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머문 손님들이 가고 나니 좀 고단했다. 낮잠을 자려고 침대로 오니 녀석 곧장 따라와 나보다 먼저 눕는다.
너, 선 넘었다!
"투투, 너 선 넘었다. 네 자리는 담요 위야. 우리 선 지키자."
'(벌떡 머리를 들며) 제가요?'
"그래, 너 말고 누가 또 있니?"
'(하품) 그랬나... 어제 손님들이 늦게까지 잠도 안 자고 얘기하셨잖아요.'
"그랬지"
'그래서 잠을 못 잤어요'
"네가 왜 피곤하지? 손님 접대는 엄마가 했는데."
'(갸우뚱) 무슨 말씀이죠? 저야말로 손님 접대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짖지도 않고 귀찮게도 안 하고 공놀이 하고 싶어도 참고 못 했는데.'
"그랬지. 착했지. 하지만 집요하게 음식을 탐한 게 누구더라."
'물.. 론 족발 뼈 하나만 달라고 하긴 했죠. 그러나 조르진 않았어요. 얌전했다구요.'
"헐, 뚫어져라 앉아서 쳐다봤으면서. 아~주 부담스럽게."
'(갸우뚱) 그랬나? 치, 뼈 하나 밖에 못 먹었는데.'
"무슨 소리! 두 개나 먹고도 물러나지 않았으면서. 엄만 좀 창피했다. 다음엔 그러지 마라."
'(갸우뚱) 헤헤... 족발뼈. (혀로 입을 핥으며) 그나저나 몹시 피곤하네요. 잘래요. 끙~'
"누가 너 보고 자지 말랬니? 그래도 선은 넘지 말자."
'.... 그... 렇죠.네...'
"알았으면 네 자리로 가야지?"
음, 여기가 내 자리지...족발뼈가 남아있어야 할텐데...투투 생각 중
투투자리는 저 알록달록한 담요 위다. 녀석이 어느 날부터 침대로 올라와 자기 시작하더니 이젠 침대가 제 자리다. 덕분에 녀석이 눕는이불 한 귀퉁이가 눈에 띄게 꼬질꼬질해졌다. 궁리하다가 담요를 붙여 놓았더니 그 자리가 제 자리인 줄 알고 꼭 그곳에서 잔다. 이젠 나보다 먼저 올라가 자리를 잡는다.
사실 투투의 잠자리는 정해진 곳이 없었다. 내가 있는 곳이 곧 투투의 잠자리였다. 투투는 내가 어디에 있든 나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아 누웠고 이젠 침대가 녀석의 잠자리가 되었다. 밀쳐내도소용이 없고 강아지 방석을 마련해 주어도 본 척을 안 한다.
투투, 선 지키라는 엄마 타박에 제 자리로 가 털썩 눕는다. 제 딴에도 손님들 대접하느라 힘들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