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유명회사의 직장인들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좋지만.

by 제이니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고 요새는 많이 줄긴 했지만, 유튜브나 인터넷글을 보다보면 "전직 구글엔지니어가 어쩌고" , "전직 메타 직원이 어쩌고", "전직 투자은행가 어쩌고" 하는 컨텐츠들을 많이 본다. 물론 클릭해서 보지는 않는다. 오죽 내용이 없으면 자신이 창업한 것도 아닌 단지 직장이었던 곳 이름을 팔아 컨텐츠를 만들겠나. 물론 열심히 사신분들이겠지만, 나는 그런 라떼는 감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말할거 있으면 당당히 현직때 하든가.



나는 전직 "직장인" 컨텐츠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구멍가게를 창업했다가 망했다든지 흥했다든지 하는 컨텐츠는 좋아한다.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는 사람은 학벌좋은 구글의 직장인보다 훨씬 깊은 내용을 전달하기 마련이다. 좋은 직장이란 일하기 "편하고", 일한데 "비해" 보상이 좋기 때문에 좋은 직장이라고 불리는 것이지, 거기서 대단한 일을 하기 때문에 좋은 직장인것은 보통 아니다.


나도 다닌 회사들이나 기관들은 전부 일류회사들이었고, 보상도 상당히 많이 받았다. 덕분에 편하게는 살지만, 내가 당시에 일을 열심히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때의 나는 뭔가 내가 이루어낸 것은 없다. 나는 여전히 생계를 이을 수 있는 구멍가게 주인장들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알고있는 회사들에 들어가보면 대부분 느끼는 게 있다. "편하다" 라는 것. 나는 맨날 밤새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어느 회사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엄청 바빠보였다. 근데 며칠 일해보니 너무 편한거라. 야근을 밤 10시까지 하는데도 편한 것이었다. 야근수당 신청도 안하고 뭐 일을 그럭저럭 "편하게 열심히" 하다보니 승진도 잘되고 월급도 많이 오르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한 몇년 하다보면 일은 편해지고, 일을 더 찾아서 성과를 내든지 직장상사를 협박(?) 해서 승진을 하든 월급을 더 올리든 해야하긴 했지만, 답이 보이지 않는 연구나 자영업에 비해 직장인의 삶이란 너무너무 편했다. 약간 피곤했던 시절도 있긴 했는데, 2008년이었다. 뭐 그땐 다들 그랬으니까.



구글 엔지니어나 유명 테크기업 엔지니어들은 무슨 대단한 기술들과 철학이 있을까 싶겠지만, 그런부류의 엔지니어들은 보통 숲속에 살고있고 대기업 엔지니어들은 본인의 한계와 범위가 명확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게 대단하고 신기하게 일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별로 컨텐츠가 없다. 유명 오픈소스 개발자나 그런 사람은 대기업에 들어가도 그냥 조금있다가 다른데로 가버린다. 어차피 일감 떨어질 일 없는 사람들이라서. 다만 책이나 쓰고 엔지니어링은 못하는 테크도 아니고 저술가도 아닌 부류의 엔지니어들은 일감이 금방 끊어진다. 책써서 유명한 엔지니어가 되기를 바라는 헛짓거리는 안하는게 좋다. 연구나 기술의 세계에서 논문이 아닌 '책' 을 쓰거나 '티비' 에 나오는 순간 당신은 퇴물이다.



구글은 어떨까, 메타는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야 당연히 있겠지만. 거기도 당신이 다니는 회사와 별 차이가 없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학벌과 배경에 상관없이, 진정으로 뜻이 있는 사람은 직장인을 하지 않으며, 우리는 진정으로 뜻이 있는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많은 법이다.


삶의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직장인들에게 무례한 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에 회사생활 해봤고, 그게 좀 유명한 회사라고, 당신이 유명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세울거라곤 '전직 XX 회사 직원/임원' 인것 뿐인 컨텐츠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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