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민트 (2026)

쩔뚝쩔뚝 죽거나 나쁘거나

by 제이니

나는 감독의 작품중 죽거나 나쁘거나를 참 좋아한다. 정수리를 찌르는 것 같은 날카로움이 있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무디어지는 것인가. 죽거나 나쁘거나가 뭐랄까 폭발적인 끔찍함이었다면, 본 작품은 암걸리게 하는 구질구질한 절뚝임이랄까. 실수한 거겠지.



배가고프고 상상력외엔 아무것도 없을 때 뭘 만들면 그런 티가 난다. 아 이사람은 상상력과 표현력말곤 아무것도 없구나. 그것이 매력인 감독들이 꽤 있었는데, 나이가들고 배도 부르고 하다보면 나오는 작품들이 점점 인간에 대한 몰이해가 늘어나는 것 같아 애처롭다.


감독이 만들었기 때문에 본 영화들이 꽤 많았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보인다. 제목은 휴민트인데, 정작 본인은 제작자 말고 다른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다.



"위대한 왕국이 퇴색해 가는 것은 후진 공화국이 붕괴되는 것보다 훨씬 서글프다". 무라카미하루키의 단편소설중에 내가 좋아하는 작품의 한 구절이다. 그리고 아마도 살면서 가장 많이 보아왔던 현상중에 하나일 것이다.


태초에 별처럼 빛나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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