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비트코인은 아무 의미가 없다.
EU 가 화폐통합을 하고나서 이익을 본 나라는 독일 뿐이다. 경제력이 가장 크니 유로화 통화정책에 더 큰 힘을 발휘했으니까. 지속적인 유로화 약세정책으로 독일의 제조업은 2008년 대침체 이후 엄청난 호황을 구가했다. 나머지 국가들은? 화폐정책을 따를 수 밖에 없으니 사실상 경제정책을 독립적으로 할 수 가 없었다. 그런 문제들을 이미 알고있던 금융강국이 두 나라 있었는데 바로 영국과 스위스이다. 딱 그 두 나라만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영국은 EU 마저도 탈퇴했고 지금은 독일마저 망가졌지만.
비트코인은 신박하고 좋다. 수학적으로도 아름답다. PoW 라는 어찌보면 무식하기 짝이없는 낭비적인 발상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십여년 가까이 보다보니 놀랍기도 하고. 작은 지역사회의 통화로서도 작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그냥 딱 거기까지로 본다. 왜냐면 어떤 정치권력도 자국의 공식통화로 가상화폐를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로는 도입할 수 있겠지만, 절대 법정통화로는 도입하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정부는 세금을 모아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집행하는일을 하는 집단이다. 따라서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이 가장 큰 정치적 권력 중 하나이다. 그런데 통화 발권능력이나 통화량 조절 등의 권력 또는 국가의 능력을 빼앗기고 아무런 반대급부가 없는 비트코인을 도입한다? 그런 바보같은 선택을 할 나라는 인플레이션 1000% 씩 되는 나라들 외에는 없다고 확신한다. 비트코인으로 신용창출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근본적으로 그렇게 되면 금 태환정책과 같아지게 된다. 닉슨대통령이 브레튼우즈 체제를 공식 폐기하기 전까지 달러 또한 금으로 가치를 보증받았다. 비트코인으로 신용창출을 하자는 이야기는 결국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금이 비트코인으로 바뀌었을 뿐. 그러면 굳이 금을 쓰지 왜 비트코인을 쓰지.
뭐 얼마전에 로버트기요사키라는 사기꾼이 (그냥 트럼프의 아시아인판 열화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됨), 비트코인이니 금이니 찬양론을 벌이던데, 이 사람은 그냥 유명세로만 돈 버는 사람이지 제대로 된 사업이나 투자를 한 적이 없는 인간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금은 계속 팔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갯수가 고정이다' 라는 것인데. 가상화폐가 비트코인만 있다면 모를까, 가상화폐 만드는거 국가가 지휘하면 며칠내로도 만들 수 있다. 중국이 그렇게 자국내 가상화폐를 다 몰아내버리고 정부주도 전자화폐로 넘어가고 있다. 아무런 마찰이 없었다. 중국이 머리에 총맞았나, 가상화폐 사용으로 자국내 통화권력을 놓게? 절대 그럴일 없다.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는 좋은 물건들이다. 하지만 내가 정치권력이라면 국가의 공식화폐 또는 서브 화폐로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금융상품 정도로 유지해서 시장을 키워볼만은 하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렇다면 비트코인을 소유해, 향후 국가가 비트코인을 국가법정화폐로 사용하게 되어 일어날 가치폭등은. 글쎄. 그런짓을 과연 누가 할까.
뭐 가상화폐니 블록체인이 기존 원장시스템에 비해 보안이 좋고 속일수없고 어쩌고 저저고 하는데, 뭐 아이디어는 좋다. 그런데 결국 거래하려면 거래소를 가야하는데 거긴 뭐 전부 중앙원장 시스템인데, 국가가 그 중앙원장을 관리한다고 생각해보면, 그게 뭐 원래 생각처럼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게 될까? 내생각엔 절대 그렇게 될 일 없다. 국가 전체적으로 블록체인을 쓸 일은 내 생각에는 없지 않을까. 그리고 조세해야하는데, 분산원장으로 세금을 징수하려면 개별 비트코인 계정에 대한 실명 매핑이 필요한데, 당연히 이건 중앙원장에 있어야 하고, 혹시 원장이 해킹되어 매핑테이블이 유출된다면? 전셰게 모든 사람이 그 나라 국민의 모든 계좌를 다 들여다보고 그게 누군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짓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현재 분산원장 기술로는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제도화되기 힘든 것이다. 그런얘기는 비트코인 매니아들은 죽어도 안하거나, 아예 이해를 못한다. 통화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에.
뭐 이런 얘기를 한 8년전에도 했다가, 비트코인 투자자들한테 다구리를 맞은 적이 있는데, 뭐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관심 없다. 비트코인이 수익률이 좋기는 하지만, 그 수익률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투자로도 잘 벌 수 있다.
뭐 비트코인이 SEC 에서 ETF 를 허가했다는 둥 트럼프가 뭐 비축을 한다는둥 설레발들을 떨어서 뭐라도 될 것 처럼 구는 사람들이 많은 것같다. ETF 는 그냥 거름더미로도 만들 수 있는 물건이고, 비축얘기는 없어졌고. 스테이블통화라는 것은 그냥 껍띠기지 블록체인이니하고는 상관도 없지 않나. 그냥 중국의 전자인민폐와 다를 바 없는, 그냥 종이만 없어진 기존 통화이다. 그냥 거래만 편해지는 수준인데, 그 정도 기능은 현재 SWIFT 같은게 훨씬 더 안정적이다.
10년정도 들여다 본 결과, 가상화폐의 정치적인 의미는 전무한 것 같다. 몇년 전에 가상화폐로 번 돈으로 금을 좀 샀는데, 그게 한 3~4배가 된 것 같다(원화기준). 그러니까 결국 비트코인이나 금이나 별 차이가 없었던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 나는 개인적으로는 금도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는 하다. 그냥 심심해서 사 봤다.
투자의 세계에, "나의 생각으로 포지션을 결정하는 것이지, 포지션이 나의 생각을 결정하게 하지 마라" 라는 이야기가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해서 거기 함몰되어 지나친 복음전파를 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기면기고 아니면 아닌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