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의 정의: 통찰로 다시 쓴, 사전에 없는 일의 언어
우리는 흔히 새해 결심을 '새해를 맞아 새롭게 다짐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월이 되면 다이어리에는 '영어 공부', '운동', '독서' 같은 긍정적인 단어들이 빽빽하게 추가됩니다. 결심을 무언가 좋은 것을 내 삶에 더하는 행위, 혹은 희망찬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일종의 의식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진짜 결심은 삶에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심하다(Decide)'라는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 '데키데레(Decidere)'입니다. 이는 '잘라내다(to cut off)'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고대인들에게 결정이란, A와 B를 모두 갖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A를 선택하기 위해 B, C, D라는 다른 가능성을 칼로 베어내듯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매년 1월, 수많은 직장인이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들은 삶에 '새로운 목표'를 더하려고만 했지, '기존의 습관'을 잘라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새벽 운동을 하겠다는 결심은, 늦은 밤 유튜브를 보며 킬킬대는 시간을 잘라내겠다는 선언이어야 합니다. 자격증을 따겠다는 결심은, 주말의 달콤한 낮잠과 친구와의 술자리를 배제하겠다는 고통스러운 합의여야 합니다.
잘라냄이 없는 결심은 '욕심'일뿐입니다. 무엇을 포기할지 정하지 않은 채 무엇을 얻으려 하는 것은, 짐이 가득 찬 배에 또 다른 짐을 싣는 것과 같습니다. 그 배는 결국 가라앉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초, 경영전략회의 풍경을 보면, 팀장과 부서장들이 의욕에 차서 "올해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잡겠다"며 목표를 나열합니다. PPT 장표는 늘어나고, 부서원들의 어깨는 무거워집니다. 저는 이것을 계획이 아니라 '욕심의 나열'이라 부릅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전선(frontline)만 넓히는 것은 전략이 아니라 자살골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인사이터(Insighter)는 회의실에 들어와 화이트보드에 적힌 목표들을 통찰의 시각으로 보며 선택할 것과 배제 할 것을 정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단 하나(The One Thing)'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나머지를 어떻게 '배제'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진짜 경영 전략입니다. 선택이란 단순히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선택은 '선택되지 않은 나머지'를 기꺼이 포기하고 잘라내는 고통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A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B사업의 철수를 결심하는 것, 핵심 인재를 신규 프로젝트에 투입하기 위해 기존 팀의 반발을 무릅쓰고 배제하는 것. 이 '잘라냄의 용기' 없이는 어떤 혁신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올해 당신의 결심이 유효한지 묻고 싶다면, 리스트의 길이가 아니라 리스트의 날카로움을 보십시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더했습니까? 아니, 당신은 지금 무엇을 잘라내셨습니까? 결심(決心)은 선택과 배제를 통한 미래의 자기정의(Self-Definition of the Future)입니다.
12월 마지막주에 새해 다이어리를 펼친 당신에게 묻습니다.
새해 결심은 하나로도 충분히 무겁고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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