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구팽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긴 개뿔. 그러면 굶어죽어.

by 제이니

토사구팽이라는 말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 말의 파생으로 '팽당했다' 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후환을 제거한다 라는 뜻으로, 한나라 유방과 대장군 한신의 고사에서 나온 말인데, 사실 유방은 한신이나 이런저런 부하들을 토사구팽한 적이 거의 없다. 한신은 여후가 죽인거고, 팽월도 여후가 죽였기 때문이다. 경포는 애당초 지가 반란을 일으켰고, 동네친구 노관도 지가 찜찜해서 반란을 일으켰을 뿐이다.


오히려 저기 한신,팽월, 노관, 경포는 노관을 제외하고는 전시에 실질적으로 지역의 왕으로 군림하던 자들이라, 유방이 백퍼센트 신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지만, 전후에 논공행상으로 다들 왕으로 봉해졌다. 유방의 친구들이나 처음부터 함께했던 사람들중에 왕으로 봉해진 것은 노관밖에 없었다. 논공행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유방은 저들이 말실수를 하든 뒤통수를 치려고 했든간에 언제나 유방은 저들을 용서했고 마지막에도 용서해주려고 했었던 사람이다. 여후가 용서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래서 토사구팽의 고사에서 유방은 억울한 것이다. 오히려 토사구팽은 그렇게 성리학을 부르짖던 명나라 주원장 그리고 그 아들 주체 (영락제) 가 정말 미친듯이 해 댔고, 마찬가지로 조선의 이방원은 토사구팽이란 것이 무엇인가를 아주 잔혹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군주들이다.



토사구팽을 왜 할까. 토사구팽은 창업군주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전시에도 통제 할 수 있었던 애들을 평시에 통제 하지 못할까? 평시 통제는 더욱 쉽다. 다만 그건 창업군주의 사정이고, 그 후계자들은 공신들을, 특히 왕권과 병권을 가지고 있는 공신들이라면 더욱, 통제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아버지들이 눈물을 머금고 갖은 핑계로 자기 친구들을 죽여버리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여치 (여후) 도 자기 아들을 위해 한신과 팽월을 죽이고, 황권에 도전한 척씨의 사지를 잘라 돼지로 만들었던 것이다. 태종 이방원이 세종의 장인 심온집안을 도륙하지 않았다면, 세종대왕이 그렇게 강력한 왕권으로 조선의 기틀을 잡게 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왕권이 강했던 세종조차 최만리같은 신하들을 설득하기 힘들었다.


토사구팽이 없었던 대표적인 제국은 송나라이다. 송나라는 건국 후 군권을 많이 없애 결국 군사약체가 되긴 했지만, 이런방식으로 공신들을 죽이지 않았고, 군비를 아껴 엄청난 생산력을 이루어냈었다. 그렇다고 송나라가 약한 나라도 아니고, 몽골에 40년동안 버틴 나라는 전세계에 아무곳도 없다. 그리고 끝까지 신하들이 자국을 배신하지 않았던 나라이다. 명나라의 끝과 청나라의 끝에 비해 송나라의 끝은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슬픈 엔딩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새 김어준씨와 유시민선생이 말도안되는 이유로 공격당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냥 검찰개혁 망하는 이슈를 이상한 의혹, 그러나 아무도 신경안쓰는 수준의, 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 덮으려고 하는 느낌이 강하다. 정말 온갖 비방을 하는데, 저 사람들이 과연 윤석열을 쫒아낼 때 그렇게 정의로운 척 하고, 공정한 척 하던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미친듯이 물어제끼며 대통령은 원하지도 않을(?) 과잉충성을 보내고 있다. 보고있자니 역겹기 짝이 없다.


윤석열이 개짓거리 해서 나라가 힘들 때,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열심히 저항했던 사람들이 있다. 정청래, 유시민, 김어준, 최강욱, 최욱, 김용민, 추미애, 박은정, 이런 사람들이다. 저사람들이 없었으면 국민이 더 힘들었을 것인데, 웃기는 것은 집권하고 나니 어디선가 기어나와서 똥폼잡으며 유시민은 국민의 현자가 되고싶어한다는 둥, 김어준은 정치인들을 자기 수하로 두며 큰절시키는 꼭두각시 조종자라는 둥 아주 미친 소리를 별 듣도보도 못한 인간들이 나와서 떠드는데, 그에 동조하는 민주당내 기득권 세력을 보자니. 아 얘들 미친것 아닌가 싶다. 퇴물평론가 진중권씨도 저래서 학을 뗬나 싶을 정도.


재미있는 것은, 위에 언급한 사람들이 검찰개혁 강경파라는 것이다. 그런데 요새 언론 등장회수는 매우 적어졌다. 마치 누가 안보여주는 것 마냥. 마치 토사구팽 당한 마냥. 그런데 토사구팽은 권력을 물려주려고 하는 짓인 것이다. 현대 정치에서 토사구팽을 한다는 것은, 그 자신이 결국 반민주세력이라는 것이다. 논공행상 따위는 하나 안하나 상관없다. 하지만 토사구팽을 하는 집단은 진정한 적폐세력이다.


민주당이 적폐세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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