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들의 맞춤법이 완벽해진다

가장 편안한 선택만을 할 수 밖에 없다.

by 제이니

요새 네이버 뉴스같은 곳들의 기사에 댓글을 어쩌다 읽게 되면, 예전과는 다르게 맞춤법을 잘 맞추는 댓글들이 많아짐을 느낀다. 물론 이런저런 추임새는 들어가기는 하지만. 결국 이제는 댓글알바들도 AI 에 대체되고 있음을 확실히 느끼게 된다.


브런치는 좀 덜 하지만, 다른 블로그들은 이미 반인반인공지능들의 글 밖에 생성되지 않는 것 같다. 불과 3~4년전만 해도,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던 블로그들은 이미 챗GPT 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쓸모없는 정보의 나열 저장소로 변한지 오래이다. 인공지능으로 글을 쓰다가, 이제는 아예 유튜브들도 거의 인공지능이 대사만 읽는 영상들이 태반이다.



인간은 할 수 있으면 그것이 도덕적이든 아니든, 자신의 이익이 되는 한 언젠가는 반드시 하게 되어있다. 인간으로서 도저히 대체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진 기계가 등장하게 되면, 자율규제라는 말은 순진한 헛소리가 될 뿐이다. 인공지능은 단순히 전원만 끈다고 중단시킬 수 있는 물건이 아니게 되어가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를 누가 끌 것인가.


인간은 작은 편의 때문에 스스로를 노예화하는 종족이다. 배달앱이 처음 나왔을 때, 이미 배달책자가 있어 동네상권을 지켜주고 있었지만 그 편리함 덕에 자영업자든 소비자든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렇게 될 줄 알고 일부러 직접 전화해서 주문하던 사람들에게 귀찮다고 배달앱으로 시키라고 하던 자영업자들 스스로가 그렇게 그 노예굴로 들어가게 된 것 뿐이다. 배달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가 배달앱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 나는 웃는다.


쿠팡도 다르지 않다. 이삼일 걸리는걸 그저 남이사 과로를 하든말든 하루만에 받는 쾌감 때문에 결국 쿠팡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 이제는 자기 신상정보가 전세계에 팔려나가는데도 아무말도 못하고 오히려 쿠팡이 우리들에게 닥치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나는 쿠팡을 쓴 적이 없다. 물론 쿠팡정도의 시장점유율이면 이미 한참전에 공정거래위에서 반독점소송같은거라도 미국처럼 걸어야하는데,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그저 로펌에서 로비나 받고, 로펌에 전관이나 되려는 작자들만 있기 때문에...



누군가 작은 편의를 포기한다고 해도, 그것은 무의미하다. 결국 모두들 가장 저항이 적은 경로를 택하게 되고, 그것은 보통 가장 좋지 않은 경로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만사 귀찮고 나만 힘드니까 결국 생각하기를 멈추고 극우화되는 전세계 정치도 그런 것이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편한 길만 가다가 보면, 어느순간 작은 고통도 견딜 수 없게 되는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인생의 가장 큰 고통은 그 때 나타나게 되고, 편안함/쾌감이나 자잘한 고통들을 모조리 한순간에 쓸어버리며 지나가게 된다. 사람은 그제서 다시 깨닫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다는 것을. 하지만 그 때도 최근처럼 상대적으로 제정신인 사람들이 권세를 가질거라는 보장은 없다.


사람들은 정치가를 경멸하듯이 이야기 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불편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을 최대한 배제한 '편안한 길' 의 교집합이 곧 우리가 뽑은 정치인인 것이다. 뽑아놓은게 그래도 고통을 감내하는 정치인이라면 괜찮겠지만, 그저 국민들에게 립서비스나 하고 고통을 감내할 자세가 안되어있는 정치인이라면 나라의 미래는 뻔한 것이다.



요새는 "삶이 팍팍해지니 남들 신경쓸 여력이 없다" 라고들 한다. 그럼 삶이 팍팍하지 않았던 때는 과연 언제인가? 우리 윗세대에서 지금의 한국을 만들고 지금의 세상을 만든 사람들의 삶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팍팍했었다. 삶이 팍팍한게 아니라 "남의 삶보다 더 잘나야해서 남 신경쓸 여력이 없는" 것이다. 자신의 편안한 선택과 이기적인 마음을 "팍팍한 현실" 로 대충 가리고 하고싶은대로 하는 것 뿐이다. 모두가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생각하게 되면, 결과는 뻔한 것이다. 결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시작되는 것이다. 결국 누구손에 베헤리트가 떨어지는지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한심한 그런 인생들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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