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소유의 시대가 가고 '설계의 시대'가 왔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딱히 정해진 급한 용무가 없는데도 왠지 모를 조급함에 시달린 적이 있으신가요? 이는 게으름 때문이 아닙니다. 평생을 '더 많은 성과'와 '더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 달려온 리더들에게 각인된 심리적 관성입니다.
에리히 프롬은 이를 '소유적 인간(Having Mode)'의 삶이라 정의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가졌는가' 혹은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할 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더 큰 불안과 조급함에 직면하게 됩니다. 반면 '존재적 인간(Being Mode)'은 현재 '존재 그 자체'에 충실하며,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변화하는 세계에 맞게 관계를 맺어 능동적이고 생산적으로 사용합니다.
20세기 비즈니스의 주인공은 지식과 기술을 소유하고 직접 휘두르는 '지식 노동자(Knowledge Worker)'였습니다. 하지만 AI라는 초지능형 지식 노동자가 등장한 지금, 단순히 지식을 처리하고 실행하는 속도는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 실행의 소유권을 AI에게 넘겨주고, 자신의 본질과 통찰로 세상을 마주하는 '통찰 설계자(Insight Architect)'로 진화해야 합니다.
과거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넣고 성실하게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AI라는 똑똑한 용병이 등장한 지금, 지식 노동자의 성실함은 더 이상 독점적 경쟁력이 아닙니다 이제 리더의 실력은 스스로 무언가를 해치우는 속도가 아니라, 비정형의 혼돈 속에서 논리적 질서를 찾아내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유의 프레임'에서 나옵니다.
그동안 경험의 자산화가 어려웠던 이유는 '내가 직접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지식 노동자 특유의 강박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설계의 시대는 다릅니다. 통찰 설계자가 완벽한 기록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시스템은 능동적으로 개입하여 리더의 머릿속에 잠든 암묵지를 이끌어냅니다. 시스템은 단순히 기록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당신이 횡설수설하듯 내뱉는 거친 기억 속에서도 맥락의 빈틈을 찾아 질문을 던지고, 사실(Fact)과 원리(Meta)를 스스로 구분해 내는 '능동적 조력자'입니다.
✓ 본질의 인출: 완벽한 문장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시스템이 노련한 인터뷰어처럼 당신의 경험 속 빈틈을 찾아 질문을 던지고, 횡설수설 속에 섞인 노이즈를 걷어내 본질만을 발라냅니다.
✓ 표준화된 지능 블록: 추출된 경험은 AI가 즉시 실행 전략으로 변환할 수 있도록 [맥락적 배경, 결정적 대응, 검증된 성과, 보편적 통찰]이라는 고해상도 논리 블록으로 재구성됩니다. 파편화된 기억이 이처럼 정교한 ‘지능의 골격’을 갖추는 순간, 당신의 지혜는 유통 가능한 지적 자산이 됩니다.
- 지식 노동자 (소유적 관점): 지식과 기술을 소유하려 하며, 직접 문제를 처리하는 속도에 집착함. AI와 속도 경쟁을 벌이며 늘 조급함.
- 통찰 설계자 (존재적 관점): 사유의 힘으로 AI가 움직일 논리적 운동장을 설계함. 데이터의 무결성과 재사용성을 고민함.
- 핵심 전환: '무엇을 할 것인가(Doing)'의 조급함을 비우고, AI라는 용병의 전술을 짜는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Being)'의 설계로 심화됨.
리더가 느끼는 피로는 더 이상 소유할 지식이 없는 데서 오는 공허함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이 소유한 경험을 구조화된 자산 블록으로 변환하여 시스템에 맡기는 순간, 그 조급함은 평온한 확신으로 바뀝니다. 당신이 현장을 뛰어다니며 지식을 소비하지 않아도, 당신의 '판단 자본'이 담긴 설계도가 AI를 통해 스스로 작동하며 가치를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에서 리더의 가치는 그가 직접 수행한 노동의 양이 아니라, 그가 설계하고 존재하게 한 '판단 자본(Judgment Capital)'의 크기로 결정됩니다. 단순히 머릿속에 든 지식은 자산이 아닙니다. 이를 정규화된 자산 블록으로 변환하여 유통 가능한 지적 재산(IP)으로 탈바꿈시킬 때, 당신은 비로소 노동의 굴레를 벗어나 지능형 자산의 소유자가 됩니다.
나이 듦은 퇴화가 아니라, 파편화된 기억들이 가장 견고한 '지능의 성벽'으로 완공되는 과정입니다. 이제 직접 도구를 휘두르는 수고를 내려놓고, 당신만의 거대한 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설계의 시대를 맞이하십시오. 당신의 판단 자본이 완공되는 순간, 전 세계의 AI는 당신의 설계도 위에서 비로소 춤추게 될 것입니다.
[다음 화 예고] 11화. AI 시대, 일하는 새로운 방식 '인사이터 리더십' 단순한 기억의 조각이 어떻게 고순도의 지적 재산(IP)으로 변환되어 실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그 방법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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