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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짧은 생각

순식간에 벌어진다

짧은 생각

by Eli


집안 관리를 잘 한다고 해도

굵은 몸통의 나무가 바람에 속절없이 쓰러지듯

눈을 맞아 꿈처럼 부러지듯

작은 믿음이 무너지면 집안은 쑥대밭이 된다.


말 한 마디가 천마디의 논쟁을 불러와

가족 구성원들이 길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마땅히 누려야 할 일상이

당연하다고 무시한 사랑이

평소 그지같다고 여기던 매일매일이

순식간에 무너진다.

하물며 나라는, 국가는....


밤중에 벌어진 코끼리의 기습적인 계엄처럼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일상이든 한 개인의 집안이든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든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한 마리의 코끼리가 아름다운 도자기들을

마구 깨부수는 것처럼.



새벽이 오기 직전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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