과 밤샘 노동이 만든 '나의 승리'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것은 '혼자 할 수 있다는 착각'이었습니다. 내가 기획안을 들고 상급임원실을 드나들 때, 묵묵히 데이터를 정리해 주던 팀원의 보고서가 없었다면 그 기획은 소설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내가 성과를 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릴 때, 나의 독선으로 인해 상처받고도 묵묵히 뒤처리를 해준 유관부서의 인내가 없었다면 조직개편의 칼날은 나를 향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자주 잊습니다. 내가 잘나서 승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내가 올라갈 사다리를 잡아주었기에 떨어지지 않았음을. 내가 탁월해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나라는 플레이어가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빌려주었음을 말입니다.
그러니 12월의 감사는 달콤한 멘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나 혼자 다 한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당신들이 있었습니다. 나의 오만함을 용서하십시오."라는 반성문이어야 합니다. 내가 누리는 영광의 지분 중 내 것은 극히 일부이며, 나머지는 모두 당신들의 지분임을 돌려주는 '배당'이어야 합니다.
가장 강한 사람은 혼자 승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승리의 순간에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기꺼이 고개를 숙여 동료를 높이는 사람입니다.
이 '자복'이 없다면, 당신의 성공은 언젠가 당신을 고립시키는 감옥이 될 것입니다.
올해 당신이 받아 든 성적표 앞에서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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