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최선의 수가 아니라 판을 깨는 수

자하의 정의: 통찰로 다시 쓴, 사전에 없는 일의 언어

by jaha Kim


"이길 수 없다면, 판을 흔들어야 합니다."


1. 세상의 정의 (Dictionary Definition)


승부수(勝負手)의 사전적 정의는 ‘바둑이나 장기 따위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수’를 뜻합니다.


위기의 순간에 던지는 '가장 합리적이고 리스크가 적은 정답' 혹은 '신의 한 수'를 기대하며 승부수를 찾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벼랑 끝에 서서도 교과서적인 '최선의 수(正手)'를 찾아내려 애를 씁니다. 그것이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2. 자하의 정의 (Insighter's Definition)


그러나, 이기기 위해 던지는 승부수는 결코 최선의 모범답안이 아닙니다.


승부수는 평온한 흐름을 고의로 망가뜨리는 수입니다. 상대가 짜놓은 견고한 승리 방정식을 무너뜨리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하여 던지는 전략적 '악수(Bad Move)'입니다.




3. 묵상 (Meditation)


우리는 왜 결정적인 순간에 과감한 수를 두지 못할까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아인슈텔룽 효과(Einstellung Effect)'라고 부릅니다. 이는 우리 뇌가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해결책(정답)'에 고착되어, 더 나은 해결책이나 파격적인 대안을 아예 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는 늘 정해진 답을 맞히는 훈련을 받아왔기에, 위기 앞에서도 본능적으로 '안전한 정수'만을 찾습니다. 하지만 기울어진 판에서 정수를 두는 것은 '질서 정연한 패배'를 향해 걸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무리수'와 '승부수'의 차이입니다. 많은 사람이 판이 불리해지면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확률 낮은 도박을 겁니다. 이것은 '무리수'입니다. 무리수는 '운(Luck)'에 기대는 행위이며, 이는 용기가 아니라 '객기'일뿐입니다. 결과는 자멸입니다.


반면, 진정한 '승부수'는 다릅니다. 승부수는 운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판의 성격'을 바꾸는 전략입니다. 상대가 나보다 논리적이고 정교하게 싸우는 강자라면, 그 논리가 통하지 않는 진흙탕으로 판을 끌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제3자가 볼 때 "왜 굳이 손해 보는 짓을 하지?"라고 혀를 차는 '악수(Bad Move)'를 일부러 둡니다.


멀쩡한 내 집을 부수거나, 뻔히 보이는 미끼를 무는 행위. 이것은 당장의 계산으로는 명백한 '손해(-)'입니다. 하지만 이 '의도된 손해'는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고, 상대가 짜놓은 견고한 승리 방정식을 무너뜨립니다. 무리수가 "제발 이겨라"라고 비는 기도라면, 승부수는 "이 혼란 속에서는 내가 유리하다"라고 확신하는 설계입니다.


학교 시험과 비즈니스의 결정적인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학교 시험은 정해진 답이 있는 '닫힌 문제(Closed Problem)'지만, 비즈니스는 수만 가지 변수가 얽혀 있는 '열린 문제(Open-ended Problem)'라는 점입니다.


경영학 이론이나 전략 교과서에서는 A 상황에는 B라고 대응하라는 '표준 정답(Standard)'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현장은 다릅니다. 회사의 성장 단계, 자금 사정, 조직 문화, 경쟁사의 미묘한 움직임 등 '맥락'에 따라 그 표준 정답이 최악의 독이 되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악수가 최고의 묘수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25년 간 수많은 의사결정 현장에 있었습니다. 당시 주변의 모든 전문가와 임원들이 "이론적으로 맞지 않다", "너무 위험한 악수다"라며 말렸던 결정들이 있었습니다. 멀쩡한 주력 브랜드를 스스로 없애거나, 적자인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을 두 배로 늘리는 결정들 말입니다. 남들이 볼 때 그것은 '미친 짓(Bad Move)'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특수한 상황과 타이밍이라는 맥락 속에서 그것은 유일하게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승부수(Winning Move)'였습니다. 비즈니스에 정답은 없습니다. 오직 그 상황을 돌파할 '해법'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4. 당신을 위한 질문 (Question)


비즈니스는 시험지가 아닙니다. 문제의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난국을 돌파할 실질적인 '해답'입니다.


특히 당신이 불리한 상황이라면, 남들이 다 아는 정답은 패배의 지름길일 뿐입니다.


"당신은 지금 정해진 '정답'을 맞히려는 학생입니까, 아니면 판을 뒤집을 '해답'을 찾는 사업개발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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